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2011.02.27 10:27
이 나라의 인터넷 사용환경이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위주로 짜여진 것은 90년대 말 2천년대 초의 IT 벤처붐, 그리고 김대중 정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시의 신용카드 사용 장려책이나 '신지식인'과 같은 정책은 '인터넷'과 'IT', 닷컴만 외치면 거의 무작정 투자금이 쏟아져들어오던 묻지마 벤처환경과 맞물려 빨리빨리 결과물을 내놓으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IE의 증폭현상을 만들어냈다.

물론 당시의 웹 브라우저 시장점유율이 90%가 넘었던 IE에 비해 넷스케이프나 오페라와 같은 브라우저들은 그야말로 '쓸 이유가 없었던' 탓이기도 했다. 거기에 웹표준을 벗어나더라도 개발자들에게 너무나도 편리했던 IE 전용 태그와 스크립트들, 그리고 막강(!)한 ActiveX까지.

결국 '인터넷 어쩌구'라는 이름이 붙은 거의 모든 솔루션이나 패키지, 소프트웨어나 사이트들은 IE에서'만' 원활이 동작하면 되었다. 심지어 유수의 포털사업자들도 자신들의 포털사이트를 제작할 때 멀티플랫폼과 같은 호환성이나 범용성보다는, 얼마나 화려하고 얼마나 더 첨단이고, 남들이 지원하지 못하는 특수하고 뾰족한 기능들을 선보일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지곤 했다.

결국 공인인증체계를 비롯하여 인터넷 뱅킹, 전자결제시스템, 보안솔루션을 비롯한 거의 모든 체계들이 'IE에서만 동작하면OK'가 되어버렸고..

이런 IE 편향의 부작용은 몇 년이 지나서야 지적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어쨌든, 'IE only' 기반의 웹 트레이딩은 10년 정도의 기간동안 큰 저항 없이 잘 이용되어 왔다. 파이어폭스나 크롬과 같은 브라우저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였지만, 사람들은 쇼핑할 때만 IE를 띄운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웹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2010년의 스마트폰 열풍은 IE와 액티브X의 입지를 더욱 좁혔다. 이제는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PC와 윈도우에서만 동작하는 뱅킹시스템이나 보안솔루션의 폐해를 지적하기 시작했다.

nProtect나 시큐어xxx라든가 하는 등등의 키보드 보안솔루션, 해킹방지 시스템 등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살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 그래서 뭐랄까, 아무도 책임지지는 않을 음모론 하나를 끄적여보기로 한다.


프로그래밍과 보안솔루션에 대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파고들었던 그레이 군, 목표는 '엠프로젝트'로 유명한 솔루션기업에 입사하는 것. 드디어 서류와 면접이 통과하고 바늘구멍을 통과한 낙타가 된다. 하루하루 그의 실력을 인정받아 드디어 엠프로젝트의 코어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팀원이 되는데.

그레이군의 고민은 팀내에서 교차로 검증하는 코드나 보안기능들의 틈새로 자신만의 코드를 어떻게 몰래 감쪽같이 감추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을 성공하기만 한다면 국내의 거의 모든 은행과 금융기관에 저항없이 배포되는 엠프로젝트에 내 지령으로 움직이는 로봇을 심을 수 있을 것.

이런저런 시도 끝에, 그리고 팀장님의 인증비번까지 알아내는데 성공한 그레이군.. 자신만의 코드를 준비하기 시작. 목표는 모 대기업의 공인인증서와 뱅킹 비밀번호, 계좌번호 빼내기. 많이 필요하지는 않다. 그저 자금력이 충분한, 그리고 계좌를 통해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해도 소문내지 않을 정도. 1차 뱅킹은 그렇게 하고, 2차때는 30대 재벌들 모두를 털 계획이다. 푼돈밖에 없는 서민들의 계좌는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

그렇게해서 드디어 그레이군은 자신의 코드를 전국의 pc에 까는데 성공했다. 엠프로젝트는 역시 훌륭하다. 아무런 저항도 방비도 없이, 그대로 다 깔렸다. 이게 당신들의 뱅킹을 철저히 지켜줄 거라고 믿고 있겠지.

그레이군은 1차로 두 거대기업의 계좌에서 소소한 자금을 꺼냈다. 소소하지만 충분한 금액이다. 미리 가명과 차명으로 계약해둔 외국의 부동산과 휴양지에 자금을 송금한다. 그리고 다음날, 미리 끊어둔 비행기표를 이용해서 출국한다. 회사 무단결근따위? 그리고 잠적한다. 다음날은 30대 재벌들의 계좌에서 드디어 거액을 꺼냈다. 그리고 순식간에 해외의 계좌들을 이용해서 자금세탁. 그레이군은 절대로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계획이다.

쉬쉬하던 이 사건은 한 달쯤이 지난 후에야 겨우 언론에 밝혀지기 시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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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음모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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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