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서 가장 잘한 일 중의 하나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겁니다.


2008년 10월의 어느 날 문득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x션에서 7만6천원짜리 접이식 미니벨로를 주문했습니다. 20인치 바퀴에 7단 변속이 되는 말하자면 최저가의 중국산 자전거였죠. 


다음날 자전거가 사무실로 배달됐고, 타이어에서는 고무냄새가 났습니다. 그 날 저녁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퇴근했습니다.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는 광화문-독립문-무악재를 넘는 코스를 거의 99퍼센트 인도를 타고 갔습니다. 집에까지 가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렸고, 정동 언덕은 타고 넘었지만 무악재는 끌고 넘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 했고, 그날 저녁은 근육통으로 끙끙거리며 잠을 잤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다시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감행했죠.


이렇게 생긴 자전거였더랬습니다. 정확히 같은 모델은 아니지만 대략 이 정도..


 처음으로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끙끙거리며 무악재를 넘은 건 이로부터 2주 뒤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저질체력에 운동부족이었던 거죠.


이걸 한 달 반쯤 타다가 부족함을 느껴 집에 있던 프로코렉스 24인치 풀서스펜션 자전거로 바꿔 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아들 타라고 구했던 건데 안 타고 아파트 자전거 주차장에 세워만 뒀던 거죠. 하지만 바퀴가 커서 훨씬 더 탈만했습니다. 문제는 무려 18키로그램이나 나가는 무게..


이것과 비슷한 풀서스펜션 모델이지만 접이식은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훨씬 좋은 주행성능으로 잘 다녔습니다. 이걸로 또 두 달쯤.


그러다가 직원이 타고 다니던 MTB인 개리피셔 와후를 인수했고 26인치 바퀴에 그래도 제대로 된 자전거여서 훨씬 잘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기어도 앞3단에 뒤8단인 알리비오 24단.. 문제는 사이즈였는데, 키가 작은 저에게는 매우매우 큰 프레임이었습니다. 하지만 뭐 아주 잘 타고 다녔는데요, 다리에 힘이 붙으니 도전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남산을 처음 무정차로 오른 게 이 자전거로였습니다. 



남산타워 앞에서의 인증샷. 그때는 아직 자전거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편의점 앞 이후로는 자전거 통행금지가 됐죠.


이러다가 몸에 맞는 자전거를 타보고 싶어서 프레임을 바꾸게 됩니다. 엘파마 맥스 14인치.. 다른 부품들은 그대로 이식해서 탔습니다.


(이렇게 멋지게 생기지는 않았었습니다만 암튼 이런 식의 비주얼이었습니다)


처음 이걸로 바꾸고 신나서 중랑천-한강을 돌아 50키로쯤 달렸던 기억이 나네요.


이러다가, 로드바이크로 바꿔타고 싶은 마음에 고르고 골라 트렉1.2를 구입합니다. 소라급의 알미늄프레임.. 트렉의 가장 아랫등급이었지만, 많이 아끼고 가꿔가며 2년 반을 탔습니다.


주로 마빅의 알루 바퀴들을 써보게 됐는데 악시움 - 이큅 - 엘리트 - 시리움SL까지 이 때 다 써보았죠.

나중에는 구동계도 당시 새로 나왔던 티아그라 10단으로 바꿔서 타보게 됩니다.


자전거 동호회에서 여러 라이딩을 다른 분들과 함께 하기도 했고..


그러다가 2년 반만인 2011년에,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풀카본 자전거로 업그레이드하게 됩니다.


트리곤 다크니스.. 그리고 구동계는 왠지 11단이 써보고 싶어서 캄파 아테나를 선택합니다. 아마도 트리곤 다크니스에 아테나로 출고된 건 거의 제가 유일하지 않았을까.. 빨간 후드에 빨간 케이블링으로 액센트를 준, 레드라벨인가 그랬었습니다. 아쉽게도 사진이 남아있지는 않고, 그 프레임의 사진만 남아있네요.




처음 기변하고 자전거를 샵에서 인수받아 타고 집으로 오는데 어찌나 경쾌하던지..


하지만 이 자전거는 고작 한 달 반만에 도로에서 자동차와 부딪히는 사고를 당해 비운에 사라지게 됩니다. 이 때 저는 쇄골이 부러져 병원에 3주를 입원했었고, 사고 보상으로 다른 자전거로 바꾸게 됩니다.


데로사 머락.


트리곤때부터 사용한 빨간 후드를 포인트로 계속 썼습니다.



처음엔 트리곤의 아테나를 그대로 이식했다가 차츰 슈퍼레코드로, 바퀴도 엔비와 AX라이트니스 등으로 업글해나갔죠.


가장 왕성하게 자전거를 탔던 시절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4년에는 이 자전거로 연간 만키로 주행도 했었고..


4년여를 잘 타다가, 이젠 끝판왕을 만나야겠다 싶어 프로토스로 기변하게 됩니다. 2015년.



이 자전거는 현재도 타고 있고, 이외에 브롬톤 한 대를 추가로 구입해서 같이 타고 있습니다.



심장이 터지도록 침흘려가며 타는 것도 좋았지만 이젠 나이도 들고 해서(ㅠㅠ) 샤방샤방 타는 것도 좋아지더라구요.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는 브롬톤을 타고 출퇴근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2008년 10월 26일이 처음 자전거로 출퇴근을 시작한 날이라 26일이 만 10주년이지만 그 날이 하필 10.26이랑 겹치는 터라 약간 시끌하기도 해서 25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자출 10주년...


무엇보다도 내게 건강과 자신감을 주고 어려운 시절을 잘 극복해낼 수 있도록 힘을 준 자전거.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고 안전하고 즐겁게 출퇴근하겠습니다.



Posted by 이루"

2018년 10월16일, 급작스럽게 코닥의 새 슬라이드필름 엑타크롬 E100이 국내시장에 출시됐습니다.

아마도 미국 등에서 출시된 필름을 직구하신 분들이 직배 혹은 배대지 등을 통해 받으신 날짜와 거의 같거나 혹은 더 빠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충무로 등지의 오프라인 기자재샵 뿐만아니라 온라인 쇼핑몰 등에도 일제히 공급되어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국내 판매가격은 롤당 18,500원. 국내 판매 가격에 대해서는 많은 기대를 했었습니다만 경쟁제품인 후지필름의 벨비아보다 조금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되었네요. 


미국내에서 판매되는 엑타크롬의 평균 가격이 B&H 등에서 12.99불인데, 환율 1130원을 고려했을 때 실제 신용카드 등으로 구입하는 전신환은 1140원 정도이므로 롤당 14,800원 정도의 가격이어서 표면적으로는 약 3,700원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만 미국에서 직구하는 경우 배송비 포함 200불까지가 관부가세 면세한도여서 대략 13롤 정도까지가 한번에 구매할 수 있는 최대수량이고 여기에 배송비 십여불이 추가되는 것으로 생각하면 롤당 1불여가 더 붙습니다. 이렇게 애매하게 계산해보면 직구하더라도 롤당 16,000원 정도의 비용이 들게 되고 그 차이는 매우 애매한 정도가 됩니다. 열롤 정도를 구매하신다면 그래도 직구가 총 2만여원 정도 저렴하고, 몇 롤씩 구매해서 사용하신다면 국내 구매가 유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필름공구에서는 롤당 18,500원으로 판매(구매링크)를 시작했습니다만 오프라인이나 오픈마켓, 혹은 다른 판매처 등에서는 더 저렴하게 판매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당장 충무로에 나가셔도 구입이 가능합니다.



역사적인 엑타크롬 슬라이드의 재발매를 기념하기 위해 포토마루에서는 현상스캔 할인행사를 6개월간 진행합니다. (현상스캔 50%할인)


코닥의 공식 제품설명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제품설명


- 입자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세밀한 확대 

- 화이트 컬러를 더욱 밝은 화이트 컬러로 재현 

- 코닥의 전설적인 자연스러운 피부톤 및 정확한 색상재현

- 입자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초미립자의 T-Grain 유제 공법을 채택. 

- 색상 재현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특정 이미지층의 채도를 향상.

- 향상된 유제 감광기술로 화이트 컬러는 더욱 하얗게 표현, 명암은 뚜렷하게 재현.


실제 베타테스트에서는 과거에 판매되었다가 단종된 E100VS와 E100G의 중간 정도가 아닌가 하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제 실제 촬영하신 분들의 후기가 곧 여기저기에서 보일 듯합니다.


E100이어서 오해가 있으실 수 있는데요, 이번에 발매된 Ektachrome E100 필름(정확히는 E100D)은 2017년 이후 새로 개발되어 판매되는 것이며 오래전에 발매되었던  Ektachrome E100의 재발매, 혹은 재생산이 아닙니다. 특히 포트라나 엑타 컬러네거티브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디지털 시대를 위한 스캔 후의 이미지 활용을 위한 특성을 설계시에 고려했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Posted by 이루"

코닥 알라리스는 9월25일의 프레스릴리즈와 Kodak, Kodak Professional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 등의 계정을 통해 엑타크롬 E100의 shipping을 다음 주 초부터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BoJW11glJYU/?taken-by=kodakprofessional



2017년 벽두에 슬라이드필름을 재발매하겠다고 발표한 지 어언 22개월이 지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름사진 시대의 조촐하지만 화려한 부활을 선언하는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2012년 마지막까지 공급되었던 E100G와 E100VS를 그리워하고 계셨지만 E100은 지금까지 배포된 베타테스트 샘플로 볼 때 그 중간 정도의 Saturation을 갖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Ektar와 Portra에서 본 것처럼 스캔 후의 디지털 처리에 더욱 중점을 둔 색재현, 그리고 grain과 sharpness에 치중한 결과물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필름을 스캔한 뒤 adjust를 통해 과거의 E100VS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35mm 포맷으로 우선 공급되며 Super8 포맷은 10월1일, 16mm는 연말이라고 합니다. 중형 포맷으로도 얼른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가격은 아마도 경쟁제품들(후지필름의 벨비아)을 충분히 의식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소소하게 이런저런 행사들이 준비중입니다. 기대하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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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정보 업데이트:


미국 내의 몇몇 판매 사이트들이 E100을 진열하고 가격을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유명한 뉴욕의 B&H나 Adorama는 휴일이라 아직이고 LA의 Freestyle Photo가 12.99불에 띄웠네요. 실제 출고는 10월16일이라고 합니다. 이밖에는 몇몇 사이트에서 최저가가 11불까지도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그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 같습니다. 미국내에서도 경쟁제품인 후지필름의 벨비아50이 15불선, 프로비아100F가 13불선이므로 11~12불선의 가격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국내에서 벨비아50이 18000원~2만원선, 프로비아는 그것보다 조금 저렴한 선이니까, E100은 아마도 롤당 15000원 내외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Posted by 이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