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2019.06.09 22:33

2018년 하반기께부터 서울 내의 이곳 저곳에 새로운 현상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현상소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충무로나 홍대, 신사동이 아닌 이곳 저곳에 비온 뒤 불쑥불쑥 죽순이 돋아나듯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둘 따져보면 그래도 다들 지역적 입지를 고려한 끝에 오픈할 장소들을 고르고 골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많은 곳에 생겨나서 이 업계가 더욱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중 그래도 일찍 문을 열었던 편인 이대역 취미사를 방문해봤습니다.

 

검색창에 취미사를 넣으면 다른 업종의 많은 취미사들이 함께 나옵니다. 검색창에는 '이대 취미사'를 넣으시면 됩니다.

 

일단 취미사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이대역 5번출구 근처에 있습니다. 실제로는 매우 가까운 편입니다.(대략 140미터쯤이니까 충무로역에서 충무로 현상소들을 찾아 걸어가는 것보다 몇 배는 더 가깝습니다.)

 

 

이대역 5번출구로 나갑니다.

 

왼쪽으로 돌아 첫 모퉁이를 오른쪽으로 돌면..

 

CU 편의점과 부동산 사이로 좌회전..

 

그러면 나무로 된 작은 입간판이 보입니다. 그리고 저기에 유리문도 보이네요.

 

어떤 분들께는 취향저격일 수도 있겠습니다.

 

지하로 내려가서 들어가는 철문이 높이가 낮아서 고개를 숙여야 합니다. 그래서 매우 잘 보이는 색으로 '머리조심(겸손)이라고 써붙여 두었습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이전 세입자분이 붙여놓은 그대로 두었다고 하네요. 취미사를 방문하시는 어떤 분도 매우 겸손해질 것 같습니다. 저도 아주 겸손한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네요. ㅎ

 

안으로 들어가면 생각보다 꽤 넓고 개방감있는 공간이 펼쳐집니다. 마티스의 그림이 맞아줍니다.

 

테이블도 있고 커피머신도 있고 빌려쓸 수 있는 카메라들도 있습니다.

 

 

작업공간에는 현상기와 스캐너가 있네요. 취미사에서는 코닥스캐너로 작업해줍니다. 좀더 품질 향상을 위해 조만간 노리츠 스캐너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2019년6월 현재 아직은 35mm 컬러네거티브 필름만 접수/작업하지만 곧 흑백/슬라이드나 중형 같은 다양한 포맷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취미사의 전매특허인 마운트인화.. 작은 건 35mm 필름과 같은 크기이고, 큰 것은 중형(645와 66)크기입니다. 작게 사진을 인화해서 끼워 서비스합니다. 개업초기에는 서비스로 제공해드렸지만 현재는 옵션입니다. 사실 너무 귀엽고 예뻐서 한번쯤 주문할만합니다.

 

찾아가시기를 기다리는 필름들이 많네요. 어서어서들 찾아가세요. 취미사에서는 공식적으로 한 달간 필름을 보관해드린다고 합니다. 

 

취미사의 영업시간은 화~금(11~19시) 토/일(11~17시) 입니다. 그 밖에는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 작업 진행상의 특별한 문제(장비점검 등)나 임시휴무, 그밖의 공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취미사 인스타그램은 https://www.instagram.com/chumizza/ 입니다.

 

직접 방문하셔도 되고 택배접수도 받는다고 합니다. 인스타그램의 스토리(https://www.instagram.com/stories/highlights/18028484230192384/)를 참조하시면 가격이나 주소, 택배 접수하는 방법도 나와 있네요.

 

 

지금까지 이대 취미사에 대한 겸손한 방문기였습니다.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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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2019.04.14 00:31

다시금 필름사진을 많은 분들이 즐기게 되면서, 옛날에 제조-판매되었지만 미처 사용하지 않은 필름들이 발굴(!)되어 드디어 빛을 보고 있습니다. 이런 필름들은 국내에서는 사진동호회의 장터나 중고거래 장터, 혹은 드물게 필름 기자재 상점에서도 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고, 외국에서는 ebay 등의 마켓플레이스에 올라온 매물을 구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보통 사진용 필름들은 제조일자로부터 2년 정도를 유통기한으로 표기해서 판매됩니다. 유통기한은 필름이 포장된 종이박스에 찍혀 있습니다. 종이 박스를 열고 필름을 꺼내면 플라스틱 통 안에 필름이 들어 있습니다. 중형 필름들은 마치 사탕봉지처럼 비닐 혹은 종이로 포장되어 있죠. 이렇게 종이 상자 포장을 벗겨내면 유통기한 표시가 사라져 정확히 언제 제조된 것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어쨌든, 유통기한을 지나버렸다는 건 언젠가 알 수 있겠죠.

 

이렇게 오래된 필름들을 항간에는 빈티지필름이라고 부르거나, 혹은 단종되어 구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원래 발매당시의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필름의 성능은 떨어지는 것이어서 더 비싼 가격이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오래된 필름으로 촬영해서 나오는 색바랜 혹은 제대로 발색이 이뤄지지 않거나 특성이 발현되지 않아 생기는 여러 경우의 미흡한 사진들을 '빈티지'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최근 몇 년간 불어온 필름사진 유행을 틈타고 등장한 조악한 상업주의에 이끌린 결과라고 봅니다. 특히나 이런 필름들은 얼마나 오래됐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보관되었는지에 따라 상태가 달라지기때문에 시험삼아 촬영하고 현상해보기 전에는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합니다.

 

오래된 필름들(expired films)은 원래의 싱싱한 필름에 비해 여러 성능과 특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미세하게 노광되어 탁해지는 포깅(fogging), 유제의 반응력이 약해져 생기는 감도저하, 베이스의 경화로 인한 컬링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것들의 종합적 결과로 발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색이 틀어지거나 노출이 부족하다거나 그레인이 더욱 거칠게 올라오거나 하는 등의 증상이 생깁니다. 이 중에 특히 원래의 감도로 촬영해도 노출이 부족해지는 감도저하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그래서 '오래된 필름으로 촬영할 때에는 노출을 더 주어라'거나 '더 낮은 감도로 촬영해라'와 같은 팁들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유통기한 몇 년당 몇 스톱'과 같은 식으로 노출을 더 주라는 분들도 계시는데,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보관된 기간보다는 보관된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실제로는 테스트해보기 전에는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같은 필름이 여러 롤이라면 한 롤을 테스트해보고 나머지 롤을 찍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도 있겠죠. 이런 필름들을 다량 판매하는 업자 혹은 개인이더라도 전문 판매자 같은 사람들 중에는 자기가 미리 테스트를 해보고 적정 권장 감도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오래되었더라도 냉장 혹은 냉동 등으로 보관이 아주 잘 되었다면 거의 제 감도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노출을 더 주어라'라고 하는 팁은 네거티브 필름에만 해당됩니다.

 

네거티브 필름은 노출을 더 주면 빛을 받은 부분의 상이 진하게 맺힙니다. 감도저하에 의한 노출부족이라는 건 상이 약하게 맺힌다는 거니까, 더 노출을 주면 상이 진해져서 보다 나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거죠. 물론 이렇게 해도 너무너무 변질이 심한 필름은 포깅이 완전히 진행되어 베이스 자체가 타버리는 경우도 있고, 감도저하가 너무 심해 상이 맺히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강제로 노출을 더 주었더라도 각 색상별 유제층의 반응이 달라 정상적으로 발색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색이 틀어진 것을 빈티지하다며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는...)

 

그럼 슬라이드(포지티브positive 혹은 리버설reversal) 필름인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유통기한을 지나 변질된 슬라이드필름들은 어떤 증상을 보이는지를 보시죠.

 

마젠타가 돌기 시작한 모습

현재 우리가 시장에서 접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슬라이드필름은 엑타크롬(ektarchrome) 입니다. 코다크롬(kodachrome)이 있었지만 이제는 필름도 구할 수 없고 현상도 되지 않죠. 엑타크롬의 특징들 중 하나가 암부쪽으로 마젠타의 경향을 띄기 쉽다는 점입니다. 많은 엑타크롬류의 필름들이 유제가 변질되기 시작하면 암부의 농도가 떨어지고 이게 마젠타를 띄는 원인이 됩니다.

 

좀더 변질돼서 암부에 확연한 마젠타가 띈다 

더 변질된 필름은 더 투명해집니다.

 

사진이 찍히지 않은 부분이어서 사실은 완전히 검게 보여야 하지만.

 

완전히 변질돼서, 완전히 투명해진 필름

 

이런 순서로 변질이 진행됩니다. 맨 아래 완전히 투명한 필름은 네거티브 필름의 경우라면 완전히 새카맣게 포그를 먹어 상이 구분되지 않는 필름인 경우와 같겠죠.

 

슬라이드필름은 베이스가 까맣게 나올 수 있어야 비로소 촬영한 상이 제대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통기한을 지나 오래되어 변질되기 시작하면 베이스가 약해지기때문에 상이 약해보이게 되는 것이죠. 네거티브라면 노출을 더 주어 명부의 상을 진하게 맺히도록 해서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슬라이드는 투명한 부분이 명부이고 암부는 베이스 자체의 어두운 색이 담당해야 하는데, 이 베이스가 점차 투명해지기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되게 됩니다.

 

노출을 더 주면 그냥 상만 날아가버리게 되고 맙니다. 

 

위의 두번째 컷으로 노출을 더 준 경우로 시뮬레이션. 그냥 상만 날아가버린다.

노출을 더 준다고 베이스가 짙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유통기한을 많이 지나 변질이 심해진 슬라이드필름이더라도 노출을 더 주어서는 안됩니다. 틀어지고 약해진 상은 일단 스캔한 다음 보정을 통해 살려내는 정도가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증감현상도 베이스를 진하게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마찬가지 결과가 됩니다.

 

편법이 하나 있다면 크로스현상하는 것입니다. 슬라이드필름이지만 네거티브로 현상하는 것이죠. 이렇게 하는 경우엔 노출을 더 주는 것이 의미가 있어집니다.

 

만일 몇 롤을 가지고 있는데 한 롤 찍어보았더니 많이 변질되어 사진이 희미하게 나왔다면 원래의 감도보다 더 노출을 주고 네거티브로 크로스현상하는 것이 보다 나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대안일 수 있겠습니다. 얼마나 더 노출을 주어야 하는지 또한 테스트를 거친 다음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참, 엑타크롬 슬라이드들이 전부 유통기한을 지난다고 마젠타를 띄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필름들의 경우는 이렇게 녹색혹은 그밖의 이상한 색으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유제층의 구성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프로비아100F(RDP3)를 비롯한 몇몇 필름들은 녹색으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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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야기2019.03.17 22:07

필름로그(FilmLog)는 태생부터 매우 독특한 곳입니다. 어쩌면 제가 알기로는 현상소가 본래 목적이 아닌 곳이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이름에서 풍기는 의미대로, 필름으로 찍은 사진을 기록(log)해두는 솔루션 혹은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출발했었으니까요.


필름으로 사진을 찍으면 현상을 해야 하고, 현상된 필름을 스캔하면 24컷 혹은 36컷 내외의 사진들이 이미지로 탄생합니다. 여기에는 무슨 필름인지, 언제 어느 카메라, 렌즈로 찍었는지, 언제 현상했는지 혹은 그밖의 '데이터'가 생겨납니다. 이런 것들을 자세히 기록해두면 나중에 유용하기도 하죠. 그래서 필름로그의 분들은 롤단위로 이미지를 업로드하고 보관하고 정보를 기록해둘 수 있는 웹 서비스를 개발했고, 여러 현상소들에 제안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헌데 아무튼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현상소들의 영세함도 그렇고.. 이렇게 좋은 서비스가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직접 서비스하기 시작하게 되었죠.


그래서 필름로그가 그대로 현상소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어느덧 유명세를 타고 있는 좋은 서비스이자 공간이 되었네요.


필름로그웹사이트

필름로그 사이트. 로그인하면 맡겨서 현상/스캔받은 사진들을 볼 수 있고 선택해서 공개할 수도 있습니다.



필름로그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5번출구 근처에 있습니다.



지도로는 이렇습니다.




5번출구로 나가서..



청화빌딩의 CU편의점을 보고 골목 안으로 들어섭니다.


필름로그 현상소는 4층으로 오라고 쓰여 있네요. 2019년 4월에는 1층으로 내려온다고 합니다.



일단 3월 현재의 입구 모습입니다. 이리로 들어서면 필름로그입니다.


평일에는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토요일에는 오후1시까지 영업을 합니다만, 토요일은 매장운영과 접수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공휴일은 거의 운영하지 않는데, 특별한 경우엔 별도로 공지가 뜨니 사이트나 인스타그램 @filmlog_official 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4월에 1층으로 이전하면 고객을 위한 공간을 더 확장하고 본격적인 매장과 작업공간을 꾸며 새로이 시작하시겠다고 대표님이 말씀하시더군요. 부러워보였습니다.











필름도 판매하고 카메라들도 판매하고 수리도 대행합니다. LP레코드에서 음악이 울려나오는 매우 아날로그한 공간이 펼쳐지네요. 1층으로 옮겼을 때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작업실에서는 노리츠 현상기와 후지필름의 스캐너가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노리츠 스캐너도 함께 사용된다고 합니다.


가격이나 그밖의 서비스에 대해서는 필름로그 홈페이지 http://filmlog.co.kr 을 열어보시면 됩니다.




더욱 좋아지는 서비스와 멋진 공간이 기대되는 현상소 필름로그 방문기였습니다.


Posted by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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