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2019.02.25 23:27

4월1일부로 올린다는 점에서 혹시라도 만우절 조크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2월에 발표하는 건 그러니까 지금 시장에 남아 있는 재고들 얼른얼른 사라는 메시지인 셈이겠죠.


http://www.fujifilm.com/news/n190225.html?fbclid=IwAR2gmWGdMQKdFN-hh_G-0wn7xqZnIB_Y1Gt7rxUlpl5HDw0J5yupSYE9SW8


- 후지필름이 모든 사진용 필름(컬러네가, 슬라이드, 일회용 포함)의 전 세계 가격을 최소 30% 올린다고 합니다.

- 인화지류 제품도 최소 두자리숫자 퍼센트만큼 올린답니다.

- 4월 1일부터 적용된다고 합니다.



며칠전 c200 가격이 급작스레 오른 것은 이 발표와는 관계 없어 보입니다. 후지필름의 일부 혹은 여러 필름들의 시장내 재고가 적거나 한 것은 이 움직임과 관계가 있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으나 지금의 시장은 오히려 필름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게 분명한데도 뭔가 후지필름은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지금껏 즉석필름류, 흑백필름, 그리고 이런저런 필름들의 생산 판매를 중단 종료시켜온 자취로 볼 때, '찍지마 ㅅㅂ'의 메시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돈도 안 되는 필름사업 접어버리고 싶은데 수요가 자꾸 늘어나는 것 같으니 가격을 확 올려서 찬물을 끼얹어보자, 그러다 그래도 수요가 더 늘어 접지 못하게 되더라도 이익이 늘어나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딜이로군'이라는 생각인 것만 같습니다.


코닥도 조만간 가격인상이 예정되어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저렴하게 필름사진을 즐길 수 있었던 시절이 가버리면 어쩌나 싶습니다.





Posted by 이루"
사진이야기2019.02.24 21:24

흑백필름은 세룰로우즈 베이스에 감광성을 띄는 유제가 발라져 있습니다. 그래서 빛을 받아 전하를 띈 입자가 현상액(developer)에 반응하면 은으로 변하고, 은으로 변하지 않은 남은 유제를 정착액(fixer)로 녹여내면 비로소 현상이 되어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은 (전습)-현상-정지-정착-(안정)-수세의 과정을 거치게 되죠.


여러 약품에 반응하는 방식이나 특성이 달라 필름과 현상액마다의 궁합도 다르고, 그래서 특정한 필름과 특정한 현상액을 취향이나 선호도에 따라 달리 쓰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Monobath는 이런 과정을 단 한 번의 과정으로 줄여놓은 현상약품입니다. 현상과 정착이 동시에 이뤄져 한번의 bath만으로 전체 현상과정이 끝나게 되죠.


Monobath Chemistry는 최근에 새로 개발된 것은 아닙니다. 과거의 폴라로이드 타입의 chemistry에서도 이런 방식이 사용되었었고, R3/R5라든가 FF, 또는 FilmPhotographyProject(FPP)에서도 Monobath 타입의 약품들이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습니다.


모노배스의 장점은 간편함입니다. 약품들을 따로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으며 특정 비율로 희석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온도를 맞추고 정해진 시간동안 정해진 방법으로 교반하면 됩니다. 많은 경우에 필름마다의 데이터조차 필요없으므로 그냥 모든 필름을 한꺼번에 같은 탱크에 넣고 현상하면 되기도 합니다.


씨네스틸에서 2018년 중순에 발표한 Df96은 액체와 가루 형태로 판매됩니다. 자세한 정보는 씨네스틸 사이트에 있으며 이곳에서도 주문이 가능합니다. https://cinestillfilm.com/products/df96-developer-fix-b-w-monobath-single-step-solution-for-processing-at-home?variant=7367677247522


하지만 한국으로의 직배송 비용이 제법 나가기때문에 B&H 등에서 배대지를 이용하시는 편이 훨씬 저렴합니다. 가루형태는 16.99, 1리터 액체는 19.99불입니다. 이것으로 최소 16롤 이상(135기준)의 필름을 현상할 수 있습니다.


제가 손이 작아서 통이 커 보이지만 1리터 용량입니다. 500ml짜리 생수병 두 개..



자세한 내용을 읽어보겠습니다.



화씨(섭씨)


70도(21도) 보다 차갑게 하면 감감효과가 나타난다고 하고

70도 에서는 교반을 최소로 하여 6분 이상

75도(24도)에서는 간헐적 교반(30초마다 5초씩과 같은)으로 4분 이상

80도(27도)에서는 연속교반으로 3분 이상


만 해주면 현상이 끝난다고 쓰여 있습니다. 증감/감감을 위해서는 스톱당 화씨10도(대략 섭씨6도)정도 높게/낮게 작업하라는군요.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시간은 1년 정도라고 되어 있습니다. 많이 찍으시거나 여행이라도 다니거나 하시는 분이라면 매우 편리하겠습니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약품을 따로 희석하거나 뭘 따로 준비하거나 할 필요 없이 그냥 이 약품의 온도만 맞추면 됩니다.

아니 사실 그럴 필요조차 없이 온도계로 재봐서 21도~27도 사이라면 위에 쓰여진 방법대로 현상하면 됩니다. 각 과정에 플러스마이너스 화씨2도(섭씨 1.2도) 정도의 관용도가 있습니다. 실제로는 20도~28도 이내에서 가까운 값으로 작업하면 되겠네요.


이전의 모노배스들이 R5의 경우 30도에서 6분, FPP의 약품이 24도에서 3.5분이니까 씨네스틸의 Df96도 매우 빠르게 작업이 가능합니다. 1리터에 16롤 이상이라는 효력도 꽤 좋네요.



그래서 HP5 한 롤, 켄트미어400 한 롤을 준비했습니다.


데이터 따위 신경쓸 것 없이 그냥 릴에 감아서 한 통에 넣으면 됩니다.



로터리 교반으로는 240ml만 필요하므로 약품을 따라봤습니다. 거의 무색투명하고 냄새도 전혀 안 나는 수준입니다.(일부러 맡아보지는 말라네요)


아주 느리게 교반해서 24도에서 4분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열어봤더니.. 정지도 정착도 필요없이 그냥 현상이 되었군요!


현상되어 나온 게 분명합니다.. @.@



이렇게 사용한 약품은 다시 통에 부어넣고 다음번에 재사용합니다. 이런 식으로 16롤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제조사에서 보증하고, 그 이상은 현상이 나올 때까지 더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시간을 더 주라네요.


보통의 흑백현상과정과 결과물의 측면에서는 다르지 않으므로 수세는 동일하게 해줍니다.




스캔해봤습니다.


Ilford HP5 400










Kentmere 400








일단 샤프니스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HP5는 컨트라스트가 약간 강한데, 특히 하이라이트가 조금 부담스럽게 날아갑니다. 스캔과정에서 꽤 잡아줘야 합니다. 그에 비해 켄트미어400은 매우 적절한 정도로 현상이 되었고, 실제 사진에서도 훨씬 좋은 계조와 밸런스를 보여줍니다. 켄트미어와 유사한/혹은 비슷한 계열의 필름들인 APX, RPX, UlraFineExtreme 과 같은 필름들이 아주 잘 나올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여러 필름들에 대한 데이터를 위의 씨네스틸 페이지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정감도로 촬영했지만, HP5는 800 정도로 찍었다면 더 좋은 네거티브를 얻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약품을 사용하는 온도와 시간은 바꾸지 않으므로 각 필름별로 권장하는 촬영감도가 적혀 있는 거죠. 마치 Diafine처럼.



1리터에 19.99불이고 운송비를 생각하면 병당 약 3만원이 넘게 됩니다. 20롤을 작업한다고 해도 롤당 약품가격은 1500원이 넘게 듭니다. 하지만 편의성을 생각하면 그 정도의 비용은 매우 납득이 됩니다. 



이전의 모노배스 약품들보다 실용성 면에서도, 가격적 면에서도, 결과물의 측면에서도 꽤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정착 먼저 부어서 홀랑 날리는 사고는 절대 일어나지 않겠군요.



Posted by 이루"
사진이야기2019.01.26 09:18

코닥(정확히는 코닥 알라리스)은 2017년 1월 초에 '엑타크롬 E100 슬라이드필름을 다시 만들겠다'는 깜짝뉴스를 발표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예상했던 발매일보다 1년이나 더 걸렸지만, 그렇게도 기다리고 기다리던 New E100을 전세계의 필름사진인들에게 결국 가져다주었죠.


하지만 35mm 포맷만 발매가 되었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공들여 다시 발매하기는 했지만 자신들도 이 필름의 반응이 어떨지 걱정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심지어 미국시장에 처음 E100을 내놓으면서도 매우 조심스러워서, 첫 생산물량은 금방 동이 났고, 한국과 유럽, 일본에 조금씩 물량을 공급한 다음 반응을 보고 2차 생산물량을 결정하는, 매우 조심스럽고 보수적인 '코닥스러운' 행보를 보여줬습니다.


그러던 코닥이 결국에는 E100의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반응에 결국 중형 120 포맷의 E100을 생산하기로 결정한 모양입니다. 이 소식은 KosmoFoto의 기사에서 영국 코닥 알라리스의 담당자인 앤디 처치Andy Church가 Sunny16 필름포토그래피 팟캐스트에서 밝혔다고 합니다.





인터뷰에서 앤디는 중형이나 대형(4x5판) 시트필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35mm 필름과는 다른 베이스를 사용해야 하고 그러면 유제의 조성을 살짝 바꿔야 한다면서, 파일럿 버전의 코팅 시험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석 달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하는데, 그러면 4월 정도에는 발매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지만 이전의 행보로 보아 아마도 더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35mm 버전의 E100이 거의 생산되자마자 재고가 바닥나는 등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고, 최근 미국 뉴욕 로체스터로 출장을 다녀와서 확신을 얻었다고 합니다. 시장 반응이 아주 좋고, 그래서 다음에는 어떤 필름을 더 발매할까에 대한 진지한 대화들도 나누고 있다네요. 조금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TMZ(Tmax P3200)의 중형 버전도 발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저런 필름들을 더 발매할 계획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125PX, E100VS 정도를 더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If Kodak is having a plan to bring back more films to the market, I hope there would be 125PX and E100VS in their list.




 

Posted by 이루"