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2018. 3. 13. 21:47


저렴하면서도 매우 성능이 좋았던 아그파의 비스타플러스 200 필름이 더는 생산되지 않고 있다는 뉴스가 dpreview 에 떴습니다. Japan Camera Hunter가 먼저 기사화시킨 후에 이 소식이 빠르게 확산되었네요.


사실, 이 필름의 생산과 공급에 뭔가 이상이 있다는 징후는 작년에 포착됐습니다. 한국에서도 싸면 2천원 후반대, 보통 3천원 초반대에 팔리던 필름인데 영국의 Poundland라는 샵에서 1유로 내외의 엄청나게 싼 가격에 판매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뭔가 공급에 문제가 있지 않는가 하는 얘기가 나왔고 꽤 공식적으로 '더는 생산되지 않고 있다'는 게 확인 된 건데요.


독일의 브랜드인 AGFA의 사진용 필름사업 부분은 이미 2005년에 파산했습니다. 이 때 이탈리아의 루푸스(Lupus) 이미징이 이 상표와 재고를 인수했다고 합니다. 한동안은 독일의 재고를 포장해서 Vista 라는 이름 그대로 판매했지만, 몇 년 후 Vista plus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판매가 시작됩니다. 이 때에는 100, 200, 400 감도의 필름들이 모두 있었지만, 한두 해 뒤 100은 사라지고 200과 400만 판매가 계속되어 왔습니다. AGFAPhoto의 브랜드로 판매되는 슬라이드필름으로 CT Precisa가 있었고 꽤 최근까지도 판매가 계속되어 왔습니다만, 이 역시 작년 하반기에 단종인 것 아닌가, 새로운 재고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보고가 여기저기에서 나왔었습니다.


사실 Vista plus는 유럽에서 생산되지 않고 일본의 후지필름에서 생산한 필름을 리브랜딩(주문자상표 부착)방식으로 판매한 것이었습니다. 현상해보면 퍼포레이션 부분에 필름 코드가 아닌 후지필름의 리브랜딩 전용 마킹인 200N 혹은 400N이 적혀 있습니다. 후지필름의 컬러 네거티브 필름들이 가진 바코드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베이스도 후지의 것입니다.


후지필름은 자사의 필름 상품을 판매하는 것 이외에도 OEM 방식으로 여러 다량 주문자들에게 자신들의 브랜드로 판매할 수 있도록 매우 저렴한 가격에 필름을 공급했었습니다. 이 필름들은 모두 퍼포레이션에 200N으로만 마킹되는 리브랜드 시리즈들이었습니다.(따라서 현상후에 필름만 보고 어떤 필름인지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Perutz

TUDOR

Rossman

WPhoto(Walgreen)

AS Color

MyHeart

CVS Color

Sunny16


(등등 그 외에 몇 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베이스 특성과 발색특성 등을 종합해보면 이 필름들은 모두 후지필름의 C200 과 거의 같은 것이었다고 합니다.


상표나 패키징에서 얻어지는 플라시보 효과로 인해 사람들은 '다른 필름들'인 것으로 생각하고 이 필름들로 사진을 찍어왔지만, 현상해보면 모두 200N 코딩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아주 미묘한 유제배합의 차이 정도만 있(거나 한 듯한 정도에 불과할 뿐)어 필름들을 섞어놓은 뒤 블라인드 테스트로는 거의 구분하기 힘든 유사함을 보여줬습니다.


지금도 서로 다른 패키징과 서로 다른 가격으로 서로 다른 필름인 것처럼 판매되고 있지만, 사실상 거의 같은 필름들이라고 봅니다.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필름은 세계적으로 공급돼 있는 재고가 소진되면 더는 판매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슬라이드필름이었던 CT Precisa는 발색특성으로 보면 아마도 후지필름의 프로비아 100F가 아니었나 하고 추측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전의 실제 AGFA의 재고를 판매하던 시절의 CT는 퍼포레이션부분의 글자가 로마자였지만, 후지필름에서 공급받기 시작하면서는 R100 이라고 마킹되어 왔습니다. 이 역시 단종인 것 같구요.


필름사진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필름 소비량도 늘어나고, 가장 큰 경쟁자인 코닥이 생산을 중단했던 슬라이드필름을 다시 만들겠다고 하고, 새 흑백필름을 내놓고, 이탈리아나 독일 영국 일본에서도 이런저런 다른 흑백필름을 내놓고, 새 컬러필름도 또 만들겠다고 하는 이 시점에서 비스타라는 저렴하고도 뛰어난 성능을 가진 필름이 사라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것은 아마도 후지필름이 더는 리브랜딩 방식으로 필름을 싸게 공급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필름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싼 필름들을 더 싸게 다른 판매자들에게 공급하는 것보다 자신들이 직접 판매하는 것이 수익성이 더 좋다는 생각이겠죠. 하지만 후지필름은 이미 최근에도 프로비아 400X를 단종시켰고, 벨비아100F를 없앴으며 내츄라1600도 곧 단종시킨다고 합니다. 필름 수요가 더 많아지면 새로운 필름을 만들어낼 생각을 할까요?


코닥은 거대한 몸집을 줄이고 줄여 사진용 필름과 감재의 생산 판매만으로도 굴러갈 수 있는 몸집이 되었기에 새 필름을 발매하고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것으로 성장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후지필름은 이미 필름사업이 아니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만큼 체질도 바꾸고 사업분야도 거의 바꾸었습니다. 후지필름의 매출규모 전체에서 필름사업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3%도 안 된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안 해도 그만인 사업이 된 셈이죠. 열 배쯤 성장해서 30%로 커진다면, 아니면 경쟁업체나 다른 브랜드의 필름들이 더 폭발적인 수요 증가 덕택에 매출과 순익규모가 열 배쯤씩 마구마구 커진다면 후지필름도 약간 정신을 차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 아그파의 상표권을 가지고 있는 루푸스가 새로운 필름을 생산하거나 혹은 새로운 필름 공급처를 찾지 못한다면 우리는 아그파 상표가 붙은 필름들을 더는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가져다 팔기만 할 수 있다면 조금씩 더 많이 팔릴 거라는 확신은 있을텐데 말입니다.


아직 한국의 판매상에는 꽤 재고가 남아 있는 것 같네요. 필요하신 분들은 얼른 쟁여놓으시기 바랍니다. 아, 물론 후지필름의 C200을 써도 비슷한 사진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Posted by 이루"
사진이야기2018. 3. 11. 11:42

일포드Ilford XP2 400 내장 일회용카메라


어제는 일회용 카메라에 깜짝 놀랐습니다. 아무리 낮시간이라고는 했지만, 그리고 400짜리 감도를 가진 필름이 들었다고는 했지만, 물경 열 개가 넘는 카메라에서 단 한 컷도 노출이 부족해서 건지지 못한 사진이 없었네요. (네거티브니까 몇 스톱 정도 오버된 컷들은 거의 다 살려낼 수 있습니다)




일회용 카메라들은 영어로는 'film with camera'라고 쓰여져 있곤 합니다. 필름값과 카메라값, 그리고 들어 있는 배터리값을 다 포함한 가격으로 팔리는 셈입니다. 그러니 카메라가 매우 저렴한 가격의 물건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토이카메라류도 그렇지만 대개의 일회용 카메라들의 광학부는 1군 1매짜리의 플라스틱 렌즈로 되어 있습니다. 정말 드물게 초광각버전 같은 경우 1군 2매짜리는 본 적이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일포드의 XP2가 들어 있는 이 카메라 역시 플라스틱 소재의 1매짜리 렌즈가 끼워져 있습니다. 화각은 대략 30mm, 그리고 조리개는 스펙상 9.5라고 되어 있지만 뭐 아무튼 그 정도. 초점은 과초점 존포커싱으로 아마 1미터 밖으로는 다 맞는 팬포커스. 셔터는 1/100초 정도. 주변부 화질은 열악하지만 중심부는 비교적 퍽 쨍하게 잘 나옵니다. 일회용 치고는 계조도 좋고 선예도도 충분합니다.

셔터는 대개 얇은 금속막 2매에 스프링 하나 정도로 이뤄져 있는데 셔터를 누르면 팅 하고 열렸다 닫히는 속도가 1/100초 내외가 됩니다. 기계적으로 매우 간단한 구조여서 누를 때마다 대략 그 정도의 셔터속도로 노출이 됩니다만 어쩌면 때로는 1/90일 수도 있고 때로는 1/110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필름이 네거티브이니까 큰 차이를 만들어내지는 않습니다. ISO400, F9.5에 1/100초면 맑은 날 낮에 찍으면 잘 나오는 정도에서 한두 스톱 오버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F8에 1/30초 이하의 셔터가 필요한 그늘쪽에서도 꽤 충분한 암부 디테일이 담긴 사진들이 만들어집니다. 플래시 광량은 약한 편이지만 오버되지 않고 매우 자연스러운 사진을 만들어줍니다.


열 분이 넘는 인원이 각각 하나씩 카메라를 나눠 갖고 흩어져 자유롭게 촬영하고 다시 모아 현상했는데, 찍는 분들이 조리개와 화각과 감도에 대한 설명을 미리 다들 들었다고는 하지만 카메라가 꽤 괜찮았다는, 일회용 카메라도 이 정도면 진짜 쓸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스펙상 27컷이지만 실제로는 30컷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마지막 컷은 절반 정도만 찍히니 주의. 양손으로 잡고 찍을 때 손가락 나오기 쉬우니 주의. 어두운 곳이다 싶으면 아끼지 말고 플래시를 터뜨리는 게 좋습니다. 배터리도 돈 주고 산 물건인데 안 쓰면 아깝죠.


그리고 흑백이지만 컬러현상(C41)으로 작업되므로 특별히 흑백필름을 현상할 수 있는 현상소를 찾지 않아도 필름을 현상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작업이 가능합니다. 현상/스캔 비용도 일반 컬러필름과 같구요. (일포드에는 본격 흑백필름인 HP5같은 것을 내장한 일회용 카메라도 있습니다)


다만 개당 1만7천원 더하기 현상/스캔비용을 합치면 2만원이 넘는 총 소요비용이 아쉽지만, 30컷이므로 컷당 700원대의 비용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Instax나 폴라로이드류보다는 한참 저렴하고 쓸만한 사진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는 끄덕끄덕..




왼손 손가락 나오기 쉬우니 주의하세요.



Posted by 이루"
사진이야기2018. 3. 1. 22:04


Ferrania P30 Alpha 필름 소개



Ferrania는 매우 역사가 오래된 이탈리아의 필름 메이커였습니다. 1923년에 설립됐고 이런저런 역사와 풍파를 겪으며 필름을 만들어 팔아왔습니다. 아마도 예전에 필름을 써본 분들이라면 혹시 솔라리스 필름을 기억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Ferrania의 대표상품이었던 Solaris 컬러필름. 100, 200, 400, 800 필름이 있었습니다. 솔라리스 상표 외에도 OEM의 형태로 다른 브랜드로 판매되기도 했는데, 유럽쪽에서는 삼성의 상표로 팔리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필름시장이 쇠퇴하면서 경영이 악화됐고, 2009년에 문을 닫게 됐습니다. 앞서 2007년에는 헝가리의 필름과 인화지 제조사 Forte도 문을 닫았었습니다. (참고: 폐허가 된 포르테 공장 모습 https://www.lomography.com/magazine/323481-in-memory-of-the-forte-factory )


그러던 Ferrania가 2013년에 기존의 공장과 제조설비를 재인수하면서 다시 부활해서, 2015년에는 '필름을 재생산하겠다'면서 킥스타터에서 펀딩을 시작합니다. 이 시기는 세계적으로도 #filmisnotdead 태그가 유행하면서 다시 필름 포토그래피가 살아나려고 꿈틀대기 시작하던, 그 무렵이었습니다. 2016년 초에는 필름을 다시 생산해서 공급하겠다고..


그런데 펀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는데도, Ferrania의 진행상황은 어느 순간부터 전혀 업데이트되지 않기 시작합니다. 몇 달이나 아무런 진행도 소식도 없자 backer들은 Ferrania의 사이트에 '뭐라도 좋으니 그냥 아직 안 죽었다고 글자라도 적어달라'는 등의 하소연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랜 시간의 침묵기를 거쳐 '공장을 재가동하기 시작했다'는 두루뭉실한 동영상 업로드 같은 조금은 의심스러운 업데이트가 있고 나서, 2017년 2월에 P30 이라는 흑백필름을 재발매하기에 이릅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주로 저가형의 솔라리스를 생산해서 판매했었지만 옛날에는 흑백필름도 생산했었는데, 그 필름이 P30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복각인 셈이죠.


저도 소식은 들었는데 생산량이 많지는 않아 우선 킥스타터 backer들에게 먼저 공급하고,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직접 사용해보지는 않더라도 현상의뢰가 들어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2017년 중반 즈음 이 필름을 실제 구매하신 분을 뵙기는 했지만 2018년이 되어도 현상의뢰는 들어오지 않아 직접 구매해보았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미국/캐나다와 유럽을 위한 사이트가 있는데, 미국쪽에서는 8.5달러, 유럽쪽에서는 8.5유로에 판매합니다. 미국쪽에서 구입하는 게 유리하겠죠. 또 한 생산량이 많지 않아 한 번 주문에 1인당 최대 10롤까지만 판매합니다. 국제배송은 하지 않으므로 배대지를 써야만 합니다. 미국발 구매 사이트는 http://www.filmferrania.com 입니다.(가끔 품절되기도 합니다. 재입고에 몇 주 정도 걸리고 그러네요)



보통 필름 패키징들은 이렇게 종이상자에 풀칠로 밀봉되어 있는데, P30은 잘 접혀 넣어진 형태여서 그냥 박스를 열어볼 수 있게 돼 있습니다. Panchromatic(전색감응) 흑백필름이고 감도는 80입니다.


2017년~18년 무렵에 세상에 다시 선보인 흑백필름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Agfa 브랜드로 APX가 다시 발매됐고, Japan Camera Hunter에서 JCH StreetPan, Bergger에서 Pancro 400 이란 필름을 내놨었습니다. 일본 오리엔탈에서도 Seagull 이란 필름을 내놨었네요. 헌데 이들 필름 중에서 발매사가 직접 제조한 완전히 새로운 필름은 또 몇 종 안 됩니다. 일포드나 Adox 계열의 필름들이라는 게 베이스나 유제의 특성을 보면 발견되곤 하죠. 그래서 사실 이 필름도 직접 보기 전에는 혹시나 직접 만들지 않는, 기만적인 제품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살짝 했었습니다. 그리고 직접 열어보았죠.



베이스를 확인하고서야 겨우 믿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새로 만들어진, Ferrania만의 완전히 새로운 필름이다! 라는 것을요.


필름 파트로네에 DX 코딩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감도를 DX로만 인식하는 일부 자동카메라에 사용하면 80의 감도로 사용할 수 없고, 아마도 100으로 촬영될 겁니다.


100으로 촬영해도 문제 없지만, 100의 데이터로 현상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 필름을 100으로 촬영하셨다면 100으로 현상의뢰하거나, 1/3스톱의 노출부족이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해서 약간 노출보정해서 촬영하거나 하면 됩니다. 


저는 빠른 테스트를 위해 리코의 GR1을 이용해서 100으로 촬영하고 XTOL을 이용해서 현상해봤습니다.


Ferrania의 설명으로는 은 성분의 사용량이 매우 많으며 풍부한 계조를 보여줄 거라고 했습니다. 통상 100보다 저감도인 필름들의 특성은 매우 고운 입자와 강한 컨트라스트인데, 그런 특성도 그대로 보이는 듯합니다. 현상된 네거티브는 강렬한 컨트라스트를 보여줬습니다.



그럼에도 암부에서 명부에 이르는 계조는 매우 충실하게 살아 있어서, 실제 활용에 있어서는 깜짝 놀랄만큼의 사진을 보여줍니다. 톤은 매우 클래식하며 입자는 아주 곱고 부드럽습니다. 다음번 롤은 약간 감감해서 현상해보아야겠습니다. 퍼포레이션에는 매우 희미하게 Ferrania와 필름 카운터가 imprint 되어 있습니다. 


샘플 컷 몇 장과 함께 소개를 마칩니다.







Posted by 이루"
사진이야기2018. 2. 23. 23:01

T-grain 이라는 입자모양 제어기술 공법을 사용하는 코닥의 흑백 필름에는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Tmax100(TMX), Tmax400(TMY), 그리고 Tmax3200(TMZ) 가 그 시리즈였었는데, 코닥이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슬라이드필름을 생산 중단하던 그 해에 TMZ도 함께 생산이 중단되어 더는 판매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TMX와 TMY만 생산, 판매되고 있었죠.


2017년 벽두에 '슬라이드를 다시 생산하겠다'고 소리쳤던 코닥이 2018년 2월이 다 지나도록 아직 그 슬라이드필름은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3월에 TMZ를 재발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튼 반가운 일입니다. 한동안 감도 3200의 흑백필름은 일포드의 델타3200밖에 없었는데 어찌됐든 코닥이 이 필름을 재발매해준다니, 좋은 소식입니다. 코닥 알라리스 사이트에도 정보가 떴네요.


http://imaging.kodakalaris.com/professional-photographers/photographers/professional-films


엑타크롬 슬라이드는 대체 언제 내놓을까 더 궁금해집니다. 최소한 '언제 내놓겠다'는 얘기라도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만.





Posted by 이루"
사진이야기2018. 1. 13. 20:45


가 영상으로 코닥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라이브 방송 형식으로 잠시 발표됐습니다.


영상은 코닥이 뛰어든다는 가상화폐 코닥원과 엑타크롬필름, 그리고 수퍼8 필름에 대한 것인데 6분20초분부터 엑타크롬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물론 유창한 미국식 영어이고 자막 같은 건 없군요 ㅠㅠ


암튼 공장이 끝내주더라 뭐가 어떻더라 이런 잡담이 계속 이어지고 우리가 기다리는 '언제 나온다'는 얘기는 ...


영상 보세요... 털썩


https://www.facebook.com/kodak/videos/1419076258214365/




Posted by 이루"
사진이야기2017. 11. 17. 21:39


2017년 1월 벽두를 들썩이게 했던 소식, 코닥이 드디어 전설의 슬라이드필름 엑타크롬을 재발매하기로 했다는 그 소식을 기억하시지요?




가을께에는 발매하겠다고 했었는데 벌써 11월 중순이 되어 겨울이 되었네요.


조금씩 조금씩 냄새는 피워 왔었지만 과연 제대로 된 필름이 발매될지, 된다면 언제 될지 많이 궁금했었는데 코닥의 소셜 네트웍 공식 계정들(인스타그램, 트위터 등등)을 통해 티저를 내놓았네요.



실제로 엑타크롬 필름을 제조하고 테스트하는 공정의 사진들 몇 컷을 올렸습니다. 트위터(https://twitter.com/Kodak/status/931203473475022848)에는 4컷밖에 안 보이지만 인스타그램에는 6컷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8년 초에는 실제로 판매될 수 있을 거라는 기사들이 여기저기에 올라오네요.


http://www.en.finegrain.es/2017/11/ektachrome-is-already-being-tested-and.html


실제로 발매된다면 거의 5년 반만에, 사라졌던 코닥의 슬라이드 필름이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이제는 정확한 날짜는 언제가 될지, 가격은 얼마가 될지가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어쨌든, 다시 코닥의 슬라이드로 찍은 사진을 보게 된다면 감격의 눈물이 나올 것만 같습니다.


#EktachromeIsBack



Posted by 이루"
사진이야기2017. 11. 11. 18:36

'노출계가 없는 디지털카메라' 같은 게 가능할까요?


기계적으로야 가능하겠지만 시장적으로는 불가능하겠죠. '흑백으로만 찍히는 디지털 카메라'가 시장에 나온다고 했을 때만 해도 그게 얼마나 팔리겠나 싶었지만 워낙 많이 안 팔아도 되는 메이커가 비싸게 팔았기에 그래도 꽤 많은 분들이 쓰시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흑백만 찍히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메커니즘을 이용했기에 컬러로 찍어서 흑백으로 만드는 것보다 몇몇 부분에서 더 좋다, 라고 광고했고 그게 어느 정도는 먹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흑백전용 디지털카메라, 라이카 M-Monochrome 

소개기사: http://it.chosun.com/news/article.html?no=2346541&sec_no=


옛날 아주 오래전 필름카메라 시절에는 카메라에 노출계가 없었습니다. 마땅한 사진을 만들기 위해 필름에 노광될 적절한 빛의 양의 측정할 수 있는 장치가 노출계죠. 그렇게 하는 걸 측광이라고 합니다. 폰을 들고 카메라 앱을 돌려서 화면으로 보다가 터치하면 사진이 찍히는데, 이 과정에도 그런 장치들이 다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옛날에는 사진을 찍는다는 게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카메라도 비쌌고, 사진술은 어려운 기술이었죠.


노출계가 없는 카메라는 이 빛의 양을 측정하는 계기가 없는 겁니다. 렌즈의 조리개와 셔터속도만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죠. 노출은 따로 외장 노출계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어쨌든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이 판단합니다. 사진을 많이 찍고 훈련해보면 상황이나 빛, 시간대 등 여러 감각에 의해 '이 정도면 적정할 거야'라는 판단이 가능한데, 이걸 흔히들 '뇌출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놀랍긴 하지만 현재도 노출계가 없는 필름카메라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회용카메라나 토이카메라 같은 단순한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것들이고, 라이카 같은 메이커에서는 전기적 메커니즘을 전혀 배제하고 순수한 기계식으로만 만든 M-A 같은 매우 비싼 카메라를 팔고 있기도 합니다.


노출계가 없는 순 기계식 필름카메라, 라이카 M-A


노출계가 없으면 사진이 어떻게 찍힐지 사람이 판단해야 합니다. 조리개나 셔터속도, 필름의 감도에 따라 주관적으로 빛을 느끼고 그 빛의 세기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고도의 훈련까지 필요한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경험과 감각이 필요합니다. 거기에 더더욱 필요한 건 상상력입니다. '이 정도로 이렇게 찍으면 아마도 사진이 이렇게 나올 거야.'라는 이미지에 대한 상상은 마치 소설을 읽으며 영화보다도 더 선명한 장면을 떠올리게 되는, 그런 것이기도 합니다.


노출계가 있다면 인간은 무조건 기계에 의존하게 되어 있거든요.


노출계가 없는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어떻게 될까요. 분명 뒤에 달린 액정으로 방금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고 아, 마음에 안 드네 다시 찍어야지, 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게 될 겁니다.


그런 면에서 라이카라는 메이커는 실험적 제품을 시장에 실제로 출시하는 꽤 의미있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뒤에 액정모니터가 달려 있지 않은 디지털카메라를 말이죠. 다 찍고 집에 와서 컴퓨터에 꺼내놓아야만 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카메라. 조금은 상상력을 자극할 수는 있겠지만, 시장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합니다. 많이 팔리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할테니까요.


노출계가 없는 디지털카메라이려면 그래서, 액정모니터도 없어야 할 겁니다. 노출계도 없고 액정도 없고, 찍고 나서 집에 와서 꺼내보아야만 하는 디지털카메라.


뇌출계로 자유자재로 사진을 찍는 분들이라면 혹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정도 노출에 실패해도 RAW 가공으로 다 살려낼 수 있는 게 요즘의 디지털 기술이니까요. 아마 사진 인구의 0.001퍼센트는 되지 않을까요? (라이카라면 진짜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척 비싼 값에..)



Posted by 이루"
사진이야기2017. 11. 5. 14:30

공감주제 '조금만 더 당기면 한 컷 더 찍을 수 있을 것 같은데..'





36컷이나 24컷짜리 필름을 사용해보시면 실제로는 몇 컷이 더 찍힙니다. 36컷이라고 표기된 필름은 '최소 36컷 촬영을 보장'의 의미이고 필름을 카메라에 로딩하기 위해 당겨져 밖으로 나오는 부분, 현상할 때 필름의 맨 끝부분에서 당겨져 잘려나가는 부분 등이 있어서 서너 컷 정도 길이 이상의 여유분 길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카운터가 36을 넘어도 한두 컷이 더 찍히기도 하고 어떤 수동카메라에서는 잘 로딩하고 찍고 그러면 40컷이 나오기도 합니다. 자동카메라인 경우도 한두 컷 더 찍히다가 드디어(!) 다 찍었다고 되감기곤 합니다.


그러다 아무튼 36, 혹은 한두 컷을 더 넘어서 37이나 38 정도가 되면 와인더를 당겨도 더 당겨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절반 정도 당겼는데 더는 안 당겨지고 셔터는 아직 장전되지 않았고...


'조금만 더 당기면 한 컷 더 찍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많은 분들 공감하시죠?


실제로 힘을 주어 조금 더 당기면 어떻게 될까요?


[1번 상황]

힘을 주어 조금 더 당기니까, '우드득'하면서 와인더가 조금 더 돌아갑니다. 아 뭔가 조금 불안하죠. 셔터는 장전이 됩니다. 그래서 일단 한 컷 더 찍습니다. 다시 와인더를 돌려봅니다. 다시 뭔가 드득 하는 소리가 납니다. 낌새가 좀 이상합니다. 그래서 그냥 되감기로 합니다.


[2번 상황]

힘을 주어 조금 더 당기려는데... 툭 하고 풀립니다. 셔터는 장전이 되었는데.. 일단 찍을 수도 없고 느낌이 싸아 합니다. 셔터를 릴리즈하고 다시 당겼더니 헛돕니다. 아. 끊어진 겁니다. 망했습니다. ㅠㅠ


[3번 상황]

조금 당기는데 힘이 좀 더 들어가긴 하지만 돌아가는 느낌은 없어도 와인더는 당겨지고 셔터는 장전이 됩니다. 일단 한 컷 더 찍기는 했습니다. 다시 더 돌리려고 하는데 처음부터 안 당겨지기에 필름을 되감습니다.


와인더를 당겨 한 컷씩 장전하는 수동카메라가 아니고 모터와인더나 아니면 배터리를 넣고 쓰는 자동카메라라면 위의 상황들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다 찍으면 자동으로 되감기거나 아니면 일부 기종에 따라서는 처음에 필름을 끼우면 다 반대쪽으로 감겼다가 찍히면서 한 컷씩 필름 파트로네 안으로 감겨 들어가기때문에, 다 찍으면 그냥 뚜껑을 열어 꺼내면 됩니다.


[1번상황]은 필름은 끊어지지 않았는데, 퍼포레이션(필름 양 옆의 구멍들)이 찢어지는 경우입니다. 



많은 카메라들은 와인더로 감을 때 필름을 정확한 간격으로 이송하기 위해서 톱니바퀴에 걸린 구멍의 갯수를 이용합니다. 필름이 실제로 감기는 부분의 회전수를 이용하려면 필름이 감길 때마다 굵기가 굵어지기 때문에 정확히 제어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와인더를 돌리면 정확히 몇 구멍만큼 감겨 이송되고 뒤쪽 스풀에 필름이 감겨들어갑니다. 이 때 무리하게 감으면 톱니바퀴에 물린 필름 퍼포레이션 부분이 찢어지고 실제로 필름은 진행되지 못합니다. 사진을 찍으면, 제대로 필름이 다음 컷으로 이송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마지막 찍었던 컷과 겹쳐버립니다.



요렇게 살짝 찢어지기도 하고


이렇게 한쪽 톱니만 사용하는 카메라일 수도 있고


이렇게 좀 과격하게 찢어지기도 합니다.


위의 세 경우 모두 필름이 제대로 이송되지 못하고 마지막 컷 부분에 겹쳐 촬영된 게 보입니다. 심지어 위의 두 컷은 와인더가 힘없이 헛도는데도 여러 컷을 더 촬영하셔서 새카맣게 다중노출이 됐습니다. ㅠㅠ


물론 사진들은 다 못 쓰게 되었지요... ㅠㅠ


이런 상황을 이해하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상소에서는 대개 저렇게 망쳐진 마지막 컷 부분을 잘라내거나 하면서 작업하게 됩니다. 


위의 좀 과격하게 찢어진 필름 같은 경우 좀 더 심하면 아래처럼 되기도 합니다. 일단 필름이 되감겨 들어가기는 했는데, 현상하기 위해서 다시 꺼내지면서 필름 입구에 걸려 찢어지는 겁니다.


현상과정에서 걸려 아예 찢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필름이 망가지게 되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되죠.


그런데 사실 이 1번 상황은 그래도 운이 좋은 편입니다. 그냥 마지막 컷과 겹쳐진 컷들만 버리게 되고 그 이전까지의 사진들은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2번 상황]은 필름이 끊어진 경우입니다. 실제로 카메라 안에서 필름이 끊어져 현상소나 사진관에 카메라째로 가져가야 하는 경우의 원인들 중 99% 정도는 이렇게 무리해서 한 컷 더 찍으려고 강제로 와인더를 당기기 때문입니다. ㅠㅠ


필름은 뭔가의 물리적인 강제력이 없으면 끊어지지 않습니다. 코닥 필름들은 파트로네 맨 안쪽에서 가운데 기둥에 스티커로 붙어 있고 후지 계열의 필름들은 필름에 구멍을 내어 물려 있습니다. 경험상 그 부분에서 후지보다는 코닥 필름들이 훨씬 더 잘 찢어집니다. 톱니바퀴가 퍼포레이션을 걸고 당기는 힘보다 스풀이 필름을 당기는 힘이 더 세면 끊어지게 되는 거죠. 카메라에 따라 확률이 다르기는 합니다만 퍼포레이션이 찢어지기도, 필름이 끊어지기도 합니다. 필름이 끊어졌다면...


필름이 끊어지면 그 필름을 어떻게든 꺼내지 않으면 다음 필름을 로딩해서 촬영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밝은 곳에서 그냥 뚜껑을 열고 꺼내면 필름에 빛이 들어가 찍은 사진들을 다 못 쓰게 되기 때문에 보통은 카메라째로 현상소에 가져가 꺼내달라고들 하십니다. 그 때까지 카메라를 못 쓰게 되는 건데요. ㅠㅠ


중요한 행사라도 촬영하러 갔는데 마지막에서 한 컷 더 찍으려고 당겼다가 필름이 끊어졌다면..


해외여행이라도 갔는데 한 컷 더 찍으려고 당겼다가 끊어졌다면....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암백 같은 장비 하나는 구비하시면 좋습니다. 필름을 판매하는 쇼핑몰 같은 곳에서 암백도 같이 판매하곤 하는데, 가격은 비싸지 않습니다. 필름을 구입하셨을 때 반투명 말고 완전한 검정색의 플라스틱 통을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암백에 카메라를 넣고 필름을 꺼낸 다음 검정 플라스틱 통에 감아넣고 뚜껑을 닫은 후 혹시라도 잘못 열릴 수 있으니 테이프로 밀봉하신 다음 '끊어진 필름이 들어있으니 암백에서 작업해주세요'라고 메모를 붙여 현상소에 가져가시면 안전합니다. 검은 필름통은 하나쯤은 비상용으로 준비해두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암백이 없으시다면...


이불속 같은 곳에서는 약한 빛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안되고, 화장실 같은 곳에 들어가 불을 끄고 작업하시면 됩니다. 화장실 안 조명이 형광등이라면 불을 꺼도 잔광이 잠시동안 남아 있으므로 재킷이나 불투명한 보자기 같은 것으로 싸거나 넣어 작업하시면 좋습니다. LED 조명이나 할로겐 같은 종류라면 불 끄고 바로 작업해도 됩니다. 문틈으로 빛이 새어들어올 수 있으므로 바깥의 불도 끄시는 게 안전합니다. 간혹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이는 빨간색 암등은 종이에 사진을 뽑는 '인화'작업용입니다. 필름을 작업할 때는 절대 암흑이어야 합니다. 빨간 등 켜시면 필름에 빨간 빛이 먹게 되죠. ㅠㅠ


필름이 끊어졌을 때 일부 카메라들은 필름을 꺼내기도 참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라이카 카메라를 쓰시는 분들은 마지막 컷 이후에 무리해서 더 당기지 마세요. 꽃잎처럼 펼쳐진 스풀에 단단히 감긴 필름을 꺼내는 건 매우매우매우 어렵습니다.


[3번 상황]은 그나마 가장 나은 경우입니다. 일정 세기 이상으로 돌리면 와인더와 스풀, 톱니바퀴가 헛돌게 설계되어 있는 몇몇 드문 카메라의 경우죠. 물론 그렇다고 해도 실제로 필름이 이송되지는 않았기때문에 마지막 컷들은 겹치게 됩니다. 더 찍으시면 계속 겹쳐 위의 사진들처럼 새카맣게 다중촬영이 되고 맙니다. ㅠㅠ




1번이든 2번이든 3번이든, 마지막 부분에서 욕심을 내어 한 컷 더 찍으려고 무리해서 당기면 어쨌든 불상사가 발생하게 됩니다.


'조금만 더 당기면 한 컷 더 찍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싶지만, 그냥 거기에서 되감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참, 되감을 때는 카메라 바닥의 버튼을 누르고 감는 거 잊지 않으셨지요? 그거 안 누르고 힘으로 막 되감는 분들도 아주 간혹 계시긴 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됩니다. ㅠㅠ



어찌어찌 현상까지는 됐지만 아마 어떤 업소에서도 스캔하기 어렵다고 할지 모릅니다. 스캐너가 저 찢어진 부분을 물고 들어가야 하는데 말입니다. ㅠㅠ 요즘은 스캔하지 못하면 종이사진으로 인화도 못하지요. 자가로 스캔하시는 분들도 이런 필름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ㅠㅠ


카메라와 필름, 무리해서 힘으로 다루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포스팅을 마칩니다.



Posted by 이루"
사진이야기2017. 10. 11. 23:20

니콘에서 D850을 출시하면서 예전 쿨픽스 시리즈에나 들어 있었던 필름카피 모드를 넣었습니다. 이 기능을 쓰기 위해서는 ES-2 라는 전용의 필름 카피 어댑터를 써야 된다고 나와 있지만 사실 그건 필름을 접사촬영하기 위한 60mm 마이크로 렌즈에 끼울 수 있는 35mm 필름 전용의 홀더일 뿐입니다.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필름카피는 해볼 수 있다는 얘기죠.


D850이 출시되고 약 한 달여가 지나는 것 같은데 니콘 코리아에서는 ES-2를 수입해서 판매할 계획은 아직 정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의 유명 쇼핑몰인 B&H 에서는 140불 정도에 판매하고 있는데 여기도 아직은 preorder 수준입니다. 


https://www.bhphotovideo.com/c/product/1357884-REG/nikon_27192_es_2_film_digitalizing_adapet.html


그리고 필름 홀더는 36불에 별도 구매해야 하는군요. 이 구성만 2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갑니다. 으으음.....


아무튼, 꼭 저게 있어야만 쓸 수 있는 기능은 아닙니다. 1:1 접사가 가능한 렌즈, 그리고 적당한 거리에 초점을 맞춰 필름의 이미지를 꽉 차게 촬영할 수 있는 경통, 그리고 뒤에서 빛을 비춰주는 광원이 있으면 되는 거죠.


앞선 글 http://irooo.tistory.com/55 에서도 소개한 바 있지만 자작해서 만들어도 됩니다. 광원이 있어서 비춰주는 필름을 촬영할 수 있으면 되거든요.


D850을 빌리거나 하지는 못했지만 사용해 본 사용자의 동영상과 약간의 정보가 떴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위 동영상에서는 ES-2가 아닌 구형 ES-1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필름이 화면에 꽉 차게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대강 찍어만 봤네요. 주위로 흰색 여백 부분이 있어 더 정확한 노출이나 색상이 잡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마 자기 물건이 아니라 데모용 제품을 잠시 써볼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이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여튼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은 더 실망스럽기는 합니다. 찰칵 한 번에 4천5백만화소로 필름을 스캔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나.. 대량은 아니더라도 선택한 이미지들을 고품질로 작업해야 하는 경우 꽤 괜찮은 대안일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필름 디지타이즈 모드를 사용할 때에는 몇 가지 제약이 있다고 합니다.


1. 이 모드에서는 플래시 사용이 안 된다고 합니다.

2. 이 모드에서는 조리개 우선 모드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3. RAW로는 저장할 수 없다고 합니다.

4. 색상이나 톤이나 다른 건 전혀 건드릴 수 없고, 상하 5단계로 노출만 조정할 수 있습니다.

5. 셔터속도를 조절하려면 ISO를 바꿔야 한다네요.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혹은 아니면 옛날 그 카메라들에 있었던 기능을 D850용으로 일단 적용만 시켜서 내놓은 것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소프트웨어일 뿐이므로 개선될 여지는 있겠죠. 


동영상에서는 뭔가 엄청 흐리고 화질도 열악해보입니다만 실제 결과물은 그 정도까지는 아닌 듯합니다. Flickr 에서도 D850을 검색해보면 디지털로 촬영된 것들 이외에 필름을 스캔해서 포스팅한 이미지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동영상에서 보는 정도로 엉망까지는 아닌 듯합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의 Petr Fpl Odehnal 이라는 분이 D850과 니콘의 필름 전용 스캐너들 중 최상위 기종이랄 수 있는 9000ED와 비교테스트한 이미지 두 개가 공개되어 있더군요.


하나는 http://www.fpl.cz/tst/850neg1.jpg 이고 하나는 http://www.fpl.cz/tst/850neg2.jpg 입니다.



위는 D850, 아래는 9000ED로 작업된 것이고 왼쪽은 카메라나 스캐너에서 나온 그대로, 오른쪽은 Petr님이 보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클릭해보시면 크게 보실 수 있는데, 보시는 것처럼 D850은 먼지제거가 되지 않고, 진하고 선명해보이기는 하지만 컨트라스트가 강해보입니다. 그래서 언뜻 보기에 오른쪽 위의 이미지가 매우 좋아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오른쪽 아래의 9000ED 결과물이 암부나 명부 계조도 더 좋고 디테일도 더 잘 살아있으며 선명도도 더 좋네요. D850에서 뭔가를 조정해볼 수 있는 건 사용할 수 있는 렌즈, 그리고 조리개뿐이므로 암부나 명부를 어떻게 조절해보기는 불가능합니다. 9000ED 에서는 매우 세밀한 스캔 파라미터 조작이 가능하죠... ㅠㅠ

한 장 더 공개되어 있어 보겠습니다.



왼쪽 위는 D850으로 촬영한 그대로, 오른쪽은 그것들 보정한 것, 그리고 오른쪽 아래는 필름카피 모드가 아니라 그대로 촬영모드를 이용해서 RAW로 촬영한 다음 (아마도) 포토샵 등을 통해 색을 잡아본 것, 그리고 오른쪽 아래는 9000ED에서의 결과물입니다. 그러니까 왼쪽 위와 오른쪽 아래의 결과물이 사실은 서로 비교대상이겠죠.


뭐랄까...


컬러네거티브 필름은 현재의 상태로서는 조금은 얻을 수 있는 이미지의 화소수에 비해 결과물의 품질은 실용적이지 못하다, 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플리커 등에서 보이는 슬라이드필름을 카피한 이미지 등은 꽤 좋아보입니다. 흑백도 꽤 좋지 않을까.. 그렇게는 생각합니다.


슬라이드나 흑백은 다른 곳에서 정보를 얻거나 아니면 직접 테스트해볼 기회가 있다면 또 올려보겠습니다.



Posted by 이루"
사진이야기2017. 10. 6. 11:35

여러 해 전에도 이런 지도에 업소 위치들을 표시한 지도를 만들었었는데 그 사이 또 많은 업소들이 사라지고 생기고 옮기고...


예전 버전에는 커피전문점이나 카페 위치까지 표시했었는데 이제는 너무 많아져서 그러기는 어려웠습니다. 필름의 현상과 스캔, 인화 및 디지털 인화 등의 작업을 하는 현상소들은 빨간색, 카메라나 사진장비의 판매 유통 및 필름과 기자재 판매점, 카메라 및 장비 수리점 등은 파란색, 사진액자 전문점들은 녹색으로 표시해보았습니다.


충무로 지역을 사진과 관련된 목적으로 방문하실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연락처나 상세한 주소 및 기타의 정보들은 아마 검색창에 해당 이름을 쳐보시면 금방 알아내실 수 있을 겁니다.


지도가 커서 그냥은 잘 안 보이실테고 클릭해서 원본을 저장하시면 됩니다.


<2017년 10월 충무로지역 사진 관련 업소 현황 및 배치도>




Posted by 이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