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16일, 급작스럽게 코닥의 새 슬라이드필름 엑타크롬 E100이 국내시장에 출시됐습니다.

아마도 미국 등에서 출시된 필름을 직구하신 분들이 직배 혹은 배대지 등을 통해 받으신 날짜와 거의 같거나 혹은 더 빠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충무로 등지의 오프라인 기자재샵 뿐만아니라 온라인 쇼핑몰 등에도 일제히 공급되어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국내 판매가격은 롤당 18,500원. 국내 판매 가격에 대해서는 많은 기대를 했었습니다만 경쟁제품인 후지필름의 벨비아보다 조금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되었네요. 


미국내에서 판매되는 엑타크롬의 평균 가격이 B&H 등에서 12.99불인데, 환율 1130원을 고려했을 때 실제 신용카드 등으로 구입하는 전신환은 1140원 정도이므로 롤당 14,800원 정도의 가격이어서 표면적으로는 약 3,700원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만 미국에서 직구하는 경우 배송비 포함 200불까지가 관부가세 면세한도여서 대략 13롤 정도까지가 한번에 구매할 수 있는 최대수량이고 여기에 배송비 십여불이 추가되는 것으로 생각하면 롤당 1불여가 더 붙습니다. 이렇게 애매하게 계산해보면 직구하더라도 롤당 16,000원 정도의 비용이 들게 되고 그 차이는 매우 애매한 정도가 됩니다. 열롤 정도를 구매하신다면 그래도 직구가 총 2만여원 정도 저렴하고, 몇 롤씩 구매해서 사용하신다면 국내 구매가 유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필름공구에서는 롤당 18,500원으로 판매(구매링크)를 시작했습니다만 오프라인이나 오픈마켓, 혹은 다른 판매처 등에서는 더 저렴하게 판매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당장 충무로에 나가셔도 구입이 가능합니다.



역사적인 엑타크롬 슬라이드의 재발매를 기념하기 위해 포토마루에서는 현상스캔 할인행사를 6개월간 진행합니다. (현상스캔 50%할인)


코닥의 공식 제품설명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제품설명


- 입자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세밀한 확대 

- 화이트 컬러를 더욱 밝은 화이트 컬러로 재현 

- 코닥의 전설적인 자연스러운 피부톤 및 정확한 색상재현

- 입자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초미립자의 T-Grain 유제 공법을 채택. 

- 색상 재현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특정 이미지층의 채도를 향상.

- 향상된 유제 감광기술로 화이트 컬러는 더욱 하얗게 표현, 명암은 뚜렷하게 재현.


실제 베타테스트에서는 과거에 판매되었다가 단종된 E100VS와 E100G의 중간 정도가 아닌가 하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제 실제 촬영하신 분들의 후기가 곧 여기저기에서 보일 듯합니다.


E100이어서 오해가 있으실 수 있는데요, 이번에 발매된 Ektachrome E100 필름(정확히는 E100D)은 2017년 이후 새로 개발되어 판매되는 것이며 오래전에 발매되었던  Ektachrome E100의 재발매, 혹은 재생산이 아닙니다. 특히 포트라나 엑타 컬러네거티브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디지털 시대를 위한 스캔 후의 이미지 활용을 위한 특성을 설계시에 고려했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Posted by 이루"

코닥 알라리스는 9월25일의 프레스릴리즈와 Kodak, Kodak Professional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 등의 계정을 통해 엑타크롬 E100의 shipping을 다음 주 초부터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BoJW11glJYU/?taken-by=kodakprofessional



2017년 벽두에 슬라이드필름을 재발매하겠다고 발표한 지 어언 22개월이 지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름사진 시대의 조촐하지만 화려한 부활을 선언하는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2012년 마지막까지 공급되었던 E100G와 E100VS를 그리워하고 계셨지만 E100은 지금까지 배포된 베타테스트 샘플로 볼 때 그 중간 정도의 Saturation을 갖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Ektar와 Portra에서 본 것처럼 스캔 후의 디지털 처리에 더욱 중점을 둔 색재현, 그리고 grain과 sharpness에 치중한 결과물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필름을 스캔한 뒤 adjust를 통해 과거의 E100VS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35mm 포맷으로 우선 공급되며 Super8 포맷은 10월1일, 16mm는 연말이라고 합니다. 중형 포맷으로도 얼른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가격은 아마도 경쟁제품들(후지필름의 벨비아)을 충분히 의식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소소하게 이런저런 행사들이 준비중입니다. 기대하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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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정보 업데이트:


미국 내의 몇몇 판매 사이트들이 E100을 진열하고 가격을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유명한 뉴욕의 B&H나 Adorama는 휴일이라 아직이고 LA의 Freestyle Photo가 12.99불에 띄웠네요. 실제 출고는 10월16일이라고 합니다. 이밖에는 몇몇 사이트에서 최저가가 11불까지도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그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 같습니다. 미국내에서도 경쟁제품인 후지필름의 벨비아50이 15불선, 프로비아100F가 13불선이므로 11~12불선의 가격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국내에서 벨비아50이 18000원~2만원선, 프로비아는 그것보다 조금 저렴한 선이니까, E100은 아마도 롤당 15000원 내외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Posted by 이루"

'해상도'(resolution)는 꽤 오래된 해묵은 떡밥입니다. 보통 DPI(Dot Per Inch)라는 약어로 많이들 얘기하는데, 디지털사진은 물론 필름사진에서도 이 부분은 많은 분들이 아주 잘 알고 계시지만 또 많이들 모르고 계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필름사진의 시대가 대략 2000년대 초에 거의 끝났었던 것 같았는데, 시간이 흐르니 레트로의 물결을 타고 다시 조금씩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필름으로 사진을 찍으면 옛날에는 종이에 인화해서 뽑아야 비로소 사진으로 완성됐었지만, 디지털 시대 이후로는 스캔해서 이미지로 만들어야 어딘가에든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금 길고 지루한 숫자놀음에 관한 이야기를 쓰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번씩 읽어봐주시면 필름으로 사진을 찍고 즐기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DPI의 유래


이것은 프린터 회사가 만들어낸 말입니다. 아주 옛날에는 붓이나 펜으로 글씨를 써야 했지만 활자가 발명된 이후로 인쇄가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인쇄는 많은 양의 똑같은 책을 만들기에는 적합했지만 적은 부수의 다양한 인쇄물을 만드는 데에는 좋지 않았죠. 한편으로는 붓이나 펜을 대체할 기계인 타자기가 발명되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기계에 활자를 박아 하나씩 찍을 수 있게 만든 것이죠. 타자기는 초기의 컴퓨터와 연결되어 문서를 자동으로 종이로 출력해서 하드카피를 만들어주는 데에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알파벳을 넘어 다양한 문자나 기호, 특수문자나 다른 언어와 같은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에 매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게 바로 여러개의 점으로 글자를 구성하는 도트매트릭스(dot matrix)방식의 인쇄였습니다. 초기에는 8개 혹은 9개의 핀을 일렬로 세워 지나가면서 점을 찍어 글자를 만들어냈습니다. 지금도 프린터로 유명한 엡손같은 회사에서 만들어 팔았습니다. 이 방식은 헤드가 좌우로 지나가면서 종이 앞에 대어진 먹지에 가느다란 핀들이 충격을 가하면 글자가 점점이 새겨지는데, 그러기 위해 핀들이 계속 부딪혀야 해서 찌익~ 찍찍 찌이이익~ 하는 소음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까지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여러장 겹쳐진 명세표를 인쇄하던 그 방식이었죠.



9핀 도트매트릭스로 인쇄된 글자들의 모양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가느다란 핀들을 촘촘히 배치해서 더 세밀한 글자를 인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도트매트릭스 방식으로는 24핀 정도까지 실용화돼서 널리 사용됐습니다. 사실, 48핀이나 72핀 같은 더 세밀하고 우수한 방식으로 발전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지 못한 이유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방식이 출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레이저와 잉크분사 방식이었죠.


비슷한 시대에 사무실에 등장한 혁명적 기기가 바로 복사기였습니다. 문서를 유리판 위에 올려놓고 버튼을 누르면 빛이 좌에서 우로 한번 왔다가고 똑같은 문서가 종이에 인쇄되어 나왔습니다. 이전에는 같은 문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크스크린 류를 이용한 등사나 혹은 손으로 베끼는 필사와 같은 방법 외에는 답이 없었죠. 이 복사기는 원본 문서에 빛을 반사시키고 그 빛이 복사할 종이에 비춰지면 글자나 그림의 모양대로 부분부분 뜨거워진 종이에 미세한 입자의 토너를 흘려 순간적으로 녹여 붙이는 메커니즘이었습니다. 


레이저 프린터는 원고에 빛을 반사시켜 노광하는 대신 아예 종이에 레이저를 쏘아 같은 효과를 얻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잉크분사식은 도트매트릭스와 같은 방식이지만 핀이 종이를 때리는 게 아니라 미세한 잉크방울들이 튀어나가 종이에 떨어지는 거였죠.


이런 방식을 처음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게 HP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프린터에 각각 레이저젯(Laserjet)과 잉크젯(Inkjet)이라는 상표를 부여합니다. 여기에서 만들어진 '잉크젯'은 마치 봉고차, 프렌치프라이, 바바리코트, 포크레인과 같이 상표가 일반명사화한 채 '잉크를 분사하는 프린팅 방식'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래도 잉크방울분사식인쇄 - pigment print - 를 정확히 쓰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DPI의 개념은 이 프린터 메커니즘의 발달과 함께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점을 찍어 글자를 구성하기 때문에 점이 정밀하고 작고 촘촘할수록 더 세밀하고 미려한 글자나 그림을 인쇄할 수 있었거든요. 1인치에 몇 개의 점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인가 하는 게 바로 인치당 도트갯수(dot per inch)의 개념이었습니다. 8핀 혹은 9핀 프린터는 60 혹은 72dpi 수준이었습니다. 1인치에 72개의 점을 찍을 수 있는 크기의 점들을 사용한 거죠. 24핀 프린터는 8핀에 비해 세 배 조밀했으므로 60 x 3 = 180 dpi 수준이었습니다.



왼쪽(8핀) 오른쪽(24핀)의 글자모양 차이


이 시점에서 레이저와 잉크를 이용한 인쇄장비가 등장했는데, 이 장비들은 핀이 종이를 때려야 하지 않았으므로 매우 조용했습니다. 또 무려 300 dpi를 구현했죠. 레이저 방식의 장비들은 빠르고 품질이 우수했지만 가격이 비쌌으므로 개인보다는 주로 사무용으로, 잉크 장비들은 조금 느렸지만 크기가 작고 저렴했으므로 개인용 프린터로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면서 기존 도트매트릭스 핀프린터들을 대체했습니다.


HP는 300dpi에서 시작했고, 엡손은 기존의 도트매트릭스 프린터들이 180dpi였던 것을 발전시키면서 360dpi로 출발합니다. 그래서 다음 세대의 더 정교한 프린터들이 HP는 600dpi, 엡손은 720dpi로 나오게 된 것이고 그 이후로도 1200/1440dpi와 같은 숫자의 차이들이 발생했습니다. 기술발전의 단위일 수도 있고, 시장점유율에서 앞서는 HP보다 우리 기술이 더 좋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엡손의 정책이었을 수도 있겠죠. 수십 년이 지난 2018년에는 엡손도 2400짜리 엔진을 쓰고 있기는 합니다.


이 때 만들어진 '300dpi'라는 기준(꽤 오랜 세월동안 그리고 지금도 여러가지 이유로 마치 이 숫자가 어떤 최소 혹은 필요충분한 크기라고 여겨지는)이 되어 오고 있습니다. 폰트(font) 하나를 300dpi로 설계하는 것에 비해 600dpi로 설계하면 가로세로 네 배나 데이터량이 커지고 이것들이 문서를 구성할만큼의 많은 숫자를 가지면 실제로 컴퓨터가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저장이나 정보량이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HP는 600dpi로 인쇄할 수 있는 프린터를 만들어내면서 '엔진'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데, 실제 데이터는 300dpi로 처리하고 프린팅하는 단계에서 더 조밀하게 하도록 디더링(dithering)과 인터폴레이션(interpolation: 보간)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가로세로 1인치짜리 그림을 300dpi로 인쇄하려면 300x300 픽셀(pixel)의 이미지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위의 그림처럼 A를 인쇄할 때 더 작고 조밀한 점을 사용해서 오른쪽과 같은 더 예쁜 글자를 만들어낸 것처럼, 네 배 더 작은 600dpi의 점을 이용해서 인쇄하는 것이죠. 그 차이는 디지털적인 보간처리로 메워내고요.


보간(補間, interpolation)은 디지털 데이터를 아날로그로 표시하고자 할 때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디지털 데이터는 실제로는 점들의 값만 가지고 있지만 인간은 그것을 곡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곡선으로 표시해야 하죠. 점과 점 사이의 간격을 매우 좁게 촘촘하게 할수록 곡선에 가까워지고 그것을 더 좁게 더 촘촘하게 하면 완전한 곡선이 되겠죠. 이런 알고리즘을 더 작은 점을 사용할 때 이용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프린터 회사는 데이터 처리는 300dpi로 수월하게 하고 출력은 600, 1200dpi의 촘촘한 점들을 이용해서 미려해보이게 하는 효율화를 이룩한 것이죠. 


그럼 대체 300dpi가 언제쩍 얘기인데, 컴퓨터 성능이 이렇게 발전하고 데이터 처리와 저장용량도 이렇게 좋아졌는데 왜 아직도 300dpi에 머물러 있나 하는 생각이 안 들 수 없습니다. 그건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가장 큰 것은 300dpi면 꽤 충분하다는 점입니다. 300dpi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600이나 1200으로 보간된 이미지를 프린터로 출력해놓으면 실용적 측면에서 꽤 선명하고 충분한 선명도를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가로세로 10인치의 이미지를 프린터로 뽑는다고 하면 300dpi일 때 3000x3000 pixel의 이미지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것은 RGB 24비트의 8비트 이미지일 때 3000x3000x3 = 270만, 대략 26mb 정도의 용량이 되고, 이제는 48비트 이미지도 많이 사용하므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는 50mb가 됩니다. 하지만 네이티브 600dpi를 처리하려면 면적이므로 제곱이 되어 100mb가 아닌 50x4 = 200mb가 되고, 1200dpi로 처리하려면 800mb가 되는 거죠. 현재의 프린터들이 2400dpi 정도의 정밀도를 가지고 있으니 3000x3000 픽셀의 이미지를 네이티브로 처리하려면 10x10인치 인쇄 한 컷에 3.2GB의 용량이 되고 맙니다.


많이들 쓰시는 30x20인치 정도라면 18GB, 40x60인치(1미터x1.5미터)라면 56GB 정도가 한 장을 위한 용량이 되겠네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크기가 됩니다. 1테라 하드디스크에 이미지 20장을 다 못 넣겠네요. ㄷㄷㄷ


... 용량의 문제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기도 한 셈입니다.


300dpi는 말하자면 실용적 이미지 처리 해상도의 최소 필요점, 혹은 넉넉한 지점 정도가 됩니다.



화면표시의 해상도


이제까지는 프린터 회사들의 기술발전과 dpi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왜냐면 조밀하고 정밀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야 하는 출력장치가 프린터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술은 또 발전하고 발전했으니 모니터라는 화상표시장치도 더욱 고성능이 되었습니다. 초기의 모니터들은 그저 글자만 표시하는 데 그쳤지만 IBM에서 개인용 컴퓨터인 PC를 내놓으면서 그림도 표시할 수 있는 CGA(Computer Graphics Adapter)를 내놨고 이것은 320x240픽셀의 해상도에 16개의 색상들 중 네 가지 색을 한번에 표시할 수 있었습니다. 애플이나 MSX의 디스플레이들도 훌륭했지만 8비트의 CPU 시대가 저물고 16비트 CPU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시장은 급격히 인텔의 CPU를 사용한 MS-DOS의 것으로 재편됐고 거기에는 720x480픽셀의 고해상도 모노크롬 디스플레이가 주로 사용됐습니다. 그리고 640x350 픽셀의 EGA, 1024x768픽셀에 24비트 컬러를 모두 표시할 수 있는 VGA가 나오면서 완전한 컬러 디스플레이의 시대가 됐죠. 


프린터와 다르게 모니터는 네모난 발광화소(픽셀)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고, 이것은 프린터와 특성이 많이 다릅니다. 예전의 CRT 모니터들은 한 픽셀이 다시 RGB의 발광소자의 조합으로 되어 있었지만, 현재 만들어지는 패널형 디스플레이들은 작고 네모난 픽셀 하나 하나가 스스로 다른 색상을 냅니다. 


모니터의 경우는 프린터보다 상대적으로 가로세로 픽셀 수의 크기(dimension)이 작아서 해상도의 개념을 상대적으로 나중에 사용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종이 인쇄물보다 덜 정교해도 되었죠. 컬러 텔레비젼의 해상도는 훨씬 더 열악했었으니까요. VGA가 발표되었던 시절 1024x768픽셀의 화상을 15인치 모니터에서 볼 때 한 픽셀의 크기는 72dpi 정도였고, 이 정도의 조밀함을 가진 디스플레이라면 사람이 화면에 표시되는 글자나 이미지를 보기에 충분한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있었습니다. 책상(desktop)에 모니터를 두고 약 40~50c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화면을 볼 때 픽셀 하나 하나가 너무 굵게 튀지 않는 정도였던 겁니다. 모니터 디스플레이가 점점 커지고 1280x1024픽셀, 1600x1200픽셀과 같은 더 큰 크기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장치가 나오면서 모니터의 크기도 17인치, 20인치로 커져갔습니다. 더 큰 크기의 모니터가 더 넓은 화면을 지원했지만, 픽셀 하나의 크기는 여전히 72dpi였고, 조금 작은 화면에 같은 픽셀수를 지원하는 모니터는 100dpi 수준이기도 했습니다.


이러던 디스플레이들에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온 것은 모바일이었습니다.  휴대폰은 그 자체로 컴퓨터였으며 통신기기였고 디스플레이였습니다. 1280x800 픽셀 정도의 조밀한 디스플레이가 고작 3~4인치 수준에서 구현되기 시작한 거였죠. 말하자면, 디스플레이도 더욱 크고 조밀하게 생산이 가능했지만 지원하기 위한 그래픽 디바이스들이 받쳐줄 수 없었던 겁니다. 프린터는 한 장을 출력하면 되지만 디스플레이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초당 수십 프레임의 장면을 보여주기 위한 엄청난 용량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해야 했으니까요.


그럼에도 TV 방송도 HD를 거쳐 UHD의 시대가 됐고, 개인용 컴퓨터 화면도 4K를 지나 이제는 8K까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이즈보다 얼마나 조밀한가까지 따지게 된 셈이죠.


프린터 회사들이 점(dot)를 사용해서 해상도의 단위가 dpi가 된 것은 이해가 되는데, 모니터 화면의 점 하나는 프린터의 dot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이제껏도 픽셀(pixel)이라고 계속 얘기해 왔죠. 그래서 화면의 해상도를 ppi(pixel per inch)라고도 얘기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해상도의 단위로 조밀도를 얘기하자니 그냥 dpi를 널리 쓰고들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한 다음 메타데이터(이미지마다 기록되어 있는 촬영정보)를 보면 72dpi로 되어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72dpi밖에 안 될만큼 열악한 해상도라는 게 아니라, 화면표시용으로 사용할 때의 표준격인 수치인 72를 해당 메타데이터의 빈 칸에 적어 넣어둔 것 뿐입니다. 실제로 의미를 갖는 디지털 이미지의 수치는 가로 세로 픽셀 수인 '몇만 화소'와 '센서크기' 같은 것들일 겁니다.


그리고 애플에서 디스플레이를 내놓으면서 '레티나'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retina는 눈의 '망막'이라는 의미의 단어로 애플에서는 '이 정도 정밀도의 디스플레이라면 인간의 눈으로는 구분할 수 있는 한계점이다'라는 뜻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326ppi 정도의 조밀도를 가진 것이었는데, 실제로 인간의 눈은 그보다 훨씬 더 정교하지만 그만큼 좋은 거라는 걸 강조하기 위한 마케팅 컨셉이었겠죠. 


종이 프린트도 디스플레이 화면도 마찬가지지만 무한대로 정밀한 것은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인간의 눈이 구별할 수 있는 한계 이상은 무의미하니까요. 젊고 건강하고 시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아마도 20cm 이내에서 또렷하게 초점을 맞춰 사물을 볼 수 있고, 그런 경우 충분히 300dpi 이상, 600이나 1200dpi 정도의 정밀도도 구분이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그렇게 가까이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은 없죠. 보통은 30cm 이상, 그리고 프린트나 화면의 크기가 커질수록 더 뒤로 물러나야 전체가 편안히 보입니다. 인간에게는 시야각이란 게 있고 또렷하게 사물을 볼 수 있는 시야 범위가 제한돼 있거든요. 


프린트에서는 그렇게 얘기하지 않지만 이미지를 모니터로 볼 때는 100%라는 얘기를 합니다. 많은 경우에 이미지의 가로세로 크기가 화면의 픽셀수보다 더 커서 이미지 전체를 볼 때에는 본래보다 축소돼야만 하는데, 화면의 한 픽셀이 실제로 이미지의 한 픽셀로 대응하도록 완전히 키워 일부분만 보게 될 때를 100%로 본다고 말합니다. 


어쨌든 화면은 아직 프린트만큼 조밀하지 않고, 그렇게 조밀하지 않아도 되어서, 이제 100dpi 수준 혹은 그 이상의 해상도를 갖는 모니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정도입니다. 


이제 필름 스캔 해상도..


프린터와 모니터 얘기를 하느라 한참 걸렸습니다. 이제 필름사진을 스캔할 때의 해상도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업체에서 일하다보니 가끔은 고객들이 '300dpi로 스캔해주느냐'라고 문의하실 때가 있습니다. 길게 설명해야 하지만 그냥 '네'라고 대답해드리곤 합니다. 


dpi는 프린터 회사들이 쓰기 시작한 '1인치에 몇 개의 점을 찍을 수 있나'를 기준으로 하는 조밀도의 단위입니다. 따라서 필름을 스캔할 때에는 조금 덜 맞는 개념이지만 이미 dpi가 해상도를 의미하는 공통된 개념의 단위가 되었기때문에 스캐너 제조사도 운용사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35mm 필름 한 컷의 크기는 알려진 것처럼 36x24mm 입니다(카메라마다 조금씩의 차이가 있습니다). 프린터는 점을 찍어서 글자나 그림을 인쇄하지만 스캐너는 그만한 크기의 점에 해당하는 정도의 분해능으로 상을 읽어들이는 겁니다.


꽤 여러번 반복한 것이지만 또 적어봅니다. 만일 필름을 300dpi로 스캔한다면?


36x24mm는 1인치가 25.4mm 이므로 인치로 환산하면 1.417인치 x 0.945인치의 크기입니다.


300dpi는 1인치를 300개의 점을 찍을 수 있는 해상도로 읽어들이는 거라서, 1.417인치를 300dpi로 읽어들이면 425.1픽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0.945인치는 283.5픽셀이 됩니다.


그러니까 필름을 300dpi로 스캔한다면 425x283 픽셀짜리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웹용으로도 한참 모자라겠네요....;;


300dpi로 스캔해달라구요? ㅎㅎ


물론, 이건 진짜 300dpi로 스캔해달라는 의미가 아니라 충분한 해상도로 작업해주느냐, 메타데이터에 300으로 되어 있어서 포토샵이나 혹은 그밖의 작업을 할 때 불편이 없게 해주느냐의 의미로 문의하신 거라고 해석해야 옳겠죠. (그래서 모든 스캔 이미지의 메타데이터를 300dpi로 세팅해서 출고합니다)


일반적으로 업소에서 작업해주는 이미지는 1000x1500픽셀이거나 혹은 1800x1200, 혹은 3000x2000, 3600x2400 과 같은 크기입니다. 이것은 가로세로 픽셀수이므로 이 자체를 해상도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긴 쪽(36mm)을 1.417로 나누어 계산해보면 몇 dpi로 스캔하는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1500/1.417 = 1058 dpi

1800/1.417 = 1270 dpi

2300/1.417 = 1623 dpi

3000/1.417 = 2117 dpi

3600/1.417 = 2540 dpi


스캔해상도가 작을수록 스캔하는 센서가 빨리 움직여도 되고 데이터 처리량도 작으므로 스캔 속도가 빠르고 시간이 적게 걸립니다. 그래서 업소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죠. 


업소 말고 많이들 사용하시는 개인용 스캐너의 스펙에 따라서는 어떤가 알아보겠습니다.


이제는 단종되어 신품은 나오지 않지만 많이들 쓰시는 니콘의 쿨스캔 5ed, 5000ed, 9000ed 등은 모두 4000dpi를 지원합니다. 그렇다면


4000x1.417 = 5668이니까 스캔되어 나오는 이미지는 대략 5668x3778 픽셀 정도가 되겠습니다.


엡손의 V700, V800과 같은 평판스캐너들은 6400dpi까지 지원합니다. 음... 니콘보다 더 크네요.


플러스텍의 옵틱필름 120은 5300dpi까지, 8200은 스펙상 7200dpi까지 지원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필름스캐너의 끝판왕이라고 알려져 있는 핫셀블라드(Imacon)의 플렉스타잇 스캐너들은 8000dpi까지 지원합니다.


업소용에 비해 개인용 스캐너들이 더 큰 해상도를 지원하는 것은 속도가 느려서 시간이 걸려도 되기 때문이고, 둘째는 업소용 스캐너들도 위에 적은 것보다는 더 큰 해상도를 지원하지만 업소용임에도 스캔에 시간이 많이 걸려 상업적으로 서비스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평판형 스캐너보다는 필름 전용 스캐너의 품질이 더 좋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수치가 보여주듯 평판형인 엡손의 해상도가 더 큽니다. 그렇다면 품질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해야 할까요?


디지털카메라에서 꽤 중요한 성능의 지표는 화소수입니다. DSLR 시대를 풍미했던 캐논이나 니콘에서 처음 내놨던 보급형 DSLR이었던 D30은 고작 300만화소, D100은 600만화소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휴대폰에 달린 카메라도 천만화소를 훌쩍 넘고, DSLR이나 미러리스 디지털 카메라들은 4천만화소를 넘고 있습니다. 휴대폰의 천만화소 이미지는 저 초창기의 D100의 6백만화소보다 월등한 화질을 보여줄까요?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센서의 크기가 클수록 더 화질이 좋다고 합니다. 이것은 물리적으로 한 픽셀 한 픽셀이 크기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는 빛이 많아서 이미지에 더 풍부한 정보를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광학계 자체가 커서 렌즈의 크기도 커지고 더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점도 또다른 이유입니다. 휴대폰에 달린 작은 렌즈와 센서로도 훌륭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기술이 발전해서 작은 광학계와 센서로 얻어낼 수 있는 정보를 더 잘 가공해내기 때문이겠지만,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는 없을 겁니다.


같은 이유로, 필름 스캐너도 약간 작은 해상도를 가졌더라도 필름 전용인 것과 필름과 센서 사이에 유리판이 있는 평판형의 물리적 차이는 쉽게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스캐너에서 사용하는 광학부와 센서, 그리고 이미지 처리엔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품질을 결정하는 요소가 됩니다. 이마콘 스캐너의 가상드럼 방식은 그래서 다른 스캐너들이 흉내낼 수 없는 품질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유효해상도'라는 말을 정의하고 싶습니다.


정확히 측정해보지는 않았지만 대략의 품질을 기준으로 할 때 수치와는 관계없이 실제 유효한 해상도는 평판형들보다는 전용들이 더 높습니다. 심지어 엡손 평판의 6400보다도 니콘의 4000이 훨씬 더 뛰어납니다.


실제 필름스캐너에서는 단순히 해상도 수치뿐만아니라 해상력, 그리고 색정보를 더 잘 읽어들일 수 있는 척도인 Dmax 등이 품질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며 최종적으로는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재현되는 색상이 달라지는 부분까지 모두 고려해야 할 듯합니다.


적당한 스캔해상도의 선택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해상도로 스캔하는 게 좋을까요?


'이루의 필름으로 찍는 사진' 2권에 이런 내용을 적어두었던 2010년 무렵에는 필름에 담긴 최소한의 디테일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는 1200dpi 정도가 실용적으로는 충분하지 않은가, 그 이상의 목적을 위해서는 따로 해당되는 컷들만 더 고해상도로 받아내면 된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는데, 필름이 아날로그적 매체여서 시간이 지날수록 담긴 정보가 변한다는 점입니다. 슬라이드나 흑백필름은 조금 덜하긴 한데, 특히 컬러네거티브 필름은 오래 보관하면 색상이 변하게 됩니다. 이를 막고자 중성속지에 담아두거나 하면 덜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현상소에서 작업되는 C-41RA 프로세스로 고속현상처리된 네거티브들은 빠른 수세 혹은 무수세처리로 인해 약품 성분의 잔류물이 필름에 아직 남아 있게 됩니다. 이 성분들이 속지 안에서 그대로 같이 보관되기 때문에 더 빠른 변질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막 현상된 싱싱한 필름을 가장 성능 좋은 스캐너로 가장 좋은 품질로 읽어들여 디지털 데이터로 보관하는 것이겠지만 비용과 시간, 스토리지의 문제 등으로 현실화하기는 어렵습니다.


필름을 보관해보면 몇 년 정도까지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그 때까지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위험요소는 습기입니다. 속지 안에서 늘어붙으면 가장 심하게 훼손됩니다. 색상변질은 10년 이내에서도 크게 눈에 띌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이상의 시간 동안 보관하면 필름들에 따라 변질되기 시작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럼 필름사진에서 얻어진 이미지를 사용할 '목적'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어디에 사용할 사진들인가.


크게 화면용, 인화용, 보존용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화면용은 웹사이트의 갤러리 등에 올리거나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 등에 사용할 이미지


- 인화용은 8x10인치(A4 언저리 크기)나 혹은 더 크게 뽑을 사진들


- 보존용은 최고의 품질로 최대한의 데이터를 뽑아 저장해둘 사진들


모니터 디스플레이가 더욱 고해상도가 되기 전에는 아직은 웹용 이미지들은 1000픽셀 언저리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용으로 사용할 이미지라면 마찬가지로 충분하고 넘칩니다. 페이스북도 이 정도로 충분한데, 다만 페이스북의 경우 이미지를 클릭해서 크게 볼 때 자체적으로 저장하는 이미지의 크기에 따라 화질이 변화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2048픽셀로 리사이즈해서 올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므로 화면용으로 사용할 이미지도 이제는 2048픽셀보다는 큰 것이 좋습니다. 1500픽셀급은 이제는 조금 부족한 시대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더 고해상도로 스캔해두고 작게 리사이즈하는 게 화면에서 더 선명하고 좋은 화질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이득보다는 적당한 사이즈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리사이즈해서 맞춘 다음 적절하게 샤픈으로 처리하는 것이 화면에서는 더 선명해 보입니다. 뭐랄까.. 비결은 샤픈에 있다고나 해야 할까요. 그리고 2000픽셀대의 이미지라면 사실 8x10인치급 인화에도 사용할 수는 있어서, 많은 경우에 충분하기도 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면용 이미지: 최소 2048픽셀 이상


모든 사진을 다 종이로 인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모든 사진을 다 크게 뽑는 것도 아니죠. 35mm 필름 사진을 8x10인치 정도로 뽑아도 감상하기에 매우 충분한 큰 사진입니다. 더 크면 따로 큰 파일북이나 포트폴리오 북, 혹은 더 크면 액자로 만들어 걸어두어야 가치가 있게 됩니다. 그런데 8x10인치 정도의 사진(실제로는 가로세로 3:2 비율이므로 6.7x10인치쯤)을 뽑는 데에는 300dpi를 기준으로 잡아도 3000x2000 픽셀이면 충분합니다. 조금 실용적으로 화질을 양보하면 200dpi면 충분하므로 2000x1300 픽셀쯤이어도 충분히 좋은 품질로 뽑을 수 있습니다. 3600x2400픽셀이면 8x12인치를 네이티브로 뽑을 수 있고, 크기가 커질수록 감상하는 거리가 멀어지므로 화질을 조금 양보하자면 16x24 인치 정도를 뽑아도 충분한 품질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니콘 쿨스캔의 5600 픽셀은 18인치를 네이티브로 커버합니다. 12x18인치를 화질양보 없이 뽑을 수 있는 셈이죠. 하지만 그렇게 큰 사진을 언제 뽑을 수 있을까, 몇 장이나 뽑게 될까를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컷당 수백MB가 넘는 사진들로 한 롤 한 롤 스캔해서 하드디스크에 저장한다면 롤당 몇GB씩 스토리지만 차지할테니까요. 심지어 유효해상도로는 더 부족한 평판형으로 최대해상도를 이용하면 용량만 더 큰 이미지들을 저장하게 될 겁니다.


만일 수십인치급 이상의 큰 사진을 뽑고자 한다면 그 컷들만 따로 크게 스캔해두거나 혹은 업체에 의뢰하는 것도 효율상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니콘의 4000dpi로 읽어낸 5600픽셀로도 30인치급 사진 인화에 무리없는 정도가 됩니다. 더욱 좋은 품질의 사진을 원한다면 가상드럼을 이용해서 읽어들여두면 될 겁니다.


인화용 이미지: 3000~3600픽셀 정도


필름의 물적 특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기때문에 보존을 위해서는 가장 좋은 품질로 데이터를 뽑아 디지털적으로 저장해두는 것이 좋을 수 있는데, 이러려면 현재로서는 최소한 가상드럼 스캔을 이용해야 합니다. 지금 제조되고 있는 가상드럼 스캐너의 최고품질은 16비트 8000dpi 입니다. 아마도 700mb 근처의 용량을 얻게 될 것입니다. 다만 컬러네거티브의 경우 색상 재현이 조금 다르고 먼지제거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한 컷 한 컷에 매우 공을 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더 크게 스캔해서 가지고 있다가 화면용으로 리사이즈해서 올리는 게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계십니다. 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그리고 나중에 풀스크린을 덮을 이미지라면 이왕이면 충분한 사이즈가 좋겠죠. 지금은 충분하지만 미래에는 또 작은 크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필름을 초고해상도로 스캔한다고 해도 더 선명해지고 더 또렷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필름은 필름 자체가 가진 분해능이 있고 필름 입자들의 한계가 있습니다. 이마콘의 8000dpi 결과물을 보면 필름에 촬영된 상이 더 선명한 것보다는 필름 입자들 하나 하나의 모양이 참 또렷하다는 것을 발견하시게 될지도 모릅니다.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덧.


- 이 글의 핵심은 '해상도'에 대해서만입니다.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스캐너의 종합적 판단은 여러가지 기준에 의해서 해야 합니다. 스캐너라는 장비는 해상도 뿐만아니라 속도, Dmax, 소프트웨어, 운용상의 편의성과 효율성, 내구성 등 여러가지 평가요소가 있으며 이 밖에도 크기나 무게, 가격과 같은 요소도 고려대상입니다. 업소용 스캐너보다 개인용 스캐너가 더 뛰어난 점도 있지만 속도나 편의성에서 비교가 되지 않고, 가상드럼 스캐너가 끝판왕인 것 같아도 매우 여러가지 단점들이 있습니다. 평판이 떨어지는 것 같아도 평판만이 가능한 것들, 평판만의 장점들이 있습니다. 저라면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업소용을 배제한다면 5000ed와 V800을 같이 쓰겠다는 정도로 답해둡니다.


Posted by 이루"

2017년 1월초 엑타크롬 슬라이드를 다시 만들겠다고 발표한 지 무려 20개월 가량이나 지난 2018년 8월3일(현지시간)에야 코닥은 인스타그램 티저 동영상을 통해 베타테스터들에게 필름을 보냈다며 박스에서 10롤짜리 필름 패키징을 꺼내는 짧은 화면을 보여줬습니다.


이제는 진짜로 8월중에 시판되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가격만 착하면 다 용서될텐데 말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p/BmB7vHIHXMx/?taken-by=kodakprofessional


댓글 수천개가 달리면서 아우성이네요 ㅋㅋㅋ



Posted by 이루"

1년 반을 기다렸는데, 베이퍼웨어가 되나 걱정했던 코닥의 엑타크롬 슬라이드 필름이 이제 머지 않아 정말 발매될 모양입니다.


6월4일자로 티저가 코닥 프로페셔널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떴네요.


https://www.instagram.com/p/BjlZqjUnNPG/



현재까지 비공식 채널을 통해 알려진 바로는


- E100VS보다는 E100G에 가까울 것이다

- 6월중에 발매될지도 모른다(늦어지면 8월이라고도 합니다..)


정도이며 가격에 대한 정보는 아직 없습니다. 저렴하게 나왔으면 좋으련만..



Posted by 이루"

니엡스-다게르에 의해 공식적으로 '사진술'이 발명된 게 1839년이니까, 아직 채 20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가장 보편적인 사진기술의 형태로 이용된 것이 필름이었구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필름사진은 위기를 맞게 됩니다. 1997년에 상업적 형태의 디지털카메라가 백만화소(MP)를 넘어서더니 1999년에는 드디어 세계 최초의 디지털 SLR 카메라인 D1이 니콘에서 발표됩니다. 그러나 아직은 전세계 필름 사용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미디어와 보도부문에는 적용되지 못하다가, 2000년대를 넘어서면서 드디어 하나 둘씩 이 첨단 장비들로 대체되어 가기 시작합니다.


세계적 추세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업계도 같은 출렁임을 겪었습니다. 오래도록 사진을 해온 분들이라면 기억하실 여러 현상소들의 이름이 있습니다. 2000년대 초기에, 드디어 한국의 언론사 잡지사들도 대거 디지털로 장비를 바꿉니다. 이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여러 현상소들이 문을 닫게 됩니다. 지금도 '충무로 현상소'를 검색해보면 이미 십여 년 전에 문을 닫은 여러 현상소들의 이름이 검색됩니다.


하지만 거꾸로 매우 고가였던 디지털 SLR을 비롯한 좋은 품질의 사진 장비들이 대중화되고 널리 보급되면서 다시 사진 붐이 옵니다. 그 중 일부의 아마츄어들이 필름사진을 다시 접하게 되고, 충무로에는 오히려 몇 곳의 현상소가 생겨납니다. 큐픽도 그 중 한 곳이었죠.


그러다 디지털 카메라의 기술발전도 정체되고 휴대폰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오히려 사진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고 맙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카메라 업체들뿐만아니라 전통적인 필름과 인화지, 약품을 생산해오던 많은 업체들이 드디어 쓰러지기 시작합니다.


Forte, Efke, Ferrania와 같은 필름과 인화지 전문업체들, 규모가 컸던 Konica와 Agfa가 필름사업 자체를 접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2012년, 종국에는 사진계의 거인 Kodak마저 파산보호신청을 내고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시기에 국내에는 '코닥이 망했다'라고 잘못 보도되면서 아주 없어진 것으로 오해를 샀지만, 특허를 팔고 사업을 정리하고 남은 여러 부문이 가치를 인정받아 바로 이듬해 파산보호를 졸업하기에 이릅니다. 코닥의 필름과 인화지를 비롯한 아날로그 부문은 Kodak Alaris라는 이름으로 종전 코닥의 최대주주 중 하나였던 영국자산공사에 의해 인수되어 별도 회사로 독립하는데, 아쉽게도 파산보호 진행 과정에서 수많은 필름들이 단종되고 인화지의 생산도 중단되었었습니다. 모든 슬라이드필름들이 단종되었고, 골드 시리즈는 단순화되었으며 프로용 필름이었던 울트라컬러(UC)도 없어졌습니다. 포트라는 VC와 NC를 통합하면서 한가지로 정리됐고, Tmax3200(TMZ)와 PX, IR(적외선) 필름들이 모두 단종되었었습니다. 그나마 Ektar가 새로 발매되면서 필름사진 애호가들에게는 한 줄기 위안이 되었었더랬습니다만.


한편 후지필름은 코닥과는 다른 방향으로 생존을 도모하고 있었으니, 점점 매출과 수익이 줄어가는 필름과 감재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었습니다. 오래도록 필름용 유제와 젤라틴, 콜라겐, 그리고 화학적 가공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온 덕분에 후지필름은 전혀 완전히 새로운 분야인 화장품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고, 그밖에도 의료나 전자기기, 디지털카메라 등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확장되면서 필름산업 이후의 체제로 완전히 체질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지나고 나서 되돌아보면 세계적으로도 2000년대 후반이 필름시장의 최저점이었으며, 국내뿐만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사진용 필름사업은 이제 사라져버릴 분야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충무로에서도 2010년에서 2012년께까지 여러 현상소들이 문을 닫거나 규모를 줄이는 등의 부침을 겪었습니다. 2003년에 이은 두 번째 출렁임의 골짜기였던 셈이죠.


2006년쯤엔가 필름사진을 많이 찍고 즐기던 한 사진동호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던지던 질문을 기억합니다. 


'필름 언제까지 나올까요?'


당시에는 '10년 정도는 나오지 않겠냐' 라든가 '지금이라도 즐기자' 정도의 얘기들이 오갔었습니다.


(여담이라면, 이러던 시절이었던 2005년 말에 '큐픽'이라는 현상소를 만들었고, 2007년에는 충무로에 문을 열었고, 그 해 10월에는 '이루의 필름으로 찍는 사진'이라는 책을 쓰고, 2008년에는 대대적으로 큰 규모의 '큐픽'이 오픈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해 5월에 찾아온 촛불정국, 그리고 10월에 찾아온 외환위기 등으로 국내 정치와 경제가 휘청이고 경영이 힘들어지고,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되었죠. 그러다 2009년 말에 큐픽에서 나와 포토마루를 창업하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시장도 정세도 읽지 못하고 계속해서 거꾸로 거꾸로 불 속으로 뛰어들었었군요...)


그렇게 춥고 긴 필름사진 업계의 겨울이 계속되는가 싶었는데, 휴대폰에 장착된 카메라들의 성능이 좋아진 건 오히려 사진시장의 활성화를 불러왔습니다(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를 위시로 수많은 사람들이 다시 사진에 눈을 뜨게 됐고, 시간이 지나는 동안 휴대폰의 카메라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더욱 고성능의 디지털카메라는 물론 #filmisnotdead 라는 해시태그를 필두로 필름사진까지 서로 올리며 공유하게 되면서 조금씩 필름사진에도 훈풍이 불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춥고도 추웠던 아마도 2014년께의 어느 날부터,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한 전화들이 있었으니 '필름 넣고 사진 찍었는데 현상 어떻게 하나요'라는, 필름을 처음 써보신다는 젊은이들의 문의였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새로 필름사진을 접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2015년, 16년이 지나면서 국내에서는 필름사진 현상과 스캔의뢰가 늘어나는 것을 보았고, 세계적으로도 문을 닫았던 이탈리아의 Ferrania는 킥스타터의 펀딩을 통해 '회사를 다시 세우고 필름을 생산하겠다'는 소식을 전해왔으며 2017년 벽두에는 코닥이 '슬라이드필름을 다시 만들겠다'는 발표를 하기에 이릅니다. 많은 분들이 깜짝 놀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블로그에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올렸던 포스팅도 수만 회 이상의 방문자를 기록하며 널리 알려졌었습니다. 


다 없어지고 사라질 줄 알았던 필름들이 이런 이름 저런 이름으로 다시 만들어지고 새로 발표되었고, Berrger, JCH, Oriental 등의 새로운 흑백필름들이 나왔으며 Ferrania도 P30이라는 필름을 발표했습니다. Foma와 Adox도 이제 더는 구경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흑백 슬라이드필름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고, 성능은 아쉬웠지만 CR200, Wittner, VarioChrome과 같은 슬라이드 필름들도 만들어져 나왔습니다. 코닥은 아직 Ektachrome을 발매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단종 6년만에 Tmax3200 필름을 재발매했습니다. 확실한 정보는 아니지만 Ektachrome E100 필름도 올 여름께에는 다시 판매를 시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닥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던 그 때 저는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필름으로 100년 넘게 그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았겠지만 이제는 불가능하겠지. 하지만 규모를 줄인다면 여전히 필름으로도 아주 오랜동안 많지 않은 사람들은 따뜻하게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지금의 사진용 필름산업의 경제적 규모는 보잘 것 없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필름 회사들은 지금의 규모만으로도 충분한 사업을 영위할 만큼이 되겠죠. 코닥이 다시 필름을 내놓으려고 하고 사진용 필름에 열심인 이유는 충분한 구조조정을 거치고 난 뒤 필름사진 사업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는 규모를 만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후지필름의 다른 부문의 매출은 더욱 신장하고 있고 따라서 필름사업 부분의 매출비중은 더욱 작아지고 있습니다. 전체로 보면 필름사업은 안 해도 그만인 셈이 되어갈 것입니다. 실제로 후지필름은 지난 기간동안 계속해서 생산하고 있는 필름의 종류를 줄이고 있습니다. 리얼라를 단종시켰고, 소매용 패키지로는 감도 100의 네거티브를 아예 생산하지 않은 지 오래고, 프로비아400을 없앴고, 네오판1600과 400에 이어 이제 아크로스100도 단종하겠다고 합니다. 수퍼리아1600과 내츄라1600도 단종을 예고했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그파에 '비스타'로 공급하던 OEM 제품도 더는 공급하지 않고 없앤다고 합니다. 조금씩 시장눈치를 보면서 돈도 안되고 귀찮기만 하고 신경은 쓰이는 필름사업 부문을 구조조정하고 있는 겁니다. 2005년의 아그파였다면, 2007년의 코니카미놀타였다면 후지필름도 청산 혹은 매각으로 없애버렸을테지만, 2018년이어서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있는 거겠죠.


2007년 DNP에게 필름 재고분과 아날로그 사진부문을 매각했던 코니카미놀타도 다른 부문으로 먹고는 살고 있지만 미놀타 부문까지 소니에 넘기면서 이제 사진을 했던 회사라는 흔적은 거의 지워져가고 있습니다. DNP는 필름설비는 모두 없애고 재고만 센츄리아로 포장해서 팔아치우고는 인화지와 감재만 팔다가 이제는 그것도 시들하다고 하죠.


후지필름은, 아직도 디지털카메라와 사진용 제품들을 만들어 판매하고 사진문화를 지키고 있는 회사로서 아무리 다른 분야가 잘 돼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더라도 그런 만행을 저질러 수많은 사진필름 애호가들에게 잔인하고 매정한 회사라는 낙인을 찍히는 건 두려운가 봅니다. 일본에는 그런 문화가 조금 있죠.


사진용 필름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코닥과 후지필름은 아이러니의 극을 보여줍니다. 필름을 고집하다 망할뻔한 코닥은 그래도 필름으로 오래오래 갈 것 같고, 다른 걸로 잘 먹고 잘 살게 된 후지필름은 필름따위 접어버리고 배나 튕길 것 같고..


그래도 '필름'회사라고 '후지필름'이라는 이름을 고수하고 있는 후지필름. 하지만 이제는 눈치를 보며 '필름'을 떼어버리고 싶어하는 후지. 사실 이미 후지필름의 고모리 회장도 그냥 후지필름이 아니라 자본회사인 후지필름 홀딩스의 회장입니다. 


아크로스 100 필름의 생산종료를 발표하던 그 때 페이스북의 수많은 필름사진 애호가들은 #fujifilm 대신 #fujiNOTfilm 이라는 태그를 달며 후지필름을 비난하고 아쉬워했습니다. 


'당신들은 필름회사가 아니고 싶어하는구나'


필름사업부문을 정리하거나 매각하기 전에 너무 많은 필름산업의 유산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이루"

원래 '사진술'은 음영이 반대로 되어 있는 네거티브(Negative)의 형태로 발명되었습니다. 감광성을 띄는 은염(Silver-Halide)은 빛을 많이 받은 부분에 전하를 더 띄게 되어 현상액 속에서 은으로 더 많이 변하고, 이 결과로 필름의 베이스 위에 은의 불투명한 검정색 입자의 농도가 짙어져 새카맣게 상을 형성합니다. 그래서 밝은 부분은 현상된 필름 위에서 검게, 어두운 부분은 투명하게 보이는 역상, 네거티브의 필름을 얻게 됩니다.


이 필름을 인화지 위에 놓고 빛을 투사하면 필름의 어두운 부분을 통과한 빛은 인화지에 적게 닿고, 필름의 투명한 부분을 통과한 빛은 인화지에 많이 닿게 되어, 역시 은염 성분으로 이루어진 흰색의 인화지 위에서 다시 역상이 되어 흑백의 정상(Positive) 사진을 얻게 됩니다. 네거티브의 네거티브로 포지티브를 얻는 것이죠.


이 네거티브-네거티브 메커니즘은 매우 효율적입니다. 필름에 얻어진 네거티브 상으로부터 이런저런 조절(노광시간, 닷징, 버닝 및 인화지의 선택, 인화지 조작 등...)을 통해 매우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은 필름 그대로도 정상의 상을 얻고 싶어했습니다. 필름의 네거티브는 종이사진으로의 '인화'를 위해 설계되는 것이어서 자체로는 실제의 장면보다 컨트라스트도 낮고 맨눈으로 보아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 매우 제한적이지만 필름 자체만으로도 실제의 장면처럼 보이는 정상, 포지티브(positive)의 필름을 얻으려면 암부와 명부의 대비가 강한 전용의 필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컬러슬라이드 필름이었죠. 


슬라이드(slide) 필름이라는 명칭이 널리 쓰이고 있지만 사실 필름 자체의 특성을 나타내는 적절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일반 컬러필름을 '컬러네거티브 필름'이라고 부른다면 슬라이드 필름은 '컬러포지티브 필름'이라고 부르는 게 정확하겠죠. 역상으로 현상한다고 해서 리버설(Reversal) 필름이라고도 부릅니다. 슬라이드는 환등기로 스크린에 투영하기 위해 한 컷씩 잘라 네모난 틀에 끼워둔 형태를 말하고, 그 용도의 필름이기때문에 그렇게들 널리 부르게 된 것입니다.


컬러 포지티브 필름은 몇몇 용도를 위해, 그리고 그것이 가진 특성때문에 사진가들에게 매우 선망의 매체였습니다만 비싼 가격과 불편하고 번거로운 현상이라는 진입장벽이 있었습니다. 


종이로 인화된 것만이 사진이었던 시대에 등장한 포지티브 필름은 필름에 맺힌 상 자체로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것을 환등기라는 장치를 통해 스크린에 투사하면 종이로는 얻을 수 없는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의 재현으로 더욱 현실감있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극장에서 보는 영화장면이 실제처럼 아름답게 보이던 것을 상상해보시면 비슷합니다. 실제로 극장의 영화는 포지티브로 만들어진 영사용 필름을 화면에 투사하는 것이었으니까요.


사실, 포지티브 필름의 역사가 짧은 것은 아닙니다. 에디슨이 활동사진을 발명하고 영화가 극장에 걸리던 시절, 아직 컬러 영화가 보편화되기 전 극장에 걸리던 영사용 필름들은 모두 흑백으로 된 포지티브 필름이었습니다. 다만 그것들은 네거티브로 촬영된 원본 필름을 영사용으로 다시 네거티브 듀프(Duplicate)함으로써 얻는 포지티브 필름이었을 뿐이죠. 상영본 필름을 다량으로 생산해야 하는 상영 배급용 필름을 제작하기에는 이런 네거티브-네거티브 필름 복사 방법이 유용했습니다. 컬러 영화가 보편화된 이후에도, 심지어 지금도 촬영은 컬러 네거티브 필름으로 하고 듀프로 포지티브 상영본을 만들어 배급하고 있습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영화용 필름'은 그래서 컬러네거티브 필름입니다.


그래서 현상하는 것만으로 포지티브 상을 만들 수 있는 필름은 컬러가 주종을 이루었습니다. 전설의 코다크롬이 그랬고, 이후에 만들어진 엑타크롬 역시 그랬습니다. 흑백필름도 포지티브 현상을 통해 정상의 상을 가진 필름으로 만들 수 있었지만 용도가 한정적이었습니다. 이왕 포지티브를 쓰려면 컬러를 쓰고 말았겠죠.


그래도 이런저런 목적과 호기심으로 흑백필름을 포지티브로 현상하는 수요가 조금씩 있었고, 네거티브를 얻기 위해 만들어진 일반적인 흑백필름을 리버설 현상해서 얻어지는 포지티브 상은 컨트라스트가 약했기에 더 많은 은성분을 도포한 포지티브용 흑백필름이 따로 만들어져 팔렸습니다. 그게 옛날에는 AGFA에서 만들어 판매하던 그 유명했던 스칼라 SCALA 필름이었고, 감도는 200이었습니다.


AGFA SCALA200x 패키징의 모습



이 필름을 현상하기 위해서는 흑백 리버설 현상을 서비스하는 현상소에 보내야만 했었는데, 국내에는 없었기 때문에 일본이나 미국 등의 유명 현상소에 보내야 했고 그 과정이 어렵거나 불편하거나 비싸거나 오래걸리거나 해서 실제로 사용해보신 분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이밖에 흑백슬라이드를 경험해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코닥에서 발매했던 Tmax 필름용 리버설 현상킷 같은 것을 이용하는 것이 있었는데 수요가 많지 않아 잠시 적은 양이 수입되어 판매되고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리고 상업적으로 서비스하는 현상소가 없으니 직접 현상작업을 해야만 했었죠.


하지만 아그파가 문을 닫으면서 이 필름도 사라졌고, 필름 수요의 감소와 함께 잊혀지는 듯했었습니다.


하지만 2018년.. 현재 구할 수 있는 흑백 슬라이드 필름이 두 가지나 있으니 바로 포마에서 발매되는 포마팬 Fomapan R100과, 아그파의 혈통을 이어받은 ADOX의 스칼라 SCALA 160 필름입니다.



Fomapan R100과 ADOX SCALA160의 패키징 모습



포마팬 R100은 몇 년 전부터 국내의 모 업체를 통해 수입되었는데 약품이 수입되지 않아 현상할 방법이 없었다가 이제 약품도 수입되면서 자가현상하시는 분들은 직접 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매우 독한 약품, 번거롭고 조금은 까다로운 과정이 있어 자료나 동영상, 리뷰 등을 통해 충분히 사전정보를 확보하신 다음 작업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판매되는 약품 킷은 8롤 정도를 권장 현상량으로 추천하고 있는데 가격도 상당하기때문에 그다지 경제적인 편은 아닙니다.


스칼라160은 국내에는 아직 판매하는 곳이 없습니다만 수요가 있으면 들어오겠죠. 박스포장은 없고 이렇게 벌크형태로 판매됩니다.


두 필름 모두 직구가 가능합니다만 포마의 경우는 국내 가격도 매우 합리적입니다.


베이스를 비교해봤습니다. 서로 확연히 다르네요.






이 필름들은 사실 일반 흑백필름과 구조상 다를 것은 없습니다. 보통의 흑백필름과 동일한 방법으로 현상하면 네거티브의 흑백필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리버설로 현상했을 때 풍부한 계조와 컨트라스트를 가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은과 유제를 발라놓은 것이죠. 은함량과 유제의 두께가 얇은 다른 일부 흑백 필름들은 리버설현상을 거치면 흐리멍텅하고 뿌옇게 나옵니다.


현상의 과정은 대충 이렇습니다.


1차현상 - 잠상을 은화시킵니다.

블리치 - 1차현상에서 만들어진 은 입자를 녹여냅니다.

재노광 - 남은 부분들(포지티브 성분들)에 빛을 쬐어 은화시킵니다.

2차현상 - 유제들을 실제 상으로 맺히게 합니다.

정착 - 남은 찌꺼기 유제는 녹여냅니다.


이렇게 현상과정을 거치면 흑백인데도 상이 정상으로 보이는 슬라이드 필름이 얻어집니다.


왼쪽(흑백슬라이드)과 오른쪽(컬러슬라이드)



현상된 포마팬 R100




현상된 SCALA160



컬러슬라이드필름도 루페나 환등기로 보면 마치 현실세계를 보는 듯한 입체감과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됩니다. 흑백슬라이드 역시 그렇습니다.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지만 그 미려한 입체감과 선명함은 그대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포마와 아독스 두 필름의 특성은 조금 다르기는 한데, 공통된 특징은 입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곱고 해상력이 좋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계조가 매우 좋은데, 컬러슬라이드필름은 발색과정에서 착색된 색상이고 흑백슬라이드는 은 성분이 그대로 상을 이루기때문에 계조특성이 다릅니다. 흔히 흑백사진에서 듣게 되는 '암부는 촬영에서, 명부는 현상에서'라고 하는 얘기는 네거티브인 흑백필름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흑백슬라이드는 암부를 풍부한 은성분으로 가지고 있어서 그 부분의 계조가 매우매우 풍부합니다.


컬러슬라이드필름의 암부를 뚫어내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광원을 가진 스캐너가 필요한데, 흑백슬라이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면서도 보통의 네거티브 흑백필름이 가지는 명부계조를 반대로 암부가 가지고 있는 셈이죠. 암실에서 닷징하면서 살려내던 계조, 스캔하면서 명부쪽 커브를 만지거나 혹은 스캔후 보정하면서 명부를 살려낼 때 느꼈던 그 풍부함이 암부에 살아있습니다.


단지 그것뿐만이 아니라, 애초에 제조될 때부터 더 풍부한 은 성분을 유제로 발라두었기 때문에 담아내는 계조 자체가 더 폭넓은 듯합니다. 루페로 들여다볼 때뿐만 아니라 스캔과정에서 조절하면서 느껴지는 자유도는 마치 디지털에서의 RAW 파일을 컨버팅해낼 때 느낄만한 엄청난 다이내믹레인지에 비견할만큼입니다.


루페로 볼 때 보이는 정도의 사진입니다.



창 밖의 명부를 기준삼아 밝기를 조정해서 스캔해봤습니다.


어두운 부분들을 끌어올려 스캔해봤습니다. 어렴풋이 오른쪽 어두운 벽의 벽돌패턴까지도 보입니다.



사실 흑백슬라이드는 일정한 부분 이상에서는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써보신 분들이 많지 않을테니까요. 하지만 루페나 환등기로 보고 즐기는 아날로그적인 부분 외에도, 스캔 이후에 디지털 이미지로 활용하고자 하는 부분에서 엄청난 강점을 가진 듯합니다.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해서 흑백으로 변환한 것과는 전혀 다른 아날로그 흑백사진의 특성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매우 뛰어난 샤프니스와 입자감, 그리고 엄청나게 강력한 계조특성과 다이내믹 레인지...


미확인 정보로는, 스칼라160은 역시 Adox의 상표로 판매되는 실버맥스 SilverMax 필름과 거의 같은 것일 거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은을 많이 넣었다고 광고하는 필름인데요, 그렇기때문에 리버설 현상을 해도 또한 뛰어난 슬라이드를 얻을 수 있을테니까요. 가격차가 크지 않다면 큰 의미는 없겠습니다만.


아름답고 뛰어난 흑백 슬라이드의 세계도 한번쯤 구경해보시는 것,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 필름 모두 이제 국내에서 현상이 가능하니까요.



Posted by 이루"

이전 기사에서 일포드의 흑백필름이 담긴 일회용 카메라는 재활용이 무척 쉽다고, 그 과정을 상세히 포스팅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해본 거라 매우 많은 과정이 쓸 데 없거나 혹은 삽질이거나 ㅋㅋㅋㅋㅋ


그리고 필름을 꺼낼 때 부러뜨리고 금가도록 만든 부분으로 빛이 새어들어와서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몇 번 더 해보는 과정에서 아주 손쉽게 위험하지 않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 그리고 빛도 덜 새어들어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기에 개정판으로 다시 포스팅합니다.


이렇게 하시면 꽤 더 여러번 재활용이 가능하실거예요. 카메라의 원형 그대로를 거의 보존하면서 아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문제의 일회용 카메라입니다. 일포드는 흑백필름만 생산하는 업체인데 일회용으로는 XP2가 들어 있는 버전과 HP5가 들어 있는 버전이 있습니다. XP2가 들어 있는 버전을 구입하시면 다른 컬러필름과 똑같은 방식(C41)으로 현상할 수 있기 때문에 필름을 현상하는 곳이면 어디든 작업이 가능합니다. 컬러약품으로 현상하는 흑백필름이거든요. HP5가 들어있는 버전을 구입하시면 흑백필름을 현상할 수 있는 곳에 맡겨야만 합니다.


코닥이나 후지필름도 일회용 카메라를 만들지만 필름을 재장전하는 것에는 약간 난도가 있습니다. 코닥은 그래도 쉬운데 후지는 꽤 어렵습니다. 참, 일회용 카메라들 중에는 이렇게 일단 사용되고 남은 들을 업체가 수거해서 재생한 다음 자기네 상표를 붙여 파는 저렴한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카메라들은 재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일포드의 카메라는 퍽 쉽고 결과도 좋아서 굳이 해보려고 했던 거죠.



일단 구입하셨으면 신나게 촬영을 합니다. 보통은 카메라째로 현상소에 맡기고 현상소에서 알아서 카메라를 부순 뒤 필름을 꺼내지만, 우리는 재활용할 거라서 직접 필름을 꺼낼 겁니다. 그것도 카메라를 부수지 않고!



이전 버전의 포스팅에서는 부수어서 필름을 꺼낸 카메라를 사용했기때문에 오른쪽 아래의 필름모양 부분이 갈라져 깨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된 카메라도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갈라진 부분을 완전히 잘 막아서 쓰지 않으면 마치 스폰지가 삭은 카메라들처럼 빛이 새어들어갑니다. 특히 아랫판보다도 필름 와인딩하는 부분이 갈라져 벌어져서 빛이 스며들게 됩니다. 그래서 갈라지지 않고 망가지지 않게 잘 분리해야 합니다.



사진관이나 현상소에서는 이렇게 합니다. 옆구리만 벌려 뜯어내면 필름을 꺼낼 수 있거든요. 이전 버전의 포스팅에서도 그랬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이 과정은 필름만 꺼내는 거니까 암백이 아니어도 됩니다. 그냥 눈으로 보면서 합니다.



일자 드라이버를 준비해서 아랫쪽 가운데 판 사이로 밀어넣습니다. 무리한 힘을 주지는 마세요. 오른쪽 둥그런 판은 잘 벌어지고 갈라지도록 부서지기 쉽게 돼 있습니다. 살짝 살짝만 해도 뒷판은 잘 분리됩니다.



드라이버를 깊이 밀어넣어서 위쪽 세 개의 노치가 분리될 수 있도록 들어줍니다. 이 때 카메라의 양 옆구리쪽도 드라이버를 살짝 넣어서 맞물려 있는 노치들이 분리되도록 해 준 다음 아랫판을 들어주면 뒷 뚜껑만 분리됩니다. 왼쪽의 두 개를 먼저 들어주고 오른쪽의 하나를 조심스럽게 들어주면 됩니다. 무리한 힘을 주면 갈라지니까 살살 하세요. 하다 보면 자칫 앞판이 분리될 수도 있을텐데 회로를 절대 만지지 않도록 하면서 다시 끼워주세요. 앞판을 빼낼 필요는 없습니다. 회로를 손으로 만지면 엄청난 전기충격을 받으실 수도 있고 만진 부분에 화상을 입으실 수도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뒷 뚜껑이 분리됐습니다. 오른쪽에는 24컷짜리 일포드 XP2 필름이 들어 있네요. 일회용 카메라들은 왼쪽의 스풀에 필름이 풀려 나와 있다가 찍으면서 감겨 들어가는 거라 다 찍고난 다음이면 그냥 부수어 필름을 꺼내도 됩니다. 다만 우리는 재활용할 거니까 이렇게 하는 거죠.



앞판을 분리하지 않았기때문에 훨씬 안전하지만, 그래도 대형 캐패시터가 구석에 드러나 있어 손으로 만질 때는 주의해야 합니다. 화살표 부분을 만지면 여전히 감전될 수 있거든요.



카운터를 맞춥니다. 장착된 필름은 24컷짜리지만 필름의 앞쪽 여유분까지 찍을 수 있기 때문에 27컷이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찍어보면 30컷까지 찍을 수 있더군요. 36컷짜리 필름을 다시 끼울 거면 39 정도에 맞추면 됩니다. 그런데 이 카메라가 두 가지 버전이 있더군요. 카운터가 27까지밖에 없거나 혹은 39까지 있거나.. 27까지밖에 없는 버전이면 거꾸로 12컷 정도를 되돌아가는 위치까지 뒤로 돌려줍니다. 그럼 한바퀴 돌아서 0으로 가겠죠. 그냥 돌리면 잘 돌아갑니다.


<이제부터 암백 안에서의 작업입니다.>


암백 안에는 새로 장착할 필름(400짜리 넣으세요), 카메라, 뒷판 이렇게 세 가지만 넣으면 됩니다. 흑백필름이 들어 있던 카메라지만 컬러필름을 넣어도 됩니다. 컬러사진도 아주 잘 나옵니다.



암백 안에서 스풀에 필름을 감아줍니다. 스풀의 한쪽(위 사진의 오른쪽부분)은 두줄로 홈이 파져 있고 그 부분이 카메라 아래쪽 방향입니다. 이전 버전의 포스팅에서는 거꾸로 감았었는데, 그냥 지금 이 방향대로 감아주면 됩니다.



팽팽하게 잘 감아줍니다. 지금 보이는 이 필름면(앞면)은 필름을 감을 때 정도의 지문은 묻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사진은 뒷면인 유제면에 찍히는 것이고 암백 안에서 손으로 만질 때 앞면에 조금 묻은 지문은 현상할 때 씻겨나가니까요. 



필름을 카메라에 장착합니다. 퍼포레이션(구멍들)이 톱니바퀴에 잘 물려서 팽팽한지 확인하시면 됩니다. 왼쪽의 스풀을 엄지손가락으로 잡고 있으면 오른쪽 필름 파트로네는 튀어나오지 않습니다.



뒷 뚜껑을 잘 맞춰 닫아줍니다. 아래쪽 바닥판은 튀어나오거나 단차 없이 매끈하게 딱 맞아야 합니다. 사방이 잘 맞았으면 어디 한 곳도 단차가 안 생기고 아귀가 잘 맞습니다. 그러면 꼭꼭 눌러 딱딱 소리가 나게 잘 닫아줍니다. 사방을 만져서 잘 맞물렸나 확인합니다. 이제 암백에서 꺼냅니다.


어쨌든 분리하는 과정을 거쳤기때문에 약간 벌어지거나 혹은 미세하게 조금 깨지거나 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완벽하게 딱 맞지 않고 1mm쯤 벌어지거나 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스카치 테이프 같은 것으로 붙여 고정해줍니다.



이제 새 필름을 장착한 30mm F9.5짜리, 플래시까지 장착된 아주 가벼운 새 카메라가 하나 생겼습니다.


어때요, 참 쉽죠?




Posted by 이루"

이 포스팅은 구버전입니다. 이것보다 훨씬 쉽게 작업하는 새 버전을 http://irooo.tistory.com/72 에 새로 포스팅해두었습니다. 쉽게 하는 걸로 읽어보세요.





지난번 포스팅에서 일포드의 흑백필름 XP2가 들어 있는 일회용 카메라가 아주 사진이 잘 나온다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냥 버리기에는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혹시 필름을 넣어 다시 사용할 수 있을까 연구해보았습니다. 결론은 그렇게 어렵지 않네요. 궁금한 분들은 아래를 보시고 따라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라 두세 번 정도 재활용하면 아마도 수명을 다하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코닥에서 나오는 펀세이버 일회용 카메라도 많이들 재활용하시는데 어쩌면 이 카메라는 그것보다 조금 더 쉽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카운터 리셋이 너무너무 손쉽거든요.


준비물: 다 쓴 일포드 일회용카메라(XP2나 HP5가 들어 있었던 것들 중 어떤 것도 좋습니다. 구조는 같으니까요), 일자드라이버, 암백, 검정 절연테이프, 새로 넣을 필름(감도 400 이상이면 좋습니다)


<지금은 밝은 곳에서 해도 되는 작업입니다.>



이 카메라는 필름을 꺼내기 위해 현상소에서 필름이 장착되었던 부분을 뜯어낸 것이라 사진처럼 그 부분이 벌어져 있습니다.



드라이버를 이용해서 앞판을 분리합니다. 



깨지거나 하지 않도록 무리한 힘을 주지 마시고 홈 부분들을 아랫판과 양 옆구리쪽을 들어내면 간단히 앞 투명판이 분리됩니다. 투명판 안쪽의 종이는 그야말로 포장입니다. 뒤쪽의 본체와 뒷판만으로 카메라의 모든 구조가 사실상 완성이고 필름으로 빛도 새어들어가지 않습니다. 앞쪽 판은 외형과 포장(내부의 종이를 바꾸면 다른 필름용이 되겠죠)용인 겁니다.



이번엔 카메라는 잠시 바닥에 놓고 준비한 검정 절연테이프를 5cm 정도의 길이로 잘라 두 겹으로 겹쳐 붙입니다. 왜 이런 걸 하냐고 묻지 마시고 그냥 두 겹 혹은 세 겹으로 두껍게 붙이세요.



일회용카메라들에는 대개 플래시가 내장되어 있는데, 구조가 간단하기때문에 케이스 안쪽으로 회로가 노출되어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PHOTO FLASH'라고 쓴 부분이 대형 콘덴서인데, 이 부분의 접점을 만지면 전류량은 크지 않지만 전압은 매우매우매우 매우 강력한 전기에 감전될 수 있습니다. 따끔 정도가 아니고 쇼크를 입을 수 있는 정도이며 화상을 입은 것처럼 오래 욱씬거릴 수도 있으니 절대로 만지지 마시고 조심하세요. 절연테이프는 암백에 이 부품들을 넣고 작업해야 하는데 손으로 만질 수도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플래시 옆의 접점부를 가려 막기 위해 붙여주는 용도로 준비한 것입니다. 한 겹으로 붙이면 그 위로 전기가 통할 정도로 강력합니다. 꼭 두 겹 혹은 불안하다면 세 겹 정도 붙여서 사용하세요.



이 부분을 잘 덮고 위쪽 콘덴서 발 부분의 배선과 옆구리쪽 부분까지 잘 덮히게 감싸주면 됩니다. 이 절연테이프는 나중에 또 중요한 용도에 사용하게 됩니다.



이제 뒷판을 분리합니다. 분리해보면 알 수 있지만 이 카메라는 앞쪽 투명 커버는 커버일 뿐이고 실제 필름은 몸체와 뒷판 안에 모두 들어 있습니다. 앞쪽이 투명하다고 해서 빛이 새어 들어가거나 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드라이버를 넣어 살짝 들고 배터리 아래쪽 판을 손으로 들어주면 뒷판도 분리됩니다.



이렇게 작업하실 때 아까 절연테이프로 감싸주었던 접점 쪽은 일단 주의해서 잡도록 하세요. 혹시나 덜 가려진 접점이 손에 닿으면 으아....



일회용카메라의 핵심 구조입니다. 코닥이나 후지는 왼쪽에 보이는 스풀이 없거나 하기도 한데 일포드는 스풀이 있어서 더 작업하기 쉽네요. 이제 카운터를 설정해야 합니다.



다른 브랜드와 다르게 일포드 일회용 카메라는 이 카운터 부분을 그대로 돌려서 세팅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처음 구매했을 때는 27컷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36컷짜리 필름을 넣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에는 39가 보이도록 카운터를 돌려 세팅해 두고 새 필름을 장착하기로 합니다. 36컷짜리 필름도 실제로는 38컷에서 39컷도 찍히기도 하니까.. 카운터는 그렇게 보자구요.



필름은 감도400 이상의 것을 준비합니다. 800 이상은 가격이 좀 나가니까 400이 가장 좋겠죠. 일회용 카메라는 조리개와 셔터가 고정되어 있으므로 어두운 곳에서는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해야 하는데 그래서 감도가 높은 것이 유리합니다. 원래 들어 있는 XP2 필름도 감도가 400이었죠.


왼쪽의 스풀에 모두 감겨 있다가 촬영하면서 오른쪽의 필름 파트로네 안으로 되감겨 들어가는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됩니다. 그래서 암백 안에서 작업해야만 합니다.



준비한 암백에 필름과 본체, 앞뒤 커버를 모두 넣습니다. 나중에 방향과 자리를 잘 파악해서 작업해야 하니까, 암백에 넣으면서 왼쪽에는 앞커버, 가운데에는 본체, 그리고 필름과 스풀, 오른쪽에는 뒷커버 하는 식으로 자리를 잡아서 넣고 내용물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팔을 끼웁니다.


<이제부터는 암백내에서 하는 작업입니다. 편의상 작업내용이 보이도록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필름을 왼쪽의 스풀에 감아주어야 합니다. 감는 방향은 사진처럼 역방향입니다. 스풀은 위쪽은 일자홈, 아래쪽은 끼워넣을 수 있는 틈이 있는 이중홈이 있으니 방향에도 주의하세요.



이런 식으로 단단하고 타이트하게 감아줍니다. 처음 하시는 분들은 이 작업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암백 작업이 늘 그렇듯이 시원한 곳에서도 한참 하다보면 손에 땀이 나고 암백 안이 더워집니다. 가능하면 빨리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갑을 끼면 좋겠지만 감각이 매우 둔해져 이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자신이 없다면 암백 안에 화장지 몇 장을 같이 넣어 손과 손끝의 땀을 닦으면서 하시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됩니다. 못 쓰는 필름이 있다면 암백 밖에서 연습을 조금 해보고 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자꾸 풀리기 때문에 요령껏 해야 합니다. 필름에 땀이나 지문이 많이 묻으면 사진에도 나올 수 있으니 필름의 촬상면 안쪽은 될 수 있으면 안 만지도록 하세요. 양 옆의 퍼포레이션 부분만 잡으면서도 충분히 감을 수 있습니다.



36컷짜리 필름을 전부 감으면 이런 정도의 굵기가 됩니다. 이대로 풀리지 않도록 잡고 저어기 보이는 본체에 장착한 후 뒷 커버까지 닫아야 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안착시킵니다. 왼쪽을 잡으실 때는 접점을 만져서 감전되지 않도록 주의하시면서 또한 필름 타래가 풀리지 않도록 하셔야 하는데, 일단 왼쪽 스풀을 자리에 넣었다면 아래 바닥쪽에서 스풀의 구멍으로 손가락을 넣어 잡아주면 편리합니다.



이제 뒷 커버를 닫습니다. 자리를 잘 잡고 꼭꼭 눌러서 딸깍 딸깍 소리가 나도록 잘 닫아줍니다. 이 때 바닥의 구멍으로 스풀을 잡고 있으면 필름 타래가 안 풀리도록 작업할 수 있습니다.



필름을 뺄 때 필름 파트로네 장착부를 들어 뜯어냈기 때문에 바닥이 갈라져 있습니다. 이 부분으로 빛이 샐 수도 있겠죠. 이 부분을 위해서 아까 그 절연테이프를 사용하기로 합니다.



접점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아까 그 절연테이프를 뜯어 임시로 뒷판에 살짝 붙여둡니다. 나중에 떼어서 사용할 겁니다.



투명 앞 커버를 끼워줍니다. 접점 안 만지도록 주의하세요. 안에 들어 있던 XP2 표시가 되어 있던 종이 조각은 빼봤습니다. 그랬더니 투명한 속 구조가 보이는 아주 특이한 카메라가 되었네요.



<이제 암백에서 꺼내도 됩니다.>



암백에서 꺼낼 때는 필름 장착부를 손으로 눌러 들뜨지 않도록 하면서 꺼내세요. 자칫 빛이 살짝 스며들 수도 있습니다.




구석구석 앞커버 뒷커버가 덜 맞물린 부분이 있다면 잘 맞춰 꼭꼭 눌러가며 잘 끼우시고, 아까 뒷판에 붙여두었던 절연테이프를 이용해서 갈라져 깨진 부분, 그리고 들떠서 덜 맞물리는 부분을 힘받게 붙여 고정시켜줍니다.



이제 모든 작업이 끝났습니다. 사진 아주 잘 나오는 새 일회용 카메라가 하나 생겼네요!






Posted by 이루"


저렴하면서도 매우 성능이 좋았던 아그파의 비스타플러스 200 필름이 더는 생산되지 않고 있다는 뉴스가 dpreview 에 떴습니다. Japan Camera Hunter가 먼저 기사화시킨 후에 이 소식이 빠르게 확산되었네요.


사실, 이 필름의 생산과 공급에 뭔가 이상이 있다는 징후는 작년에 포착됐습니다. 한국에서도 싸면 2천원 후반대, 보통 3천원 초반대에 팔리던 필름인데 영국의 Poundland라는 샵에서 1유로 내외의 엄청나게 싼 가격에 판매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뭔가 공급에 문제가 있지 않는가 하는 얘기가 나왔고 꽤 공식적으로 '더는 생산되지 않고 있다'는 게 확인 된 건데요.


독일의 브랜드인 AGFA의 사진용 필름사업 부분은 이미 2005년에 파산했습니다. 이 때 이탈리아의 루푸스(Lupus) 이미징이 이 상표와 재고를 인수했다고 합니다. 한동안은 독일의 재고를 포장해서 Vista 라는 이름 그대로 판매했지만, 몇 년 후 Vista plus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판매가 시작됩니다. 이 때에는 100, 200, 400 감도의 필름들이 모두 있었지만, 한두 해 뒤 100은 사라지고 200과 400만 판매가 계속되어 왔습니다. AGFAPhoto의 브랜드로 판매되는 슬라이드필름으로 CT Precisa가 있었고 꽤 최근까지도 판매가 계속되어 왔습니다만, 이 역시 작년 하반기에 단종인 것 아닌가, 새로운 재고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보고가 여기저기에서 나왔었습니다.


사실 Vista plus는 유럽에서 생산되지 않고 일본의 후지필름에서 생산한 필름을 리브랜딩(주문자상표 부착)방식으로 판매한 것이었습니다. 현상해보면 퍼포레이션 부분에 필름 코드가 아닌 후지필름의 리브랜딩 전용 마킹인 200N 혹은 400N이 적혀 있습니다. 후지필름의 컬러 네거티브 필름들이 가진 바코드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베이스도 후지의 것입니다.


후지필름은 자사의 필름 상품을 판매하는 것 이외에도 OEM 방식으로 여러 다량 주문자들에게 자신들의 브랜드로 판매할 수 있도록 매우 저렴한 가격에 필름을 공급했었습니다. 이 필름들은 모두 퍼포레이션에 200N으로만 마킹되는 리브랜드 시리즈들이었습니다.(따라서 현상후에 필름만 보고 어떤 필름인지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Perutz

TUDOR

Rossman

WPhoto(Walgreen)

AS Color

MyHeart

CVS Color

Sunny16


(등등 그 외에 몇 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베이스 특성과 발색특성 등을 종합해보면 이 필름들은 모두 후지필름의 C200 과 거의 같은 것이었다고 합니다.


상표나 패키징에서 얻어지는 플라시보 효과로 인해 사람들은 '다른 필름들'인 것으로 생각하고 이 필름들로 사진을 찍어왔지만, 현상해보면 모두 200N 코딩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아주 미묘한 유제배합의 차이 정도만 있(거나 한 듯한 정도에 불과할 뿐)어 필름들을 섞어놓은 뒤 블라인드 테스트로는 거의 구분하기 힘든 유사함을 보여줬습니다.


지금도 서로 다른 패키징과 서로 다른 가격으로 서로 다른 필름인 것처럼 판매되고 있지만, 사실상 거의 같은 필름들이라고 봅니다.


아그파 비스타 플러스 필름은 세계적으로 공급돼 있는 재고가 소진되면 더는 판매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슬라이드필름이었던 CT Precisa는 발색특성으로 보면 아마도 후지필름의 프로비아 100F가 아니었나 하고 추측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전의 실제 AGFA의 재고를 판매하던 시절의 CT는 퍼포레이션부분의 글자가 로마자였지만, 후지필름에서 공급받기 시작하면서는 R100 이라고 마킹되어 왔습니다. 이 역시 단종인 것 같구요.


필름사진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필름 소비량도 늘어나고, 가장 큰 경쟁자인 코닥이 생산을 중단했던 슬라이드필름을 다시 만들겠다고 하고, 새 흑백필름을 내놓고, 이탈리아나 독일 영국 일본에서도 이런저런 다른 흑백필름을 내놓고, 새 컬러필름도 또 만들겠다고 하는 이 시점에서 비스타라는 저렴하고도 뛰어난 성능을 가진 필름이 사라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것은 아마도 후지필름이 더는 리브랜딩 방식으로 필름을 싸게 공급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필름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싼 필름들을 더 싸게 다른 판매자들에게 공급하는 것보다 자신들이 직접 판매하는 것이 수익성이 더 좋다는 생각이겠죠. 하지만 후지필름은 이미 최근에도 프로비아 400X를 단종시켰고, 벨비아100F를 없앴으며 내츄라1600도 곧 단종시킨다고 합니다. 필름 수요가 더 많아지면 새로운 필름을 만들어낼 생각을 할까요?


코닥은 거대한 몸집을 줄이고 줄여 사진용 필름과 감재의 생산 판매만으로도 굴러갈 수 있는 몸집이 되었기에 새 필름을 발매하고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것으로 성장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후지필름은 이미 필름사업이 아니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만큼 체질도 바꾸고 사업분야도 거의 바꾸었습니다. 후지필름의 매출규모 전체에서 필름사업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3%도 안 된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안 해도 그만인 사업이 된 셈이죠. 열 배쯤 성장해서 30%로 커진다면, 아니면 경쟁업체나 다른 브랜드의 필름들이 더 폭발적인 수요 증가 덕택에 매출과 순익규모가 열 배쯤씩 마구마구 커진다면 후지필름도 약간 정신을 차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 아그파의 상표권을 가지고 있는 루푸스가 새로운 필름을 생산하거나 혹은 새로운 필름 공급처를 찾지 못한다면 우리는 아그파 상표가 붙은 필름들을 더는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가져다 팔기만 할 수 있다면 조금씩 더 많이 팔릴 거라는 확신은 있을텐데 말입니다.


아직 한국의 판매상에는 꽤 재고가 남아 있는 것 같네요. 필요하신 분들은 얼른 쟁여놓으시기 바랍니다. 아, 물론 후지필름의 C200을 써도 비슷한 사진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Posted by 이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