야시카 Yashica는 일본의 카메라 제조사의 상표였습니다. 지금도 꽤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일렉트로' 시리즈 카메라로 유명한데 독일 Contax와 제휴로 c/y마운트의 렌즈들을 만들다가 그 이후에는 교세라에 인수되어 명맥을 유지했었습니다. 그러다 교세라도 카메라 사업을 포기한 뒤 상표권이 말하자면 붕 떴었는데, 코로나 시기에 이 상표를 상업적으로 이용해보려는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상표만 빌려주고 맘껏(?) 만들어 팔 수 있었기 때문에 온갖 토이카메라, 킥스타터를 통한 이슈몰이 얼렁뚱땅? 디지털카메라, 각종 액세서리 등등의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했었습니다.
야시카 이름을 달고 사진용 필름도 출시가 됐었는데, 초기의 몇몇 필름은 리브랜딩(다른 메이커의 제품을 가져다 상표만 바꿔 판매하는 것, 일명 택갈이라고도 한다)된 제품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야시카400과 Ruby 60s라는 두 종류의 필름을 찾아볼 수 있는데, 궁금한 마음에 리브랜딩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구해서 써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손에 들어온 두 롤의 야시카 필름들.

요즘 필름 촬영하는 속도가 매우 느려서, 두 롤을 다 찍어보는 데에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과연 어떤 필름의 리브랜딩일까나..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현상하고 스캔해보았는데,
음? 의외로 무척 괜찮은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이런저런 필름을 상표만 바꾼 것이다 라고 하기에는 이전에 똑같은 필름이 어느 것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ORWO의 필름들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했는데 좀 다릅니다. 분명히 직접 만들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디서 가져온 필름일까요? 모르겠습니다. 이전에도 몇몇 제조사를 짐작하기 어려운 필름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만, 이렇게 야시카 필름도 잘 모르겠습니다. 국내에 정보가 없다면 해외에는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해외 포럼에서도 정확한 자료는 찾을 수 없더군요. 뭐지? 하여간.






파란 박스의 야시카400 필름입니다. 파란색이 강조될 줄 알았는데 마젠타의 개성이 강하네요. 균형잡힌 벨벳 같은 색이 하늘빛을 더욱 서늘하게 만들어줍니다. 뭘까요? 아무튼, 입자감도 나쁘지 않고 독특합니다. 뭔가의 리브랜딩이라고 하기엔 이런 개성을 내주는 필름이 없었는데 싶습니다.
아래는 야시카 루비 60s 필름의 결과물입니다.






채도가 낮고 차분한 시안 톤의, 위의 야시카 400과 대조되는 느낌입니다. 박스포장에서의 붉은 느낌이 아니라 당황스럽습니다만 약간의 보정으로도 채도나 톤을 조절할 수 있는 폭이 더욱 넓어보입니다.
의외로, 뜻밖에도, 분명 어디선가 만든 필름의 리브랜딩이 분명할 것 같은데도, 시중에서 이 필름의 오리지널본이 다른 어떤 상표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그냥 야시카 필름들이라고 일단은 불러야할 것 같습니다.
꽤 나쁘지 않은, 아니 심지어 썩 개성있고 좋은 필름, 균형잡힌 색을 내주는 감도400의 우수한 필름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27컷이라는 점, 그리고 컷수에 비해 2만원대 중반이라는 꽤 만만치는 않은 가격이라는 점 정도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요즘 판매되는 필름들이 몇몇 종류를 제외하고는 어지간하면 2만원대, 심지어 3만원에서 슬라이드 필름들은 4만 5만 6만원대까지도 하는 것을 보면, 이제는 2만원대라는 가격은 그냥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닐까(... 열심히 돈 벌어야겠다는) 싶습니다.
누군가 이 필름들 어때요, 라고 물으신다면 '써볼만한 필름입니다'라고 대답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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