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2022. 4. 22. 22:06


필름사진은 디지털사진과 달라서 찍었다고 바로 사진이 나오지 않습니다. (찍었다고 필름에 뭐가 보이는 게 아닙니다. 절대 주욱 잡아빼서 확인하려고 하지 마세요) 필름으로 촬영하셨다면 꼭 현상을 해야만
사진이 나오는데요, 그래도 과정과 용어들이 복잡해서 약간은 어리둥절하거나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실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이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필름사진이 처음이거나 초보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시겠다면 천천히 한번 읽어봐주세요. ^^

 

[요즘 '인화'했다, 인화한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네이버 필카동에 다녀오신 초보분들이 많이들 그러시는데요, 그곳 Q&A 메뉴에 '인화/스캔/필름Q&A'라고 된 코너가 있어서 인화부터 말씀하시는 걸로 짐작합니다. 메뉴좀 바꿨으면 좋겠는데 거기 운영진이 누구신지 모르겠더라구요. 인화는 한자로 印畵라고 쓰고 책 만들고 신문 만들고 전단 만들 때의 그 '인쇄'와 같은 인 자를 사용합니다. 종이로 뽑는 걸 인화라고 하는 거죠. 영어로는 print 입니다. 2020년대에는 필름으로 찍었다고 무조건 종이로 뽑는 거 아닙니다. 그럼 뭐라고 하는지 아래에서 주욱, 나름 친절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우선 '현상'입니다.

필름으로 사진을 찍으면 현상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세간에서는 현상한다고 하면 사진을 뽑아오는 것까지 다 그냥
뭉뚱그려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정확히 구분하자면 그게 또 다릅니다. 필름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처리됩니다.


 촬영된 필름 -> 현상 -> (스캔) -> (인화)


현상은 촬영한 필름을 약품으로 처리해서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과정입니다. 디카로 찍는 사진과 달라서 필름은
찍고 필름을 빼본다고 사진이 눈에 보이는 게 아닙니다. (호기심에라도 필름을 빼보면 빛만 다 먹어버리죠) 필름에
찍혀 있는 사진을 실제 눈으로 볼 수 있는 형태로 드러나게 하려면 빛이 없는 곳에서 약품으로 처리해야만 합니다.
이 과정을 현상(develop)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현상소에 오셔서 '현상만 해주세요'라고 하시면 '현상된 필름'만
돌려받으시게 됩니다. 그래서 '현상만'은 꽤 저렴하죠. 돌려받으시는 건 아래 그림과 같은 필름입니다.

'현상만'의 결과물은 필름만입니다.

이렇게 현상이 되어야 필름으로 그 다음 과정을 진행할 수가 있습니다. 직접 스캔이나 인화를 하신다면 필름을 가져
가셔도 되고, 현상소에 스캔이나 인화를 맡기신다면 이렇게 필름을 본 후 주문하셔도 되지만 처음 주문하실 때 전
과정을 한번에 주문하시는 게 저렴하고 효율적이죠.

그러니까 이제 이 글을 읽고 이해가 되신 분들은 '저는 현상은 필요없고 스캔만 하려구요'라든가 하는 말씀은 하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

현상 -> (스캔) -> (인화)라고 (스캔)과 (인화)에 괄호를 쳐 두었는데, 그 이유는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스캔(scan)은 필름을 스캐너로 읽어들여서 컴퓨터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주로 jpg파일)를 만드는 과정을 말합니다.

디지털카메라가 나오기 전에는 사진은 필름으로만 찍을 수 있었고 일단 찍었으면 사진관에 가져가서 사진들을 뽑아
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디카가 나온 뒤에는 종이 사진을 뽑지 않아도 컴퓨터로 사진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종이사진으로 뽑는 것(인화)은 그 다음의 순서가 된 것이죠.

필름도 마찬가지 과정으로 바뀌었습니다. 필름으로 찍고, 현상한 다음 스캔을 거치면 디카로 찍은 것처럼 사진을
이미지로 얻어 컴퓨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미지로 종이사진을 뽑으면(인화) 됩니다. 물론 종이
사진이 필요없다면 스캔되어 만들어진 jpg 사진만으로 웹에도 올리고 인스타에도 올리고 페북에도 트위터에도
올리고 블로그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종이로 굳이 뽑지 않아도 되고, 필요하다면 나중에 잘 나온 것들만 따로
모아 뽑거나 확대를 해도 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필름으로 사진을 찍으면 필름을 맡기실 때 현상+스캔을 주문하시는 것이죠. 이걸 인화라고 하는 분들은 이제부터라도 현상스캔이라고 말씀해주세요. ^^

현상+스캔을 주문하시면 찍은 사진들을 스캔해서 24컷 혹은 36컷(혹은 그보다 많거나 적을 수도)의
jpg 이미지들을 얻을 겁니다. 필름을 맡기고 기다렸다가 찾아가시는 게 아니라 맡기기만 하면 사진은 집에서 받아볼 수 있을테고, 필름은 현상소에서 보관해주는 기간 내에 찾아가거나 혹은 택배로 받거나 할 수 있을 겁니다. 
(스캔)다음에 (인화)에 괄호를 쳐 둔 이유는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종이사진으로 인화(印畵, print)하면 컴퓨터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사진이 만들어집니다. 스캔된 이미지가 디지털이니까
디카로 찍은 것과 비슷하지 않겠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소스(source)가 필름이라서 디카로 찍은 것과는 전혀 다른
사진이 만들어집니다. mp3로 들어도 현악기의 선율과 전자기타의 디스토션이 전혀 다른 것처럼 말입니다.

스캔된 이미지로 인화할 수 있는데, 이 때는 스캔된 이미지의 해상도가 인화할 수 있는 사이즈의 기준이자 한계가 됩니다.

나중에 사진이 잘 나와서 좀더 크게 확대해야겠다고 할 때에는 이미지가 아니라 해당 필름을 가지고 가서 확대인화를
주문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찍은 필름을 가지고 현상소에 주문할 때


1. 스캔이나 인화는 내가 직접 하겠다- 현상만 주문: 필름만 돌려받음

2. 현상+스캔(혹은 현상+롤스캔)을 주문하면: 현상된 필름과 스캔된 이미지들을 돌려받음

3. 현상+스캔+인화까지: 필름과 이미지와 뽑은 종이사진까지 한꺼번에 받음


중에서 고르면 됩니다. (보통은 2번을 가장 많이 고르죠.)


그래서 문의하실 때 '필름 현상해주세요'라고 하시면 현상소에서는 보통 '현상만 하시면 필름만 드립니다'라고
확인하거나 하게 됩니다.

현상, 스캔, 인화를 구분하는 게 중요하고, 순서와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보통의 필름은 135필름 혹은 35mm 필름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가격표에서는 135를 찾아보시면 됩니다.

중형필름은 120이라고 부르니까 가격표에서도 따로 있습니다.

현상소 가격표를 다시 한번 살펴봐보세요. 다들 구분이 잘 되어 있을 겁니다. ^^;

옛날에 찍어서 이미 다섯 컷 혹은 여섯 컷 단위로 잘라져서 저 위의 사진처럼 비닐에 넣어져 있는 필름은 이미 현상이
되어 있는 필름이라 스캔 혹은 인화만 하면 됩니다. 이 때에는 작업하는 방식도 달라져서 주문하시는 단위도 달라집니다.

이미 현상이 되어 필름만 보관하는 경우는 대개 이런 식으로 되어 있을텐데요,


이렇게 되어 있는 필름의 한 줄 한 줄을 '스트립'(strip)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한 줄 단위로 가격이 매겨지는 것이죠.
보통 현상소에서는 이런 경우 스트립 단위로 스캔 가격을 책정할 겁니다. 


현상

스캔

인화

 

이제 구분이 되시죠? 수고하셨습니다.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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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2022. 2. 19. 21:01

어쨌든 코로나의 막바지가 이제 정말 느껴지고 있습니다. 어서 오미크론의 파도가 지나고 다시 그립던 세상이 돌아왔으면 합니다. 2019년 8월의 호주 시드니를 필름으로 담아왔었고 팬데믹이 어서 끝나기를 기원하며 전시를 갖습니다.

 

1차 전시는 2021년 12월 성북동 탭하우스F64에서 가졌으며 2차 전시는 2022년 2월21일부터 3월5일까지 2주간 충무로의 갤러리카페 옥키에서 갖습니다.

 

모든 사진들은 필름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촬영에는 코닥 Portra 400, 후지필름의 Velvia50, Provia100F 이 사용되었습니다. 스캔을 거쳐 디지털로 작업되었으며 최고의 인화지인 Museo Silver Rag을 이용하였습니다. 필름만의 고유한 매력과 본연의 표현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루의 사진전 Back To the Sydney (Again)

2022년2월21일(월) ~ 3월5일(토) 오전11시부터 오후6시까지, 일요일은 휴관합니다.

서울 중구 삼일대로4길19 2층(반도카메라 건너편)

후원: OKKI INDI VISUAL, 갤러리준액자

 

코로나로 인하여 별도의 오프닝은 갖지 않습니다. 

장소가 협소하여 화환, 화분 및 기타 현물 선물 및 기념품은 부득이 받지 않습니다.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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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2022. 1. 12. 23:21

오랜만입니다. 팬데믹을 지나느라 포스팅도 꽤 부진했습니다.

 

2022년 1월12일, 오늘은 후지필름의 소식과 필름시장 전망에 대해 올려볼까 합니다.

 

지난 2021년 12월 후지필름은 미국시장에 기존의 C200의 후속인 Fujicolor 200 이라는 필름을 새로 발표했습니다. 패키징 디자인이 꽤 산뜻하게 달라졌습니다.

 

한롤, 그리고 세롤 번들짜리 패키징으로 판매됩니다.

 

그런데 이 필름의 데이터 시트로 같이 발표된 자료를 보고 눈치빠른 사용자들이 '이거 코닥 골드200이랑 똑같은데?'하고 의문을 제기합니다. 

 

왼쪽이 후지컬러200, 오른쪽이 코닥 골드200입니다.

비슷한 게 아니라 그냥 똑같습니다. 

 

둘 다 구매해서 찍어보고 비교해서 진짜 똑같은지 판단하는 게 좋을 것 같지만, 예전에 이미 겪어본 리브랜딩의 전례(후지필름의 C200을 아그파컬러 비스타 및 여러 다른 상표의 필름으로 판매했었죠. 똑같은 필름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느낌이 다르다거나 특정 발색이 더 어떻다거나... 그래도 다르다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데이터시트가 똑같은데도..)를 볼 때 데이터시트의 유사성 혹은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으면 그걸로 이미 확정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저 둘은 같은 필름인 거죠.

 

페타픽셀의 기사 https://petapixel.com/2022/01/10/fujifilms-new-fujicolor-200-looks-to-be-kodak-gold-200-in-disguise 를 참조해서 이 포스팅도 쓰고 있는데요, 이미 후지필름에 공식 문의해보고 얻은 답변도 기사에 포함되어 있네요.

 

"... Fujifilm works with a pool of valued partners around the world as part of the production process to ensure we can continue to deliver high-quality imaging products to delight customers."

 

전세계의 파트너 풀과 함께 일하고 있다.. 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미 필름을 만드는 회사들의 숫자가 '전세계'라고 할만큼 많지도 않은데...

 

후지필름은 필름을 계속 생산한다고 했습니다. 회사 이름도 후지필름인데 필름을 만들지 않으면 필름을 떼어야겠죠. 하지만 이미 회사의 주 사업과 수익은 다른 분야이며 필름 사업의 매출과 수익은 매우 작은 비중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이런저런 필름들을 단종시켜 왔고, 몇 년 사이에 모든 흑백필름들의 생산을 중단했다가 일포드를 통해 생산하는 필름을 아크로스II로 판매했습니다. 중형 컬러네거티브 필름들 모두를 단종시켰고 급기야 4x5판에서는 벨비아50까지도 단종시켰습니다. 이미 업계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는 '후지는 새로운 유제를 제조하고 있지 않으며 재고가 소진되면 모두 단종될 것이다'라는 흉흉한 말들이 돌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보급형 필름인 C200이 단종되고 대체품으로 딱지만 갈아붙인 코닥 골드200을 후지필름인 것 같은 기분으로 찍어봐라, 라는 셈이죠.

 

과연 정말로 후지필름이라는 물리적인 후지필름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인가, 자못 궁금합니다만, 지금으로서는 매우 확정적인 것 같습니다. 왜 독립시키거나 매각할 생각도 없는 걸까요. 안타깝네요.

 

컬러필름은 코닥(...의 생산시설에서 만드는) 밖에 없어지는 상황이 곧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럴 때는 어떤 필름이 좋은가요'와 같은 추천도 의미 없어지는 셈입니다. 몇 가지 있지도 않으니까요. 로모 필름도 로모가 직접 제조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럼 뻔하겠죠.

 

흑백필름은 일포드와 포마, 코닥, 그리고 Adox와 롤라이, 그밖의 몇몇 상표들에게 필름을 공급해주는 모 제조시설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Ferrania에서 P30이란 필름을 내놨었는데 다시 제조가 어려운지 잘 공급되지 않네요. 컬러는, 한 곳밖에 안 남는 것 같습니다. 

 

참, 영화용이 있네요. 아직 창고에서 보관되어 오던 후지의 영화용 필름들 재고가 조금 남아 국내에 일반 판매자들이 감아서 팔고 있고 코닥은 다행히 아직도 새 필름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는 드물게 구할 수 있는 오래된 필름들이 있겠지만, 곧 구경하기 힘들어지겠죠. Yashica라든지, FND라든지, 포토콜라라든지, 뭔가 새로운 필름이 시장에서 보인 것 같을 수 있었겠지만, 모두 기존 필름들 리브랜딩(재포장, 스티커갈이)이었습니다. 더는 없을 거예요.

 

그리고 암울한 소식은 가격이 더 오를 거라는 얘깁니다.

 

지난 가을 코닥이 '2022년 1월께 필름 가격을 20~30퍼센트 올리겠습니다'고 발표하자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구입해두자는 수요가 몰렸고 그 영향으로 시장 자체의 필름 가격이 자연스럽게(?) 올랐습니다. 한참만에 필름 가격을 검색해보신 분들은 깜짝깜짝 놀라셨을 겁니다. 지금도 각 커뮤니티, 카페, 게시판, SNS에는 필름 가격이 미쳤다, 실화냐, 무섭다, 포기하고 디지털로 바꿔야겠다는 반응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물량이 없어 필름을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아직 코닥이 가격을 올린 필름이 시장에 풀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금 놀라고 계신 것보다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거죠.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어느 업계 관계자님께 물어본 바로는 정말 깜짝 놀랄만큼 더 오른다고 합니다. 너무 과할만큼의 사실은 아니면 좋겠습니다.

 

해외직구의 메리트도 점점 사라져갑니다. 한국시장의 필름 가격만큼 미국이나 일본의 필름 가격도 올라서 유의미할만큼 차이가 나지 않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어느 분은 '그래도 생산이라도 해준다는 게 어디냐, 찍을 수 있을 때 찍자'고 하시기도 했습니다. 디지털에서는 맛볼 수 없는 필름만의 감성과 느낌, 그리고 필름사진. 찍어보신 분만 알겠죠. 어쩌면 정말 머지 않은 미래에 필름사진은 끝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아직 찍어볼 수 있을 때, 해볼 수 있을 때 해보세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옛날에는 그런 게 있었단다, 라고 말이라도 후대에 전할 수 있게 말이죠.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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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2020. 2. 9. 12:32

코닥의 영화촬영용 필름, Vision3 50D

지금에야 디지털 기술이 발전해서 많은 영화들을 디지털로 촬영합니다만, 오랜동안 영화는 필름으로 촬영돼 왔습니다. 물론 아직도 영화를 필름으로 촬영하는 걸 고집하는 유명한 감독들이 있고 그런 흐름이 세계 영화계에 남아 있어서 계속해서 필름으로 촬영하는 영화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필름으로 영화를 촬영하려면 여러 불편함과 제약이 있고, 프로세스가 번거롭고 어려우며 무엇보다도 디지털 촬영에 비해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필름으로 촬영하려는 건 필름으로 촬영한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겠죠.

 

후지필름은 영화촬영용 필름의 생산을 중단한 지 꽤 되었고, 현재 생산되는 영화촬영용 필름은 코닥에서만 나오는데 8mm와 16mm용, 35mm, 그리고 70mm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극장에서 상영하는 대부분의 장편 영화들은 35mm 필름으로 촬영됩니다. 70mm는 아이맥스 촬영용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mm는 필름의 폭을 의미하는데, 보통 사진을 찍는 필름이 35mm이며 이 필름은 외관상 기능상으로 똑같아서 잘라서 사진촬영용 파트로네에 감아 넣으면 보통의 필름카메라에서도 영화가 아닌 스틸 사진 촬영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현상이겠죠.

 

영화촬영용 필름에는 컬러필름과 흑백필름이 있으며 영화를 만들고 가공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중간과정용, 그리고 릴리즈용(극장에서 상영하는 데 필요한) 등 여러 버전이 있습니다만, 촬영을 위해서는 촬영용 필름을 사용하게 됩니다. 코닥에서는 비젼 시리즈, 후지에서는 이터나, 리얼라 등의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코닥에서 현재도 생산하고 있는 영화용 필름은 Vision3 50D, 200T, 250D, 500T가 있으며 35mm의 경우는 400ft(약 120미터)의 큰 캔(위의 사진)의 형태로 판매됩니다. 사진촬영용 36컷짜리 필름의 길이가 대개 1.5미터 정도이므로 약 80롤 정도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후지의 필름들은 생산하지 않은지 오래 됐기때문에 지금 구할 수 있는 것들은 어떻게 보관되었든 예외없이 유통기한을 한참 지난 것들입니다. 특이하게 영화용 필름들은 어디에도 유통기한이 적혀 있지 않은데, 일반 소매유통이 되지 않았고, 가장 좋은 영화 품질을 위해서는 오래도록 두었다 사용하지 않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외없이 언제 생산되고 판매된 것인지, 어떤 정도의 상태인지를 촬영하고 현상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기도 합니다.

 

사진촬영용 필름들이 많이 단종되고 사라지면서 영화를 촬영하는 데에만 사용되었던 필름들이 이렇게 리스풀링(re-spooling, 사용된 빈 파트로네에 다시 감아넣기)의 형태로 만들어져 사용되거나, 혹은 재판매하는 셀러들이 많아졌습니다. 문제는 이미 얘기한 것처럼 필름의 상태가 어떤지 촬영하고 현상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찾아보면 이베이나 일부의 해외사이트들, 국내외 필름샵들, 사진관들, 중고장터들, 사진동호회들 혹은 심지어 개인들에게서까지 이런 필름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감은 것들도 있고 외국에서 감아서 이쁘게(?) 디자인된 스티커를 붙인 리패키징 필름을 아예 수입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외관에 아무리 이쁘게 멋지게 혹은 우락부락하게 붙이고 포장했다고 하더라도 내용물은 동일합니다. 어떤 컨디션의 필름을 감아넣었는가가 중요할 뿐입니다.

 

film09 에서 판매하고 있는 영화용필름 50D의 패키징모습

50D나 250D는 촬영감도가 각각 50과 250인 필름입니다. D는 Daylight, 햇빛(주광)에서 촬영해야 제 색상이 나온다는 의미입니다. 200T와 500T는 각각 감도가 200, 500이며 T는 텅스텐(백열등) 조명에서 촬영해야 제 색상이 나오는 것입니다. 영화촬영을 위해서는 반드시 조명이 필요했기때문에 D와 T의 두 가지로 나옵니다. 

 

영화용 필름의 현상은 ECN-2라는 프로세스로 이루어집니다. 통상 영화용 필름은 영화필름 현상소에서 대규모/다량으로 처리되었고 일반적인 사진관이나 현상소에서는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왜냐면, 한 씬은 몇 초에서 몇십 초 혹은 몇 분이나 이어지고 그러기 위해서는 24컷 36컷과 같은 짧은 길이가 아닌 수십 혹은 수백 피트 길이의 롱 롤(long roll) 그대로를 현상해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영화용 필름에는 일반 사진촬영용 필름에는 없는 렘젯(remjet)이라는 특수 코팅이 입혀져 있습니다. 렘젯은 보통 검은 색의 카본(탄소)층인데, 필름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제거하고, 고속으로 이송될 때의 스크래치로부터 필름을 보호하고, 검은 색이어서 재귀반사(할레이션)를 방지하는 역할까지 하지만 현상과정에서 제거돼야만 합니다. 그래서 ECN-2 현상프로세스에는 이 렘젯을 제거하는 과정이 있고, 일반 사진관이나 현상소에서 보통의 사진촬영용 필름들과 같이 작업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사진관에서 사용하는 현상기에 넣었다간 약품도 오염되고 롤러나 드라이 유닛 등이 심하게 오염되어 큰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렘젯층을 미리 제거한 다음 패키징해서 판매하는 필름이 바로 씨네스틸입니다. 보통의 사진용 필름처럼 촬영하고 아무 사진현상소에서나 현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둔 것이죠. 하지만 그렇게 하면 ECN-2가 아닌 C-41로 현상하기 때문에 색상이 좀 달라지게 됩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더 설명하죠.

 

ECN-2 프로세스는 소규모(한 롤에 1.5미터의 길이)의 사진용 필름을 현상하는 현상소를 위한 것이 아니기때문에 대규모, 대량처리를 위해 개발되어 있습니다. 또 스크린 영사용 포지티브를 만들어내는 데 사용되는 원본 소스로 활용되어야 하기때문에 필름 자체가 담아내는 이미지의 관용도도 사진용 필름보다 넓은 편입니다. 영화는 종이사진이 아니어서 필름 자체로 편집하고 보정하고 복사되어 상영용 필름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특성은 스캔하거나 인화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드러납니다. C-41에 비해 약품 조성도 완전히 다르고, 시간도 다르다거나, 현상과정의 온도도 한참 높다거나 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E6로 현상해야 하는 슬라이드필름을 C-41로 현상하는 것을 크로스현상이라고 합니다. 크로스(cross, 교차)현상이란 E6를 C41로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고, 어떤 필름을 다른 프로세스로 작업하는 모든 것들을 다 의미합니다. 흑백필름을 C41이나 E6로 현상해보는 것도 크로스 현상이지만 필름의 구조와 특성상 그렇게 했다간 아무 상이 나오지 않으니 하지 않는 것이고, 의미있는 결과물을 얻기에 슬라이드필름을 C41로 현상했을 때 결과가 좋으니 주로 그 작업이 대부분이어서 그것을 크로스라고 말하는 것이죠. 

 

그래서, ECN-2로 현상되어야 하는 영화용 필름을 C41로 현상하는 것도 일종의 크로스 현상입니다. 

 

영화용 필름을 C41로 크로스현상하고자 해도 렘젯은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영화용필름을 현상해주는 국내의 모든 현상소들은 이런 과정을 작업합니다. 다만 이후의 과정을 C41로 하느냐, ECN2로 하느냐의 차이가 있는데, C41로 하는 이유는 ECN2 약품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미 2013년에 국내의 모든 영화용 필름 현상소가 문을 닫았고 더는 코닥에서 그 약품을 유통하지 않습니다. 대안으로는 외국의 필름/약품 유통업체에서 ECN2 킷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소량 혹은 대량으로 구매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영화용 필름을 촬영해서 C41로 현상하고 스캔했을 때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컬러 밸런스가 틀어진다는 점입니다. 현상소에 스캔까지 의뢰했다면 보통의 컬러 필름들과 다른, 매우 틀어진 듯한 컬러들을 경험하신 적이 있을테고, 직접 스캔해보셨다면 색잡기가 아주 까다로왔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현상소에서 작업할 때에도 이렇게 틀어진 색상을 잡아줘야 하기 때문에 보통의 C41 컬러필름으로 촬영한 것과 같은 완벽한 밸런스의 색상을 만들기가 무척 까다롭습니다. 심지어 한 컷 한 컷 다르기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틀어진 색상은 또 한편 인위적으로 보정해서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어떤 분들은 좋아하시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극장에서 보는 영화이 그런 식으로 이상하게 틀어진 컬러들로 가득했던 경험은 없으시겠죠.

 

ECN-2로 현상하면 그런 일이 줄어듭니다. 특히 싱싱하고 좋은 컨디션의 필름으로 촬영하고 현상하면 놀랄만큼 좋은 밸런스와 발색을 보여줍니다. 극장의 스크린에서 보던 그 색상이 나옵니다. 다만 T(텅스텐) 필름은 텅스텐 조명(카페 등의 할로겐과 같은 노란 색 조명)에서 촬영해야 밸런스 잡힌 색상이 나오고, 주광에서 촬영하면 특유의 푸르스름함이 나타납니다. 다만, 유통되는 영화용 필름들의 컨디션이 천차만별이어서 완벽한 색상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후지의 영화용들은 이미 단종된 지 십 년 이상인 것들도 있어서 더한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된 영화용 필름들은 원래의 표기감도보다 노출을 더 주어 촬영하고 정상(노멀)로 현상하는 게 나은 결과물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필름09에서 구입한 영화용 필름들인 50D와 200T를 이용해서 촬영하고 ECN-2로 현상한 다음 스캔해서 약간의 조정을 거친 샘플컷들 몇 개를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Kodak Vision3 50D

 

 

 

Kodak Vision3 200T

 

 

(살짝 광고: 포토마루에서는 영화용 필름을 ECN-2 프로세스로 현상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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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2019. 11. 13. 21:13

후지필름은 2019년 11월 13일 뉴스릴리즈를 통해 지난 2018년 가을 단종 및 생산종료했던 초미립자 흑백필름인 ACROSS 100의 후속버전인 ACROSS 100II를 11월 22일부터 판매 재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후지필름은 필름 생태계의 활성화나 필름산업으로 인한 수익창출보다는 기존 필름 사업의 구조조정을 통한 이익 비율 극대화 정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러면서도 아직 '후지필름'이라고 하는 회사의 정체성 정도는 눈치껏 지켜줘야 한다는 생색내기 정도의 수준으로 이 필름을 재발매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흑백필름을 만들어 팔면서 400짜리도 안 내놓는 건 잘 이해가..)

 

어쨌든, 사라질 줄만 알았던 필름이 다시 나와주는 것은 반갑고 고마운 일입니다. 가격은 좀 오를 것으로 예측합니다만.

 

#bringback #neopan400 

 

또한 이탈리아의 필름회사 Ferrania에서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밀라노에 있는 Foto Ottica Cavour라는 샵을 통해 Ferrania P30 필름의 한정수량 판매를 재개했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100롤짜리 박스네요.

Ferrania P30 필름(ISO 80)은 이탈리아의 필름회사 Ferrania가 수십 년 전에 판매했던 필름이었습니다만, 솔라리스 등의 필름을 생산 판매해오다가 2009년 경영난으로 회사문을 닫고 사라졌었죠. Ferrania의 얘기와 P30 필름에 대한 소개는 이전 기사 https://irooo.tistory.com/68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꽤 소량만 판매되어 저도 어렵게 구해서 써보았었는데, 지금 꽤 많은 필름들이 일포드와 포마에서 생산하는 필름들을 리브랜딩한 것에 불과한 상황에서 P30은 실제 베이스부터 유제까지 완전히 독자적으로 제조한 필름이었다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후 재고가 소진되어 생산이 중단되었고, Ferrania는 더 생산을 하겠다는 건지, 회사문을 닫겠다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매우 느리고 더디게 자사의 사이트 http://filmferrania.it 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우리 여전히 뭔가 하고 있고 죽지는 않았어'하는 정도의 생존소식을 알려오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업데이트가 5월이었으니 그것조차 6개월이 지난 시점이었고 소매점을 통해 P30 필름을 한정수량이나마 판매한다는 소식을 뜬금없이 전한 겁니다.

 

Foto Ottica의 웹사이트는 이탈리아어만 지원하며 한 롤당 가격은 10유로입니다. 구입해보실 분이 계신다면 도전해보셔도 되겠네요. 

 

https://www.fotootticacavour.com/foto-nuovo-new/pellicole/rullini-35mm/new-ferrania-p30-80asa.html?fbclid=IwAR17M0TpmLAeTRpOU7jFNXZWnjN4a6uC3BKQbon7meDS2WBGIhnNZeemTIQ

 

FERRANIA P30 (80asa)

Dettagli --> NEW! FERRANIA P30 (80asa) 135/36p La pellicola MADE IN ITALY by Ferrania è tornata! Sensibilità 80 ASA, bianco e nero senza compromessi con grana ultra fine. Supporto dell'emulsione di tipo tradizionale. IL NOSTRO SERVIZIO DI SVILUPPO - DEVELO

www.fotootticacavour.com

여튼, 얼마전 일포드의 Orthochromatic 필름에 이어 또 필름들이 나와주니 고맙습니다.

 

이제 새로운 컬러필름의 등장도 기원/기대해봅니다.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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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2019. 10. 24. 23:54

영국의 흑백필름 제조사인 일포드(Ilford)에서 며칠간 '뭔가 새로운 것이 온다'는 티저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보여주더니 드디어 발표했습니다. 

 

뭘까 궁금했는데... 티저에 힌트가 있었네요.

35mm와 중형필름의 모양이었으니 분명히 새로운 필름일 거라고 예상은 했습니다만.. 어떤 분들은 심지어 '컬러필름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셨던 모양입니다만.. 정색반응 Orthochromatic 필름이었네요. 이름하여 Ortho Plus. 그러니까, 저 티저의 바탕색이 빨간 색이었던 게 힌트였던 거랄까요. Orthochromatic 필름은 청색, 녹색, 주황색(~600nm의 파장까지) 등에 반응합니다. 빨간색에는 반응하지 않는 필름입니다.

 

35mm(135)와 중형(120)의 포맷으로 발매된다고 합니다. 주광(자연광)에서는 80의 감도를, 텅스텐광에서는 40의 감도를 가진다고 합니다. 빨간색에는 감광되지 않기때문에 암실에서 암등을 켜놓은 상황이라면 필름을 눈으로 보아도 됩니다. 

 

암실에서 빨간 암등을 켜놓고 사진을 인화할 때처럼, 필름을 주욱 꺼내 눈으로 보면서 현상할 수도 있겠네요. 약품 속에서 상이 올라오는 걸 마치 인화지에 사진이 올라오는 것처럼 눈으로 보면서 작업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미 롤라이에서 Orth 25라는 제품이 나오고 있었기때문에 그다지 신선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이걸 내놓겠다고 티저까지 뿌리면서 호들갑을 떨었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이런저런 상표를 달고 나오는 여러 흑백필름들조차 리브랜딩(기존 제조사에서 공급받아 자기들 상표만 붙여서 다른 이름으로 파는)인 상황에서 그래도 뭔가 진짜 새로운 필름이 나와준다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죠.

 

정색성(ortho) 필름이기때문에 흑백필름이지만 전색감응(panchromatic)인 보통의 흑백필름들과는 다른 사진이 만들어집니다. 빨간색을 찍으면 암부처럼 나오는 거죠. 사진들의 예는 검색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https://www.google.com/search?q=orthochromatic&newwindow=1&rlz=1C1SQJL_koKR819KR819&sxsrf=ACYBGNQckTrw7zn--KLktXZeddiP79Sf1Q:1571928783537&tbm=isch&source=iu&ictx=1&fir=KwuC5KCumQaRRM%253A%252CQW7FYE-djhFEgM%252C_&vet=1&usg=AI4_-kRLd9JqkQYCz7Zr7Ftr-AMrK71jEQ&sa=X&ved=2ahUKEwiWxoSGk7XlAhUnx4sBHT-1COkQ_h0wFnoECAsQDQ#imgrc=KwuC5KCumQaRRM:

 

orthochromatic - Google 검색

 

www.google.com

 

어서 후지필름이 400짜리 흑백필름이나 다시 내놔줬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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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2019. 10. 20. 22:33

미국 공항들에 더욱 강력한 xray 검사장비가 설치됐다고 합니다.

 

LA의 Freestylephoto의 인스타그램에 새로 LAX에 설치되어 가동중인 투사기의 사진이 올라왔네요. 이 장비들은 매우 강력해서 테스트로 넣어본 필름에 바로 포깅이 일어났고 감도 높은 필름들은 더 강하게 먹었다고 합니다. 다만 이런 점 때문에 요청하면 수검사를 할 수 있다고 해요. 미국에서 비행기 타실 때는 꼭 수검사(handcheck)를 요청하셔야겠습니다.

 

https://kosmofoto.com/2019/10/new-airport-hand-luggage-scanners-will-destroy-unprocessed-film

 

New airport hand luggage scanners will destroy unprocessed film - Kosmo Foto

The new CT hand luggage scanners being installed at US airports will fog unprocessed film.

kosmofoto.com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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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2019. 9. 8. 19:41

세계적으로 뉴트로(newtro)의 열풍이 불어왔지만 사진쪽에는 그 여파가 매우 늦게 찾아와서, 필름사진의 재유행을 체감하기 시작한 게 대략 2015년 정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대략 2009년께부터 시작된 엄혹하고 긴 시기를 견뎌낸 충무로 현상소들 사이로 2017년께부터 새로 현상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에는 그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어와서, 여기저기에 새로 필름사진을 현상하고 스캔하는 업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기존의 사진관들도 현상기와 스캐너를 재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하반기부터 대략 열 곳이 넘는 업소들이 생겨나거나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고 이런 움직임은 2019년 여름을 지나면서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난 5월에 문을 연 건대앞 팔레트사진관(pallette film lab)을 찾아가보았습니다.

 

최근들어 개업하고 있는 여러 현상소들은 다른 현상소에서 일하면서 배워서 창업한 곳들보다 동호인이었다가 시작하는 곳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업소에서 일해봤기때문에 알 수 있는 여러 직업적 노하우는 부족할지 몰라도 추구하는 사진의 성향이나 품질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장단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팔레트사진관 역시 오래도록 필름사진을 찍고 작업하고 경험을 쌓아온 동호인 주인장이 상당한 기간동안 준비해서 문을 열었기때문에 두 포인트 모두를 어느 정도 수준 이상 커버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팔레트사진관은 건대입구역과 구의역 사이에 있습니다. 개업하려는 위치를 선정할 때 왜 요즘 힙한 을지로 같은 곳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일시적 유행이나 힙함에 기대지 않고 정말 좋은 작업을 오래도록 하고 싶었다는 뉘앙스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v표시한 곳이 팔레트사진관(2층)입니다.

건대입구역에서 가거나 구의역에서 가거나 거의 비슷한데 건대입구역에서 가는 게 아주 조금 짧습니다. 저는 구의역에서 내려서 사진을 찍으며 걸어가곤 합니다.

 

자전거가 보이는 골목 안쪽으로 입구가 있습니다.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됩니다. 문에 아주 소박하게 열려 있으니 문열고 들어오라고 돼 있네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꽤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카운터 겸 작업대가 있고 옆에 각종 필름들이 잔뜩 들어 있는 쇼케이스 냉장고, 그리고 커피머신이 있네요. 의자와 테이블에 앉아 커피나 차를 마시며 기다리거나 혹은 주인장이나 동행과 담소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반대쪽에는.

 

반대쪽에는 약간의 카메라들(대여가 되는지는 못 물어봤습니다)과 책들, 오디오가 있습니다. 증명이나 여권사진 촬영도 하는데, 오른쪽 왼쪽에 있는 조명과 위에 있는 배경지가 순식간에 세팅됩니다.

 

쥔장의 취향은..

 

쥔장이 아이유를 엄청나게 좋아한다고 합니다. 첨에 '아이유사진관'으로 하려고 하는 걸 뜯어말렸던 기억이 있네요. 완전히 놓을 수는 없었는지 브로마이드를 액자로 제작해서 걸어두었습니다. '팔레트 사진관'의 팔레트가 어디서 왔는지 뻔

 

창문을 가릴 듯 말 듯한 커튼.

 

그래도 요즘 시대에 새로 문을 여는 현상소인데 힙함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었는지 커튼 선택에 꽤 신경을 썼습니다. 그냥 찍기만 해도 힙힙힙.

 

가격표.

팔레트는 할 수 있는 작업들이 많아서 가격표도 꽤 복잡한 편입니다. 특히 어쩌면 변방이랄 수도 있을 것만 같은 건대앞이라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컬러, 흑백, 슬라이드는 물론 영화용 필름의 현상까지 모두 직접 작업한다고 합니다. 현재는 35mm와 중형 필름들까지. 인화는 잉크를 이용한 드라이랩으로 3x5인치에서 8x10은 물론 더 길게 8x22인치 파노라마까지 가능하고 증명/여권사진은 2만원이네요. 나중에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자세한 가격표는 인스타그램 @pallettefilmlab 에서 찾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여기에 영업안내나 이벤트, 현 상황같은 것들이 거의 실시간으로 올라오기도 합니다.

 

노리츠HS-1800 스캐너를 사용합니다.

 

안쪽으로 들어가 작업실 사진을 마구 담아 공개하고 싶었는데 워낙 바쁘게 작업해야 하는 오밀조밀한 공간이라 담기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메인 장비인 노리츠의 HS-1800을 담았습니다. 이 외에 후지의 SP-3000 스캐너도 있고(주문할 때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답니다), 평판이나 다른 전용 필름스캐너도 또 있고, 컬러현상을 담당하는 현상기와 JOBO의 현상장비들, 슬라이드를 담당하는 현상기, 필름 건조기, 인화기 및 그밖의 다양한 장비들이 분주하게 작업중이었습니다.(컬러는 코닥약품을, 흑백은 xtol을 기본약품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러면 '아 여기도 노리츠로군' 하실 분들이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서두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동호인으로서 오래도록 추구해 온 자신의 취향과 품질을 살려내기 위한 주인장의 노력이 녹아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이 스캐너는 다른 업소들과 비슷한 그런 단순한 노리츠가 아닙니다. 한번 맡겨보시면 빠른 속도로 많은 작업을 저렴하게 해내기 위한 플로우 위주의 다른 업소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팔레트사진관을 인정하시는 분들의 서포팅 댓글이 이 기사에 좀 달렸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ㅎ)

 

개인적으로 쥔장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초심을 잃지 말고 계속해서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유행이나 힙함에 기대면 다른 유행이 오면 지나가고 더 힙한 게 나타나면 구식이 됩니다. 빈티지는 어쩌면 혹세무민하기 위한 현혹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가격이 경쟁력이라면 더 싼 곳에 밀리면 그만이겠죠. 품질과 실력이야말로 자산일테니까요.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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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2019. 7. 5. 08:41

검색해보다가 또 옛날 제 블로그 글을 퍼다 두신 분이 계셔서.. 다시 긁어왔습니다.

 

20컷짜리, 대한 필름.

 

KOREAPAN 필름, XX는 로마자로 20을 의미합니다. PAN은 Panchromatic.. 전색감광의 흑백필름이란 얘기죠.

 

대한포토 주식회사에서 만든 135-20.. 대한민국 서울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아마도 2008년에서 2009년 사이에 발견했던 것인데, 현상해봤더니 사진이 나오긴 했었습니다. 궁금해서 이리저리 검색해봤는데 워낙 오래된 것이어서 그런지 관련된 정보를 찾기는 어렵더군요.

 

언제 만들어지고 언제 판매됐었는지.. 정보를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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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2019. 6. 10. 13:37

지난해 가을 생산중단을 선언했던 후지필름의 흑백필름 아크로스100의 후속제품인 아크로스100II의 생산 및 발매가 2019년 6월10일 후지필름 일본 사이트의 뉴스릴리즈를 통해 발표됐습니다.

 

 

https://www.fujifilm.co.jp/corporate/news/articleffnr_1430.html?_ga=2.190207083.1394409793.1560140314-1832254358.1560140314

 

世界最高水準の粒状性と立体的な階調再現で超高画質を実現 黒白フィルム「ネオパン100 ACROS(アクロス)II」 新開発 : ニュースリリース | 富士フイルム

富士フイルム株式会社(社長:助野 健児)は、世界最高水準の粒状性と立体的な階調再現で超高画質を 実現し、幅広い分野の撮影に適した、黒白フィルム「ネオパン100 ACROSII(以下、「アクロスII」)」を新たに 開発しました。2019年秋に、35mmサイズ、ブローニーサイズの2種類を発売する予定です。...

www.fujifilm.co.jp

 

올해 초쯤 '다시 생산할까?'라는 티저를 일부의 다른 매체를 통해 흘린 바 있었기때문에 혹시나 하는 바람을 가졌었습니다만, 후지필름으로부터 들리는 소식은 계속해서 '가격을 올리겠다, 이런저런 필름은 단종시키겠다'는 것이었기때문에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보였습니다. 그런데 느닷없는 재발매 소식으로 많은 분들이 환호(!)하고 있는 중입니다.

 

[ "네오판 100 ACROSII '의 특징]

  • 우리 자신의 "Super Fine-Σ 입자 기술"(* 1)을 채용하여 감도 ISO100의 흑백 필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입상 성을 실현.
  • 당사 종래 품 「네오빤 100 ACROS "에 비해 하이라이트 부분의 계조를 신축성이있는 디자인으로 입체적인 계조 재현이 가능하다.
  • 세계 최고 수준의 선명도에 따라 피사체의 윤곽을 강조했다 묘사가 가능하다.

(이상 후지필름의 뉴스릴리즈 번역)

 

라는 특징을 가졌다고 하고, 2019년 가을에 35mm와 120포맷으로 발매한다고 합니다. 가격이 관건이겠습니다만, 발매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긴 합니다.

 

애증의 후지필름입니다.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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